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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세월호 참사 등 현대사 비극 다룬 전시회 여수서 열려여수 노마드갤러리 정석희 작가 초대전…이달 26일까지 영상드로잉‧회화 전시
제주4·3과 세월호참사 등 현대사의 비극 앞에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던져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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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1  11: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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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을 영상 드로잉 ‘얼굴’.

여수 노마드갤러리(관장 김상현)가 올해 70주기를 맞는 제주4·3을 기념하기 위해 정석희(54) 작가 초대전을 마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 일부가 제주4·3 진압을 위한 출병을 거부하면서 촉발한 여순사건도 올해 70주기를 맞는 해여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깃들다(Indwell)’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회와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잠들지 않는 남도’전과 함께 서울과 여수에서 동시에 개최되고 있다.

정석희 작가는 노마드갤러리 1관과 2관 전시에서 제주4·3 이야기뿐만 아니라 세월호의 비극과 일상, 외국에서 겪은 작가 자신의 내적 독백 등을 영상 드로잉과 회화로 선보인다.

정 작가는 자신의 작업의 형태를 드로잉과 회화로 풀어가는 것에 대해 “드로잉이나 회화가 이야기의 구조를 갖고 움직이며 변화하면서 사람들에게 감동과 새로움을 전달해 줄 수 있다는 것에 흥분과 큰 희열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제주4·3을 다룬 영상 드로잉 ‘얼굴’(3분21초)은 얼(영혼)과 굴(통로)의 의미를 내포하는 작업으로, 제주4·3 당시 죽음을 피해 수많은 굴로 피신했던 주민들의 참상을 관객들에게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당시의 실상을 알리고 깨닫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영상 말미에 나오는 커다란 새와 까마귀, 그리고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앞에 홀로 우뚝 선 인간의 모습은 우리 시대에 발생했던 질곡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며 새롭게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개인의 삶과 경험, 우리의 아픈 현대사인 제주4·3의 기억을 반추하면서 인간의 삶과 역사에서 벌어지는 고통과 슬픔을 치유하고 관계의 대립, 갈등의 회복을 통한 진정한 인간성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 ‘에피소드’(3분55초)는 인간의 감정이나 상황, 경계, 호기심, 폭압, 자유, 굶주림 등에 대해 표현했다. 종이 위에 목탄으로 드로잉 한 것을 한 컷 한 컷 사진으로 담아 영상으로 묶은 이 작품은 영상을 보는 내내 세월호의 비극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눈이 내리는 날 작가 자신의 아파트 실내를 다룬 작품 영상 회화 ‘폭설’(1분40초)은 작가 자신의 내적 독백이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어둠 속에 빛나고 서서히 실내의 풍경이 드러나면서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장면이 이어지는 작품 속에는 작가 자신의 삶의 고뇌와 치유, 나아가 삶의 진정한 회복을 꿈꾸는 갈망이 고스란히 담겨 감동을 선사한다.

정석희 작가는 그동안 인간의 본질, 삶과 죽음, 불안, 고통, 소외, 근원적인 외로움 등의 실존적인 문제에서, 인간이 인간과 관계를 갖고 살아가면서 파생되는 정치, 사회, 환경적인 문제까지, 포괄적인 것에서 개별적인 것까지, 집단적인 것에서 개인적인 것까지를 담는 작업을 해왔다.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개인의 삶과 경험, 우리의 아픈 현대사인 제주4·3의 기억을 반추하면서 인간의 삶과 역사에서 벌어지는 고통과 슬픔을 치유하고 관계의 대립, 갈등의 회복을 통한 진정한 인간성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상 드로잉 ‘에피소드’

미술평론가 고충환은 “정석희 작가의 작업은 사회적 사건을 사회적 사건 자체로서보다는 존재론적 사건으로 심화시키는 힘이 있고, 존재론적 사건으로 끌어올리는 시적 승화가 있다”며 “피박 터지는 이념대립을 존재론적 어둠 속에 감싸 안는, 그런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평했다.

노마드갤러리 김상현 관장은 “이번 정석희 작가의 ‘깃들다’ 전시회는 인간의 정신과 영혼이 개인의 삶과 역사 안에 내재돼 스며들 때 그것이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에 대한 작가의 사유와 성찰이다”며 “국가권력에 희생된 우리 시대의 비극의 진실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이달 7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매주 일요일은 휴관, 전시 문의는 061)921-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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