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낭만포차인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낭만포차가 이전할지 관심이다.

시민협 “낭만포차 때문에 술판 벌어지고 소음 가득한 유흥가로 변했다” 이전 요구
권오봉 시장 당선인 ‘이전’ 공약…일부선 “주변 상권 타격, 효과 반감” 이전 반대도

운영 초기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여수 낭만포차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와 시의회, 시민의 이전 요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권오봉 여수시장 당선인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어 실제로 이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6년 5월 종포해양공원에 문 연 낭만포차는 밤바다를 배경으로 연출되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관광객 입장에서 낭만포차는 아름다운 여수 밤바다를 보며 맛있는 특산물과 술까지 즐길 수 있는 만큼 매력적인 곳으로 인기가 높다.

   
▲ 해양공원 내 종포밤빛누리 벤치의 모습. 마재일 기자
   
▲ 해양공원 내 종포밤빛누리 벤치의 모습. 마재일 기자

그러나 어린 아이 할 것 없이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해야 할 해양공원 일대가 음주, 쓰레기, 교통체증, 소음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일부 시민과 시민단체가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권오봉 여수시장 당선인도 선거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낭만포차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여수시는 민선6기를 한달여 남겨두고 여론조사 결과와 시민위원회 등이 현재 위치에 ‘존치’하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존치를 결정해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시는 지난달 28일 제3기 포차 운영자를 모집하는 보도자료에서 ‘만사형통 앱’을 통해 실시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민 1930명 중 46.9%가 ‘존치’ 의견을 냈으며 ‘이전’은 36.2%, ‘폐지’는 14.3%였다고 밝혔다. 낭만포차 이전 장소로는 국동 수변공원이 52%, 웅천과 소호동이 각각 14%, 17%로 나타났다.

시는 낭만포차를 찾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현 위치인 해양공원에서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88.3%나 됐다고 밝혔다. 시는 시정운영에 시민의 입장을 대표해 의견을 내는 시민위원들도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 대다수 위원이 낭만포차 존치 의견을 냈다고 했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16일 음식품평회를 통해 제3기 낭만포차 운영자 18명을 결정했다.

하지만 사단법인 여수시민협은 시민 여론을 잘못 짚은 것이라며 이전을 요구했다. 시민협은 최근 성명을 내고 “시민 1930명 가운데 46.9%는 존치에 찬성했지만 36.2%는 이전, 14.3%는 폐지 의견을 냈다”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이전 또는 폐지에 힘을 실었다고 했다.

시민협은 “해양공원은 시민이 밤바다를 즐기고 산책하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공간인데도 낭만포차가 운영되면서 술판이 벌어지고 소음이 가득한 유흥가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 지난해 8월 12일 낭만포차가 있는 해양공원 쓰레기 모습. 마재일 기자
   
▲ 지난해 8월 12일 낭만포차가 있는 종포밤빛누리 벤치 쓰레기 모습. 마재일 기자

일각에서는 운영 3년째에 점포당 매출이 수 억을 넘고 전국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를 옮길 경우 주변 상권 타격은 물론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낭만은 없고 술판만 있다는 비아냥까지 듣는 해양공원이 특정인이 아닌 시민 누구나 편안하게 찾을 수 있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행정이 술을 권장하는 공원으로 전락시킨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시는 낭만포차가 있는 중앙동에서만도 찬반이 팽팽해 종합적인 검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민선7기가 들어서면 현재 운영 상황과 지역 여론 등을 살펴보고 이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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