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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나 종사자나 복지사각지대의 늪이 돼버린 지역아동센터최저임금 10.9% 올랐는데 올해 운영비는 2.8% 인상
“복지사 인건비 주고 나면 끝…복지서비스 질 하락”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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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5  11: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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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이 생일파티를 열고 있다. (사진=여수지역아동센터연합회)

한부모·다문화 등 취약계층 아동들에 대해 학습과 문화체험, 저녁식사까지 해결해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비 부족으로 프로그램 축소 등 아동복지서비스 질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시급 8350원)이 10.9% 올라 인건비 부담은 커졌는데 정부의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지원 인상률은 2.8%(1225억에서 1259억으로)에 그치면서 운영비 대부분을 최저임금 인상분을 메우는데 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예산대로라면 아동 29인 이하 시설은 지난해 하반기 국고 지원금 대비 월 3~4만 원, 30인 이상 시설은 10만 원 늘어난다. 이에 따라 10~19인 이하는 월 458만~473만 원, 20~29인 이하는 484만~499만 원, 30인 이상 시설은 670만 원 국고 지원을 받게 된다.

지역아동센터가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동 청소년들의 방과 후 돌봄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정부의 아동복지정책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민간이 주도한 기부금을 받아 운영하는 시설이라는 이유 등으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지원 예산은 종사자(시설장, 복지사) 인건비와 아동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비, 센터 운영비가 분리돼 있지 않다. 그렇다보니 400만~600만 원 대 지원금으로 인건비와 운영비, 급식비, 교육비, 프로그램비 등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외부 공모사업과 후원금으로 버티거나 일부 센터는 운영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시설장이 사비를 들여 운영비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아동들을 위한 프로그램 확충은 언감생심이다.

더욱이 올해 정부 기본운영비 지원금이 지난해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본연의 업무인 아동 돌봄이 소홀해지고, 질 저하 문제가 현실화 되고 있다.

   
▲ 지난 1월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북측 광장에서 열린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 쟁취 궐기대회’에 참여한 전국 지역아동센터 시설장과 복지사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여수지역아동센터연합회)

여수 지역아동센터 프로그램 축소·운영난으로 ‘문 닫을 판’
종사자 1년차나 10년차나 급여차 거의 없어 ‘악순환 반복’

실제로 여수 지역아동센터들은 불가피하게 아동들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을 줄이고 있다.

29명 규모인 여수시의 한 지역아동센터는 지난해 국·도비와 시보조금을 합해 매달 480만 원을 운영비를 보조 받았다. 운영비 중 최저임금에 맞춰 법정종사자 2명의 인건비로 316만 원(1인 158만 원)을 지출했다. 나머지 164만 원 가운데 의무 프로그램비 48만 원(운영비의 10%)을 제한 116만 원으로 공과금과 보험료, 주유비, 퇴직적립금, 사무비 등을 지출했는데 센터 운영이 빠듯해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상황이 더 나빠질 것 같아 센터를 계속해야 할지 접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 센터는 올해 월 운영비가 4만 원 오른 484만 원을 지원 받는다.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하나를 줄였고 영화 관람 등 문화체험활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종사자 2인 인건비로 350만 원(1인 175만 원, 209시간 기준)을 지출하고 나머지 134만 원 중 의무 프로그램비 24만 원(운영비의 5%)을 제한 110만 원으로 공과금과 보험료, 퇴직적립금, 사무비, 주유비 등을 지출해야 한다. 인건비에다 보험금, 퇴직적립금까지 줄줄이 올라 프로그램 운영은커녕 공과금 내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이 센터장은 “인건비는 오르고 운영비 지원은 거의 제자리인 탓에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드론교육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겨울체험캠프는 물론 영화 관람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에도 관내 거의 모든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비로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1~2개 밖에 되지 않았다”며 “그 외의 프로그램은 종사자들이 밤잠 설쳐가며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공동모금회나 외부 공모사업에 겨우 선정된 것이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런데도 지역아동센터 평가항목에는 보호, 교육, 문화, 정서지원, 지역사회연계 등의 5개 영역에서 프로그램을 반드시 실시하도록 돼 있다.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시설장들은 퇴직금도 없는데 지역아동센터를 계속 운영해야 하는지 매일 갈등하고 있다”고 했다.

