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천지구 개발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 해소를 위해 우여곡절 끝에 구성된 여수시의회 웅천특위가 내홍이 격화되면서 '빈손 특위' 등 시민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 웅천이순신공원에서 바라본 웅천 앞바다가 고층 아파트에 가로막혀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웅천특위 송하진 위원 주장에 반박…“특위위원 인격모독‧활동 매도, 공개 사과” 요구

웅천택지개발사업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구성된 여수시의회 웅천택지개발사업실태파악특별위원회(위원장 주종섭, 이하 웅천특위)가 내홍이 격화되면서 ‘빈손’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하진 위원이 ‘웅천특위’를 ‘무능한 특위’로 규정하며 28일 탈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나머지 위원들이 송 의원의 입장을 반박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송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2월 웅천특위가 출범했지만 특혜 의혹과 택지개발사의 계약 문제 등 무엇하나 뚜렷이 밝혀낸 것이 없고 맡은 책임과 역할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조차 의문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불협화음과 의지로는 향후에도 어떤 것도 밝혀낼 수 없다”며 “특위를 재구성해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웅천특위는 29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해 12월 제189회 정례회에서 1년 간 활동계획을 승인받아 매월 1차례 이상 총 7차례 회의를 진행하고 관련부서 공무원을 출석 요구해 관계 전후 상황을 파악하는 등 현장 활동까지 병행해왔다”고 밝혔다.

웅천특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의원이)특위 위원직을 사퇴하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위원들의 인격을 모독하고 웅천특위활동을 폄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웅천이순신공원에서 바라본 웅천 앞바다가 고층 아파트에 가로막혀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웅천특위는 먼저 ‘의장의 입장에 맞는 의원들만 배치시켜 출범을 강행하고 의장 독단으로 구성된 반쪽특위’라는 주장에 대해 “웅천특위가 송하진 의원의 발의로 구성됐고, 특위위원은 조례에 따라 의장이 각 상임위원회 별로 선수(초선, 재선 등)와 지역구 등을 고려하고 배분해 추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상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참여의사를 물어 희망자 위주로 추천해 본회의를 통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다수결로 특위위원이 선임된 것”이라고 했다.

웅천특위는 ‘의혹이나 문제점을 특위차원에서 다뤄진 것이 전무하고 특혜의혹을 덮으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는 허위사실이며 특위활동을 모독한 것으로, 그 동안 7차례 회의를 걸쳐 사업 단계별로 계획을 세워 활동하고 있었고 검찰, 감사원감사, 전남도감사 등 각종 수사와 감사에도 특혜나 위법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던 사항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시민 보고회는 최종 실태파악이 된 후 보고할 사항이다”면서 “방대한 자료의 세밀한 분석과 현장조사 등을 통해 보다 면밀히 정리한 후 시민에게 보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송 의원의 ‘형식상 의원들을 모아놓고 논공행상을 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웅천특위 활동 과정과 결과에 대해 ‘어떠한 상’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과 전혀 관계없는 내용으로 논공행상이나 하는 것처럼 허위사실로 특위위원들을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 회의를 하고 있는 여수시의회 웅천택지개발사업실태파악특별위원회. (사진=여수시의회)

지난 21일 이순신마리나에서 열린 강정희 도의원과 웅천주민 간담회에 웅천특위의 참석여부와 관련한 주장에 대해서도 “웅천특위는 도의원이 웅천에 들어서는 초고층 아파트 건립 계획에 대해 주민 민원을 듣고자 마련한 자리에 웅천특위가 초청받지 않았다고 해서 특위가 무능한 것은 아니며 이미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밝혀졌고 특위위원들도 확인했던 사항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시의원은 선거를 통해 시민들에게 성실한 의정활동을 약속한 공인으로, 특위위원으로 선임된 것은 시민이 그 임무를 준 것인데 본인의 의사와 맞지 않다 해서 시민이 부여한 책무를 저버리고 사퇴한 것은 직무유기이자 시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했다.

웅천특위는 또 “송 의원은 7차례 회의에서 질의는 단 2차례 회의에 불과하다”며 “실제 특위활동에서 무엇을 했는지, 진정 웅천택지 의혹을 파악해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할 의지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사퇴하고 언론을 통해 특위를 매도한 것은 다분히 처음부터 특위활동 자체를 부정‧와해할 의도가 아니었는지 의심이 된다”고 했다.

웅천특위는 “지금까지 성실히 특위활동을 하고 있는 동료의원들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할 것과 더 이상 불필요한 의혹 제기로 지역사회를 혼탁 시키지 말라“고 했다.

▲ 웅천 주민들은 지난 24일 여수시청 앞에서 초고층 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사진=마재일 기자)
▲ 웅천이순신공원에서 바라본 웅천 앞바다가 고층 아파트에 가로막혀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주민들 원성 높은데 웅천특위는 외면?

웅천특위는 여수시 웅천택지지구가 복합단지개발사업에서 택지개발사업으로 변경된 이유, 수차례 계약변경 사유와 내용,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신축 인허가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 사유, 개발업체와 여수시 간 소송 등에 대한 의혹 규명을 위해 구성됐다.

하지만 구성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등 순탄치 않았다. 가까스로 출범한 이후에도 특위 구성을 반대했던 의원들이 특위에 포함되면서 시민단체가 특위 위원 재구성을 촉구하는 등 논란이 됐다. 결국 박성미‧정현주 위원은 사퇴했다. 웅천특위는 현재 주종섭 위원장을 포함해 정경철, 송하진, 고희권, 문갑태, 민덕희, 정광지, 김승호 의원 등 8명으로 구성돼 활동 중이다.

▲ 웅천지구에 걸려 있는 초고층 생활형숙박시설 건립 반대 현수막. (사진=마재일 기자)

그런데 송하진 위원이 특위 유명무실을 주장하며 전격 사퇴를 결정하면서 웅천특위가 또 한번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웅천지구 개발 특혜 의혹 해소를 위해 우여곡절 끝에 구성된 특위가 내홍이 격화되면서 되레 시민의 우려를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웅천지구는 지금 고층 숙박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최대 49층, 46층, 42층에 이르는 초고층 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주민들이 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생활과 조망권, 일조권 침해가 불가피하고 주차난은 물론 교육환경에도 적절치 않다”며 건축을 절대 반대하고 있다. 여수시는 사업자 측이 지난해 6월 신청한 46층 건물의 사업심의를 거리제한 규정을 들어 반려했지만, 건설사 측은 거리측정기준에 문제가 있다며 행정심판과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 웅천이순신공원에서 바라본 웅천지구. (사진=마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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