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원·시의회 부지 6곳 현장조사…“부지 확보, 확장성 등 적합”

▲ 이순신공원. (사진=심선오 기자)

여수시가 시립박물관 건립 후보지로 웅천동 이순신공원으로 결정하고 정부에 타당성 평가를 신청했다.

29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역사학자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자문결과 이순신공원이 확장성과 상징성 등 입지 조건이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28일 전남도에 ‘여수시립박물관 설립 사전 타당성 평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자문위원들은 이순신공원과 망마공원, 남산공원, 여수박람회장, 석보터, 선사유적공원 등 6곳을 현지실사하고 이순신공원을 박물관 부지로 꼽았다.

자문위원들은 이순신공원에 대해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어 큰 토목공사가 필요 없고 유휴공간이 많아 건립 부지로 추천했다. 망마공원은 위치는 좋지만 산에 있어서 다른 건물을 추가로 짓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남산공원은 위치는 가장 좋지만 사용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후순위로 밀렸다.

시는 자문결과를 바탕으로 전남도와 협의해서 오는 3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기로 했다. 이후 지방재정투자심사를 거쳐 내년에 착공해 2021년 완공하고 2022년 상반기쯤 개관할 계획이다. 박물관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6300㎡ 규모다. 사업비는 국비 112억 원, 지방비 168억 원 등 280억 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는 앞서 공청회와 용역조사, 시민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려 시대에 쌓은 사적 제523호인 ‘여수 석보터’를 유력 후보지로 선정했다가 전문가들의 현장 평가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자 이를 번복했다. 문화재인 석보터가 KTX 역과 가까워 소음과 진동, 분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는 뒤늦게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이순신공원으로 부지를 다시 선정했다.

시는 당초 ‘여수 석보터’가 여수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며 후보지로 선정했으나 사적지에 박물관을 건립하려면 문화재청의 형상변경 심의를 받아야 하는 기본적인 절차조차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지 선정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25일 여수박람회장, 여수석보 등 6곳을 둘러봤다.

기획행정위도 이순신공원이 확장성과 상징성, 주변 경관 그리고 시민 공감대 형성 및 미래 지향성 측면에서 입지 조건이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넓은 부지가 확보돼 접근성 측면에서 1순위로 거론됐다. 반면 박물관을 지을 때 주변 아파트 위치와 방향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망마공원은 경사면에 위치해 박물관 건축이 다소 까다롭고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돼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문조사 결과 많은 시민이 선호한 박람회장은 박물관 건립 부지로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대수 재단 이사장은 기획행정위 위원들과의 면담에서 “박람회장 내에는 마땅한 신축 부지가 없으며, 부지 매입을 위해서는 박람회 사후활용 계획을 부득이 변경해야 하고 부지 가격도 고가이므로 실익이 없다”고 밝혔다. 송 이사장은 이어 “주제관 부지는 지난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임대차 계약을 통해 특정업체가 이미 사용하고 있고 박람회장이 해안가에 입지해 있기 때문에 습도가 높아 박물관은 부적정하다”고 했다.

박성미 기획행정위원장은 “시가 시민 여론 조사를 근거로 여수 석보를 박물관 건립지로 검토했지만 최근 용역기관 역사 전문가 등의 현지 실사를 통해 웅천 이순신공원을 최적의 장소로 제안했다”며 “현재로서는 박물관 건립 용역기관의 의견대로 웅천 이순신공원이 유력하지만, 박물관 입지 선정은 다각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2월 7일까지 여수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여수시앱 시민소통광장) 결과 박물관 건립 추진방식에 대해서 기존 건물 리모델링에 시민 77%가 찬성했다. 건물 신축을 지지한 시민은 23%였다.

기존 건물을 고칠 경우 적당한 장소로는 박람회장(주제관)이 70%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박물관 건물을 신축할 경우에도 박람회장이 35%로 가장 선호됐으며, 화장동 선사 유적공원(20%), 여수석보(16%), 웅천 이순신공원(15%)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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