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장들 “대기오염 관리 소홀·도의적 책임 인정”
“문제점 근본적으로 개선해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 22일 여수시청 현관에서 여수국가산단 공장장협의회 소속 공장장들이 산단 기업의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조작 불법 배출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CBS 고영호 기자)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해 불법 배출한 여수국가산단 기업들이 사태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여수산업단지 공장장협의회 소속 공장장과 공장 관계자 등 20여 명은 22일 여수시청 현관에서 ‘지역주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제목의 자료를 배포하고 사과했다.

이들은 “최근 환경부에서 발표한 여수산단 입주 기업의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관련해 지역사회 여러분께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산단의 대기오염 관리 소홀과 도의적 책임에 문제가 있었음을 깊이 통감하며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중대함과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측정자료의 신뢰성 향상을 위해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환경시설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향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산단 주변 지역의 대기환경 조사를 검토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설명한 뒤 오염피해가 없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산단 기업 모두가 스스로 환경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없도록 책임감 있는 사업장 관리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영록 지사와 권오봉 시장 등이 22일 여수산단에서 기업체, 시민단체, 관계기관 등과 가진 대책회의에서 기업들은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변명하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일부 기업 임원 등은 구체적 대책 없이 혐의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데 발언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빈축을 샀다.

한편, 환경부 조사 결과 여수국가산단 내 적발된 오염물질 배출사업장과 측정대행업체는 지난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8843건은 실제 측정하지도 않고 허위 측정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4253건은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