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주민과 전혀 협의 안 된 일방적인 개발 계획 철회하라”

▲ 중촌마을 주민들이 마을 입구와 도로변에 내 건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사업 개발 반대 현수막. (사진=마재일 기자)

여수시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약한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사업계획에 대해 시의회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가운데 만흥동 중촌·평촌마을 주민들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17일 여수시 만흥동 중촌마을과 평촌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3일과 14일 각각 마을 임시총회를 열고 주민을 무시하고 비밀리에 개발을 진행하려 한 여수시의 행정을 강력히 성토했다. 중촌마을 주민들은 이날 만장일치로 지구지정 및 개발을 강력하게 반대키로 결의했다. 평촌마을 주민들도 여수시의 개발계획에 대해 강력 저지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시는 지난달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만흥동 중촌·평촌마을 일대 47만4000㎡ 부지에 민간 임대주택과 행복주택, 실버타운 등을 짓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조성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단독주택과 아파트를 포함해 3500세대의 대규모 택지가 조성되는데 이 가운데 2500세대는 임대아파트로 조성될 구성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LH는 개발·실시계획을 수립하고 토지·지장물 보상, 조성 공사, 조성용지 공급 등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LH는 올해 안에 지구지정을 고시하고 2020년 보상에 착수해 2024년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 중촌마을 주민들이 마을 입구와 도로변에 내 건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사업 개발 반대 현수막. (사진=마재일 기자)
▲ 중촌마을 주민들이 마을 입구와 도로변에 내 건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사업 개발 반대 현수막. (사진=마재일 기자)

그러나 중촌마을 주민들은 마을 입구와 도로변에 개발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애초 여수시가 계획한 검은 모래 해변 배후단지 개발을 추진할 것과 주민과 전혀 협의가 안 된 일방적인 개발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권오봉 시장과 LH 등이 이 행복추구권을 빼앗을 그 어떤 권한도 권리도 없다”면서 “여수시는 주민들이 안정된 삶을 찾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즉시 LH와의 협약을 무효로 하고 개발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민의 편에서 민의를 살피는 소통하는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여수시의회를 향해서도 “시의회는 여수시의 시민을 무시하는 행정을 바로잡아 질책하고 지금 즉시 LH공사와의 개발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 중촌마을 표지석. (사진=마재일 기자)

여수시의회는 지난 10일 전체의원 간담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명품 관광휴양지구로 조성돼야할 지역에 부적합한 개발방향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의원들은 특히 “원도심 공동화가 심각한 상황이고 웅천, 소제지구 등에 택지개발이 진행 중인데도 또다시 임대주택을 조성한 다는 것은 원도심 공동화를 부추기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서완석 의장은 “시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승인받은 만흥 검은 모래 해변 배후부지 개발사업에 대해 평촌 지역을 ‘직접 공영개발’로 개발하겠다고 의회의 예산승인을 받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의회에 사전설명이나 해당 지역 주민의 의견수렴도 없이 중촌마을까지 포함한 민간임대주택공급지구로 변경해 LH와 협약부터 체결한 것은 시민과 의회를 무시하는 졸속행정의 표본”이라고 질책했다.

여수시는 자체 예산이 부족해 LH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려다 보니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과 임대아파트를 지을 수밖에 없다며 시의회 의견수렴 등을 거쳐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만흥지구는 지난 2013년 전남도의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돼 검은 모래 해변의 명성을 찾는 해양관광휴양 콘셉트의 개발사업이 추진됐다. 시는 민간투자 유치를 통해 만흥동 평촌마을 일원 22만1763㎡에 상가, 주거타운, 이주택지 등을 조성키로 했지만 민간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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