특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지역아동센터의 경우도 지자체 보조금을 받는다해도 자부담과 차량 유지비, 보험 등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여수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여수지역아동센터연합회)

허정란 여수지역아동센터연합회장은 “전체 예산이 2.8% 올랐다고 하지만 공과금, 관리비, 임대료까지 감안하면 센터 운영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축소가 불가피한데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특히 “센터 종사자들은 경력자들도 최저임금에 준하는 월급을 받는다. 1년 근무나 10년 근무나 모두 최저 임금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고 했다. 사회복지사 임금체계의 적용을 받지 않고 원칙적으로 호봉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남지역 복지사의 평균 월급은 15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국 최저 수준이다. 때문에 높은 이직률로 숙련된 인력을 키우지 못하고, 재정 악화로 질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돌봄의 질은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처우가 열악한데도 올해 지원 예산이 최저임금 인상률마저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국의 시설장과 종사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인천·신안·진도 등 일부 지자체 발빠르게 대응…추가 운영비 확보
여수시 “1억7000만 원 필요, 추이 보고 있다”…박성미 “시가 지원”

이에 취약 계층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교육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여수시가 추가 예산 지원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시군들은 이미 특별운영비 지원 확정, 지역아동센터연합회와 간담회를 갖는 등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신안군은 처우개선비 월 20만 원, 특별운영비 월 50만 원을 지원키로 했다. 진도군도 처우개선비 월 20만 원, 추가운영비 월 50만 원을 지원키로 했다. 인천시는 올해 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운영비 추가 지원 사업비로 4억 원을 편성했다.

김승주 전주시장은 지난 1월 중순 전국의 지역아동센터연합회가 기본운영비 인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 이후 전주지역아동센터 시설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약속했다. 김 시장은 현행 1일 1아이당 450원인 프로그램비가 터무니없다며 최소 3000원 이상 인상되도록 노력키로 했다. 또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간식비 증액, 공기청정기 등 추가 운영비는 시의회와 협의를 통해 지원키로 했다.

순천지역아동센터연합회도 지난 2월 13일 순천시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운영비와 종사자 처우개선비 인상을 강력 촉구했다. 연합회는 또 사회복지 처우개선과 지위향상을 위한 조례에 의거해 3년마다 사회복지사 임금체계를 조사하고, 처우개선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요구했다.

   
▲ 지난 1월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북측 광장에서 열린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 쟁취 궐기대회’에 참여한 여수지역아동센터연합회 관계자들. (사진=여수지역아동센터연합회)

여수지역아동센터연합회장을 지낸 박성미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정부는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비현실적인 처우를 받아온 비분권(지역아동센터, 지역자활센터, 노숙인시설, 여성시설, 장애인생활시설, 양로시설, 정신요양시설 등 국비지원 대상시설) 시설에 대한 인건비와 운영비를 분리해 교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지역아동센터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의 유일한 쉼터로, 지자체의 프로그램비 우선 지원을 통해 선제적 복지를 할 수 있도록 여수시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여수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여수시에 프로그램비 등 추가 운영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권오봉 시장과의 간담회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속만 끓이고 있다.

시는 관련 사업비로 총 1억7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시 관계자는 “시도 지역아동센터의 어려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정부의 후속 대책 등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시에는 센터 40개소에 종사자 약 100명, 1250명의 아동들이 이용하고 있다. 1년 소요 예산은 47억 원(국비50% 도비20% 시비3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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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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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희 2019-03-06 00:04:43

    지역아동센터의 절박함을 기사로 잘 나타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역아동의 건전한 발달과 돌봄이야말로 이지역이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밑걸음이 될겁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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