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동안 꾹 참았던 ‘400억원의 여수시의 야간경관사업’ 얘기 좀 해야 하겠습니다. 여수시가 이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이 사업을 하면 안 된다”며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했던 사업입니다.

문제제기가 지나쳤던지 결국 여수시로부터 ‘허위 비방보도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던 기가 막힌 사업이기도 합니다.

우리 신문이 지면을 통해 ‘이 사업의 당위성과 업자선정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다’며 많은 지적 기사를 내보냈던 것을 독자들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여수시의회에서, 시민·환경단체에서, 그리고 각 언론사에서 이의제기를 했지만 결국 이 사업은 여수시 의도대로 강행됐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여수시의 야간경관사업을 그동안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비밀리에 내사를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수사당국은 최근, 여수시로부터 협상에 의한 수의계약 형식으로 이 사업을 낙찰받아 시행했던 사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비리에 대한 구체적 물증을 확보한 듯하고, 그 과정에서 뇌물수수 규모가 튀어나왔고, 조만간 이에 연루된 여수시의 관계자에 대한 신병확보가 이루어질 모양입니다.

그런데 수사당국의 수사범위가 좁혀왔기 때문인지, 아니면 해외여행을 가기 위함이었던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 이 사업을 담당했던 여수시의 김모 국장이 해외로 출국을 시도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경찰청이 신병확보를 위해 김모 국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해놓은 상태라 해외로 나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결국 여수시의 김모 국장은 갑자기 사표를 제출했고, 여수시는 김 국장이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국장의 사표를 신속하게 수리했습니다.

수사당국의 본격적인 수사가 아직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내부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본사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며 궁금해 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칩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 수사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 섣부른 예단은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로 대형 비리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이 사건을 맡고 있다 보니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범위가 현재 진행 중인 야간경관사업 하나만으로 그칠지, 아니면 의혹이 가는 또 다른 사업들로 확대될지는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이 또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여수시가 시행했던 야간경관사업도 웅천터널, 웅천인공해수욕장, 여문지구 문화의 거리 사업과 마찬가지로 여수시가 추진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라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용한 막대한 예산을 하루를 살기에도 힘든 시민들이 허리를 펼 수 있는 사업에 사용했어야 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시민 누구나 미소 지을 수 있는 사업에 투자했어야 한다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얘기는 과거의 치마를 지금에 와서 다시 들어 올려보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단지 부끄러움과 반성이 있는 치부는 그냥 덮어 두어도 용서될 수 있겠지만 부끄러움과 반성이 없는 치부는 반드시 들어 올려 봐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치부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영원히 파묻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하는지 조차도 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도시는 ‘살기 좋은 도시란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살기 좋은 도시란 무엇이겠습니까? 그 도시는 권력을 쥔 이들에 의해 시민들이 모욕감을 느끼고, 자존감을 잃게 만드는 도시가 아니라 이 땅의 주인인 시민이 진정으로 존중받는 도시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도시는 시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도시여야 하고, 시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도시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 시민들은 누구나 ‘잘살고 싶고, 잘 살아야 한다’는 욕구와 욕망을 갖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 도시를 책임지고 있는 리더는 이러한 시민들의 건강한 욕구와 욕망을 정확하게 조준할 줄 알아야 진정한 리더일 것입니다.
잘 나가는 도시, 한발 앞서 나가는 도시가 가진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리더를 가졌다는 점과 그 리더가 발휘하는 리더십이 탁월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가정이든, 회사든, 도시든, 국가든 리더의 생각과 철학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한 도시를 책임지고 있는 리더는 시민과 이 시대가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어떤 인물로 시민들에게 기억되기를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합니다.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존재하지 않나 봅니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