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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도성마을 ‘1급 발암물질’ 석면 노출 수십 년…손 놓고 있는 여수시도성마을 주민들이 수십 년간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되면서 생활 불편과 건강 피해 우려가 크지만 방치되면서 ‘죽음의 먼지’를 지속적으로 마시면서 살고 있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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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4  15: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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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모습. 회색 지붕은 석면 슬레이트.(드론=심선오 기자)

도성마을 축사·빈집 석면 조사 결과 11만3763㎡ ‘충격적’
“아이들, 오염된 환경에서 사는 게 불안하고 마음 아프다”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주민들이 수십 년간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되면서 생활 불편과 건강 피해 우려가 크지만 행정과 교육당국은 나몰라라 방치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30여 명의 아동·청소년들이 1급 발암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미세한 석면 가루를 고스란히 마시고 있는데도 교육당국은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특히 도성마을의 석면 슬레이트 면적이 11만㎡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도성마을재생추진위원회가 석면조사 전문기관인 산업보건환경연구소(주)에 의뢰해 실시한 도성마을의 축사와 빈집, 창고 등의 석면 슬레이트 조사 결과 11만3763㎡(3만4413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석면 조사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1월 12일까지 16일간 지붕과 벽체 등이 석면 슬레이트로 돼 있는 축사와 빈집 781동(지번 수 248개)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비용은 마을재생추진위가 부담했다. 

도성마을재생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마을의 총면적은 19만9785㎡(6만434평)이다. 이 중 도로, 공원 부지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마을이 석면 슬레이트로 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모습. 회색 지붕은 석면 슬레이트.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주택은 현재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드론=심선오 기자)
   
▲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모습. 석면 슬레이트로 빈집과 폐축사 옆으로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마재일 기자)

도성마을의 빈집과 축사는 대부분 1970년대에 지어졌다. 상당수가 사용 가능 연한 20~30년을 크게 넘어선 상태여서 주민들은 자연적인 풍화와 침식으로 부식된 슬레이트 석면 가루에 자연스레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석면은 오래된 건물일수록 비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건물 주변 토양에서의 석면 검출률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주민이 거주하는 집과 축사 거리가 수 미터에 불과하고 심지어 석면 슬레이트 지붕 축사들과 맞닿아 있는 집도 부지기수다. 또한 노인들이 거주하는 양로원과 마을복지회관과도 근접한 거리에 있다. 깨진 석면 슬레이트들은 길가에 널브러져 있다. 마을 곳곳의 반쯤 폭삭 주저앉은 석면 슬레이트 축사는 넝쿨과 나뭇잎에 덮여 있거나 일부 지붕은 금방 무너질 듯 위태롭고 잡초가 무성한 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2월 18일 권오봉 시장과 가진 사랑방 좌담회에서 고통을 호소했다. 한 주민(여)은 “암으로 돌아가신 분들도 많고 현재 마을에 갑상선암 환자만 1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다른 한 주민(남)은 “노후한 건물의 석면 슬레이트에서 1급 발암물질이 나온다는데 너무 오래된 것들이 많다. 그리고 언제 무너질지도 모른다. 유해물질들이 공기 중에 떠다니고 있는데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오염된 환경에서 사는 게 너무 불안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폐축사에 널브러진 슬레이트. (사진=마재일 기자)

석면, ‘침묵의 살인자·죽음의 먼지’ 전 세계 사용금지

환경부 석면관리 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이나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몸속에 쌓이면 현재로선 별다른 치료법이 없을 정도로 지극히 위험하다.

과거 싸고 효율성이 높다는 이유로 방화복·방화벽·파이프·바닥 타일·가옥 슬레이트·보온재·브레이크 라이닝 등 생활 곳곳에 쓰였다. 우리나라도 2011년 석면피해구제법을 제정해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석면제품은 사라졌지만 건축물에 사용된 석면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석면 가루는 아주 미세하기 때문에 사람의 코나 기관지 방어막에 걸리지 않고 폐로 들어간다. 폐 안으로 들어간 석면은 폐 조직을 딱딱하게 만들고 길게는 15~30년의 잠복기를 거쳐 석면폐증, 폐암, 악성중피종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한다. 목 부위의 호흡기, 위, 대장 등에서도 암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를 통해 흡수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때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도 있다. 도성마을의 아동·청소년들의 경우 어른이 돼서야 고향 마을에서 폐질환을 키운 것을 알 수 있다.

   
▲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모습. 폐축사 바로 옆 주택이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주택과 축사 지붕 등에 쓰인 슬레이트는 석면 함유율이 8~14% 포함된 대표적인 석면 고함량 건축 자재로 ‘침묵의 살인자’ ‘죽음의 먼지’로 불린다. 60~70년대 농어촌의 지붕개량사업에 주로 많이 사용됐으며 2004년 11월 이후 생산이 중단됐다.

또한, 슬레이트 노후화에 비례해 주변 토양의 석면 검출비율도 높아지는데 풍화작용에 의해 부식되거나 빗물에 녹은 석면이 공중에 날리고 토양에 침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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