오는 28일 예울마루서 ‘새로운 꽃이 피어나다’ 주제로 창단 연주회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 OP.81,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 등 연주
여순사건의 슬픔과 아픔을 노래한 ‘산동애가’ 새롭게 작곡해 주목

4월 28일 여수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준비 중인 <앙상블 여수>가 제주 4·3과 함께 한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기록된 ‘여수‧순천 10‧19’(여순사건)의 사연을 노래한 ‘산동애가’를 새롭게 작곡해 선을 보인다.

특히 올해 여순사건 70주기를 맞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슬픈 역사와 아픔을 전문 연주가들이 음악을 통해 접근하는 첫 시도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새로운 꽃이 피어나다’ 주제의 이번 연주회는 오는 28일 오후 5시 예울마루 소극장에서 열린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 OP.81,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 도플러의 플륫 듀엣 OP.25, 여순사건 70주기 기념곡 ‘산동애가’가 무대에 오른다.

▲ 오는 28일 창단 연주회를 갖는 앙상블 여수.

작곡가 이문석 교수는 여순사건 당시 19살이었던 백부전(백순례)이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막내 오빠를 대신해 처형장으로 끌려가면서 불렀다는 ‘산동애가’를 작곡했다.

이 교수는 이념 대립의 질곡 속에서 빚어진 비극의 사연을 담고 있는 ‘산동애가’를 <앙상블 여수>가 추구하는 행복(Happy), 치유(Healing), 희망(Hope)를 접목시켜 작곡했다.

1주제는 평온하고 다복했던 백부전의 가정을 Happy(행복하게)로 표현했다. 2주제는 평화로웠던 마을에 갑자기 총소리가 들려오고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Sospirando(탄식하듯이)로 표현했다. 좌익으로 몰린 오빠를 대신해 형장으로 끌려가며 불렀다는 ‘산동애가’의 원곡 그대로를 살려 그 순간의 슬픔을 녹여 냈으며,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는 소녀의 마음을 Risoluto(결연하게)로 나타냈다.

무고한 희생을 추모하는 3주제는 좌우간의 이념 대립이 아닌 70년의 세월을 극복하고 사랑과 용서로 Healing(치유) 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마지막 짧은 2마디는 침묵의 70년 세월을 어울림으로 승화시켜 하나가 되자는 Hope(희망)을 연주했다.

<앙상블 여수>는 지난해 8월부터 공개모집과 오디션을 통해 1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최고의 연주력과 뛰어난 성품을 갖춘 전문 연주자들로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연주단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여 왔다. 특히 국내에서는 음악을 전공하고자 하는 미래의 음악가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앙상블 여수>는 ‘Happy(행복)’, ‘Healing(치유)’, ‘Hope(희망)’을 모토로, 연주자에게는 앙상블의 호흡을 통한 행복을,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는 치유를,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미래의 음악가들에게는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있다는 희망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앙상블 여수>는 여수에 이어 5월 13일 오후 7시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공연 문의 1688-5770.

▲ 앙상블 여수 첼리스트 윤소희.

[인터뷰] 첼리스트 윤소희

첼리스트 윤소희 씨는 “실내악은 소수의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합주곡으로, 단원들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각자 악기의 평등함, 긴밀한 호흡과 치열한 조율, 그리고 양보와 희생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앙상블 여수는 단원 각자의 기량이 뛰어남은 물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열정이 넘쳐나 선뜻 함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씨는 “바쁜 스케줄 가운데 이어지는 연습이 쉽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면서 “단순히 소리만 남는 음악이 아닌 그 소리를 통해 생명을 전하는, 그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윤 씨는 “연습 시간에도 긴장감이 흐를 정도로 단원들의 몰입도가 뛰어나다”고 분위기를 전하면서 “연주자들 간 간간이 음악적 해석을 놓고 논쟁이 오가지만 시간이 지나면 하나의 완벽한 음악이 만들진다”며 연주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첼리스트 윤소희

첼리스트 윤소희는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독일 라이프찌히 국립음대(Leipzig Musikhochschule)에서 전문연주자과정(Diplom)과 실내악 최고연주자과정(Konzertexamen fuer Kammermusik)을 졸업, 바이마르 국립음대(Hochschule fuer Franz List Weimar)에서 최고연주자과정(Aufbau A)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유학시절 독일, 네덜란드 등 초청독주회를 했으며, Leipziger Trio 단원으로 실내악 콩쿨에 입상해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Leipzig Volkszeitung(라이프찌히 신문)에서 ‘동양인 트리오로 최고의 하모니와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는 실내악단’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귀국 후 귀국독주회를 시작으로 독주회 5회, 교토 필하모닉 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 국내와 일본도쿄 초청연주회를 통해 Beethoven Cello Sonata 전곡을 연주했다. 한‧벨 교류 브뤼셀 왕립음악원 교수들과 실내악 연주회,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프랑스 Le Hailllan 초청 연주회를 했다. 전남대학교, 광주교육대학교, 순천대학교, 전남예술고등학교 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랑 현악사중주단, 윤 앙상블 단원, 모나무르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앙상블 여수 연주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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