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자연형 도심 근린공원’ 63.3%, ‘관광형 랜드마크 공원’ 36.7%
시 “시민 의견 결과에 따라 공원 추진” vs 의회 “여론조사 방식 문제 있다”

▲ 남산공원.

여수 남산공원 조성 방식에 대한 시민 여론조사 결과 시민들은 민간자본을 투자하는 관광형 랜드마크 공원보다는 자연형 도심 근린공원을 선호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여론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선뜻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여수시에 따르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거주지와 연령별로 분류한 시민 514명을 대상으로 공원 개발방식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3.3%가 ‘자연형 도심 근린공원’을 선호했다. ‘관광형 랜드마크 공원’을 선호하는 응답은 36.7%였다. 이에 따라 시는 약 2만5000㎡ 면적에 2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산책로, 조각공원, 전망카페, 광장 등을 조성하는 2단계 사업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예암산에 조성 중인 남산공원은 1단계 조성공사를 마친 뒤 2단계 시설물 설치 등을 앞두고 자연형 도심 근린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의견과 관광형 랜드마크 공원으로 하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5일 열린 ‘남산공원 2단계 조성방안 공청회’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간자본 투자유치를 통해 ‘관광 랜드마크형’으로 개발하자는 의견과 여수시가 직접 투자해 자연과 문화가 조화를 이룬 ‘시민 공원형’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이 팽팽했다.

이날 ‘관광 랜드마크형’을 주장한 남산공원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어 관광 산업을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시민 공원형’을 주장한 이들은 공영개발을 통해 주변의 환경을 훼손하지 않은 시민 중심공원이 돼야 한다고 했다.

공청회까지 열렸지만 해답을 찾지 못한 가운데 권오봉 여수시장은 지난 7일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남산공원 조성은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 의견을 묻고 그 결과에 따라 공원계획을 추진하겠다”고 표명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여수시 쾌적한 공원만들기 운동본부는 지난 21일 “압도적으로 자연형 도심 근린공원을 선택한 여수시민의 선택을 환영한다”면서 “이익을 우선 민간업자의 개발방식보다 공공을 우선하고 주변 지역민들을 배려하는 시민이 먼저인 시 정책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수시의회는 지난 21일 남산공원 2단계 조성방안 시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시 집행부 보고 자리에서 “남산공원 여론조사 결과가 시에 정식으로 접수되기도 전에 사전 유출됐다”며 “시립박물관 부지 선정 건에 이어 집행부 입맛에 맞는 여론 형성을 위해 민감한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호(국동·대교·월호) 의원은 “여론조사를 수행한 기관의 용역 결과 보고서가 21일에야 시에 공식 접수되는 걸로 아는데, 결과보고서를 접수하고 준공 처리한 후에 시장과 의회에 보고한 후 언론에 홍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고서 납품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주에 결과가 외부에 유출된 점은 행정절차상으로 큰 문제”라고 했다.

또 “당초 설문지 문항을 만들 때 시의회와 협의했다고 하지만 최종적으로 집행부에서 다시 수정한 것으로 안다”며 “이는 무늬만 협의한 것일 뿐”이라며 설문지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완석(국동·대교·월호) 의장은 “주민 대면조사를 실시했다고 하는데 각 지역 주민자치위원이나 주민의 대표인 우리 시의원 등이 얼마나 대면조사에 포함됐는지 심히 의문”이라며 “조사대상, 설문 설계 등 여론조사의 타당성과 공정성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관련 자료가 의회에 도착하면 해당 상임위에서 의원들이 심도 있게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예암산 정상은 원도심과 장군도를 품고 있는 호수와 같은 바다와 돌산도 사이의 돌산대교, 거북선대교, 경상남도 남해군까지 보이는 조망권이 뛰어난 곳이다. 현재 예암산 정상에 조성 중인 남산공원은 공원진입로 427m와 주차장 100면 등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됐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