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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의 비극 여수·순천 10·19사건 노래 ‘산동애가’ 70년 만에 재탄생이문석 작곡가, 산동애가 모티브 삼아 총9분짜리 앙상블 연주곡 창작
‘앙상블 여수’ 오는 28일 예울마루서 행복·치유·희망 주제 담아 초연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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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6  10: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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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석 작곡가.

여수·순천 10·19사건(여순사건) 당시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19살 처녀 백순례의 사연을 담은 ‘산동애가’가 70년만에 클래식 연주곡으로 재탄생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4·3 70주년 기념 주제곡 편곡을 맡았던 이문석 작곡가(전 제주도립교향악단 편곡담당)는 지난 1월 ‘앙상블 여수’(감독 박이남)로부터 현대사의 비극이자 지역의 아픔과 슬픔인 여순사건을 다룬 곡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받아 최근 9분짜리 앙상블 연주곡으로 최종 완성됐다.

이 작곡가는 당초 여순사건 당시 노래 산동애가, 여수야화, 여수블루스 등 3곡을 앙상블 연주곡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산동애가에 얽힌 사연에 감동하면서 ‘산동애가’ 한 곡에 여순사건 이야기를 담아냈다.

창작곡 ‘산동애가’는 여순사건 때 19살이었던 백부전(백순례)이 가문을 잇기 위해 막내 오빠를 대신해 처형장으로 끌려가면서 불렀다는 ‘산동애가’를 모티브로 삼아 행복(Happy), 치유(Healing), 희망(Hope) 등 세 가지 주제로 연주된다.

제1주제는 평온하고 다복했던 백부전(백순례)의 가정을 Happy(행복하게)로 표현하면서 백부전이 어릴 때 천진난만하게 뛰어 놀던 모습을 그렸다.

제2주제는 평화로웠던 마을에 갑자기 총소리가 들려오고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Sospirando(탄식하듯이)로 표현했고, 좌익으로 몰린 오빠를 대신하여 형장으로 끌려가며 불렀다는 ‘산동애가’의 원곡 그대로를 살려 그때의 슬픔을 나타냈다. 이어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는 소녀의 마음을 Risoluto(결연하게)로 표현했다.

제3주제는 무고한 희생을 추모하며, 좌우간에 이념대립이 아닌 70년의 세월 흐름으로 사랑과 용서를 Healing(치유)로 표현했다. 마지막 짧은 2마디는 그동안의 침묵의 70년 세월을 어울림으로 승화시켜 하나가 되자는 Hope(희망)를 표현했다.

이문석 작곡가는 “산동애가 사연을 접하고 시대의 아픔에 너무 가슴이 아파 많이 울었다”며 “이번 창작곡이 여수 지역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여순사건의 아픔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동애가 창작곡은 사단법인 한국음악교육문화원이 창단한 ‘앙상블 여수’가 오는 28일 예울마루에서 초연된다.

‘앙상블 여수’는 여수를 중심으로 광주·전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무대에 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지난해 오디션을 거쳐 지난 1월 창단됐다.

   
▲ 앙상블 여수.

연주에 나서는 단원은 피아노 반수진, 바이올린 이성열·서주희, 비올라 정호균, 첼로 윤소희, 플롯 손영주, 플루티스트 김초롱, 클라리넷 김혜란 등 8명으로 독일과 프랑스 등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이수한 실력파들로 구성됐다.

박이남 감독은 “우연한 기회에 여순사건 노래를 알게 됐는데 뜻밖에도 올해가 여순사건 70주기어서 용기를 내 시작하게 됐다”며 “지난 70년 동안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 속에서 이제는 음악이 유가족과 지역민을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앙상블 여수의 창단연주회는 28일 예울마루 5시. 자세한 공연 문의는 1688-5770.

ps. 산동애가 해설 역사학자 주철희

‘산동애가’는 구례군 산동면의 꽃다운 열아홉 살 처녀 백순례의 애절한 삶을 전하는 노래이다. 큰오빠는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끌려가 사망했다. 여순항쟁이 발발하고 1948년 11월 국군이 산동면에서 협력자 색출 작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작은오빠가 죽고 막내오빠마저 죽음에 몰렸다. 백순례는 집안의 대를 위해서 자신은 죽어도 괜찮으니 막내오빠만을 살려 달라고 애원하고 오빠를 대신하여 죽으러 가면서 불렀다고 전해졌다. 이 노래는 1961년 정성수 작사, 김부해 작곡으로 지화자가 불렀다. 작사자 정성수는 여순항쟁 당시 전북경찰청 경찰로서 남원과 구례 북부지역 빨치산 토벌에 참여했으며, 토벌작전 중 백순례의 사연을 듣고 노랫말을 만들어 음반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산동애가」는 지리산을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끊는 심정을 노래했다. 수많은 사람의 억울함을 해원(解冤)하고 있다.

잘 있거라 산동아 너를 두고 나는 간다
열아홉 꽃봉오리 피어보지 못한 채로
까마귀 우는 골에 병든 다리 절며 절며
달비머리 풀어 얹고 원한의 넋이 되어
노고단 골짜기에 이름 없이 쓰러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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