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0일이다. 6·2 지방선거 얘기다. 정치인들에게 “지금까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해 왔는가?”하고 물으면 본인들은 당연히 “시민들을 위해서 불철주야…”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질문을 시민들에게 묻게 되면 “택도 없는 소리!”라는 대답이 대부분일 것이다.

선거를 두 달여 앞에 둔 시점에서 정치에 몸담고 계시는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여수라는 도시에 갈수록 시민이 줄고, 양질의 일자리가 줄고,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는 이 상황에 대해 평소 어떤 대책을 궁리하고 계시는지.

시장님은 행정을 잘 하셨는지, 도의원님은 제 역할을 다 하셨는지, 시의원님은 행정 감시를 잘 하셨는지, 새로이 정치를 꿈꾸시는 분은 준비들을 단단히 하셨는지 그것을 묻고 싶다.

민주당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여수는 오랫동안 민주당의 텃밭인 지역이다. 그런데 시민들이 이렇게 1당 독재를 만들어 드리니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빚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기대했던 엑스포 특수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시민들의 불만이 쌓이는데 왜 그런지 그것을 묻고 싶다.

시민에게 정치인은 존중받는 높은 자리다. 존중을 받는 것만큼 여수시민을 위해, 여수의 젊은이를 위해 일자리를 늘리고 도시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 책무다. 그런데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계셨는가?

정작 자신을 정치인으로 뽑아준 시민들이 떠나고, 도시가 활기를 잃어 가면 적어도 여수에서 계속 정치인에 뽑히고 싶은 정치인이라면 여수에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구체적인 활동을 보이셔야 할 것이 아닌가.

언제 한번 우리의 정치인들이 “지금은 비록 힘들어도 우리가 조금만 참으면 내년은 이렇게 좋아질 것이고, 내 후년은 이렇게 좋아질 것입니다”하고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 적이 있는가.

오직 자신의 재선과 삼선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만 보이고 있지 않았는지 그것을 묻고 싶다.
"여수는 미래에 대한 준비가 너무 소홀하다." 엊그제 택시기사가 나에게 해준 말이다. 택시기사도 아는 사실을 왜 정치인은 모르는 걸까.

미래는 항상 미래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금방 현실로 다가오는 법이다. 지금 씨를 뿌려야 몇 년 후에 겨우 싹이 나는 것이 도시 발전이다.
따라서 미래를 잘 예측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잘하는 도시가 잘 사는 도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미래에 대한 준비는 소홀히 하면서

“나를 뽑아 달라”고 조르는 정치인을 보면 그래서 헛웃음이 나온다.
인구문제만 해도 그렇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인구문제는 이 도시가 살기에 마땅치 않으니 시민들이 떠나는 것이다.

시민이 줄면 노동력이 줄고, 노동력이 줄면 생산 활동이 축소되고, 뒤이어 소비가 줄고, 구매력이 줄고, 도시경제가 위축될 텐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지금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선거철만 되면 모든 정치인들은 “좋은 도시,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외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되지 못하니 시민들로부터 많은 욕을 얻어먹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누구를 뽑아야 하느냐?” 참으로 딱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시민들은 저마다 똑똑하다. 누구를 뽑아야 될지는 모르지만 누구를 뽑지 말아야 될지 정도는 아는 눈치다.

정치인이 요즘 초등학생도 한다는 이메일조차도 주고받을 줄 모르고, 컴퓨터를 이용해서 자기 스스로 문서 한 장 작성할 줄 모르면 그것은 더 이상 정치인이 아니다.

그 정도의 식견으로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예산서와 결산서를 어떻게 검토할 것이며, 조례제정은 어떻게 할 것이며, 행정 감사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불행하게도 여수에는 그러한 정치인이 부지기수다. 이것이 여수정치의 현실이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를 어쩌랴. 그 이름들을 낱낱이 밝힐 수 없는 것을.

지역 행사에 얼굴을 자주 비치는 것으로 정치인 노릇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모름지기 한 도시의 정치인은 행사 참석하는 시간보다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뇌하고, 도시발전을 위해 일하는 시간이 많아야 그것이 참된 정치인이다. 하루 종일 행사장만 쫓아다니면서 도대체 언제 일을 하는지 그것이 궁금할 지경이다.

이번 선거는 여수미래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선거다. 세금은 시민이 내고 생색은 정치인들이 내는 기막힌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선택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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