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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서도 쫓겨나는 여수 최중증 발달장애인정현주 여수시의원 “단기 거주시설·낮활동 등 지원체계 조속히 구축해야”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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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9  10: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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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소속 부모들이 정부에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삭발식을 단행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여수시지회)

정신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아들

“아들은 큰 키에 몸무게 80kg 이상의 큰 체격을 가지고 있어 왜소한 체격의 어머니나 일반 성인 남자는 아들의 신체적 가해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아들은 몇 년 전부터 어머니를 폭행하거나 물건을 부수는 등의 도전적 행동이 심해졌습니다. 학교에서는 사회복무요원 2명과 함께 다른 학생들과 분리되어 보호를 받고, 방과 후나 주말에는 1일 4시간 정도 활동보조인의 지원으로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이 시간만이 어머니가 아들로부터 유일하게 안전할 수 있는 시간인데 이 시간마저도 도전적 행동의 주기가 짧아지고 그 정도가 심해지다 보니 24시간 동안 아들을 돌봐야 하는 어머니는 심각한 우울증과 폭행 후유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어머니는 아들과 분리되기를 희망하였고, 여수시에 소재한 장애인주간 보호시설과 거주시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두드린 문은 절대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열린 곳은 최장 2개월 만에 아들의 잦은 폭행과 기물 파손으로 어머니 곁으로 다시 돌아왔고, 어머니의 고통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일은 폭행과 돌봄에 지친 어머니가 아들을 받아주지 않는, 아니 받지 못하는 시설대신 선택한 곳이 정신병원이었고, 그 정신병원에서도 잦은 폭행 및 기물 파손, 불완전한 대소변 처리, 의사소통 및 지시어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들을 강제 퇴원 조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남 인근의 거의 모든 정신병원이 꼬리표 같은 진료기록을 통해 아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아들이 갈 수 있는 정신병원도 더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수시의회 정현주(더불어민주당, 율촌‧소라) 의원은 18일 제194회 임시회 2차 본회의 10분 자유발언을 통해 23세 발달장애인 아들의 도전적 행동으로 고통을 겪는 어머니의 절박한 사연을 전하며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이 정신 문제가 아닌 도전적 행동으로 정신병원을 찾고 있다”며 여수시가 도전적 행동 지원체계를 조속히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의 정도가 매우 심하고 폭력, 자해 등 도전적 행동을 보여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이다. ‘도전적 행동’은 본인이나 타인의 신체적 안전을 심각하게 해할 가능성이 있고, 지역사회시설을 이용하는 데 심각한 제약을 주거나 접근을 불가능하게 하는 행동을 말한다.

   
▲ 정현주 의원.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게 소원
아들로부터 생명 위협 받으면서도 하늘이 내린 천형 자조

정 의원에 따르면 여수시 등록 장애인 1만8027명 중 발달장애인은 8.48%에 해당하는 1530명이다. 학령기의 발달장애인은 학교, 방과 후 돌봄, 주간 보호 및 재활치료 등을, 성인 발달장애인은 주간 보호, 직업 재활 및 훈련시설 등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 정도가 매우 심해 도전적 행동 지원이 필요한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은 제도권과 장애인시설 복지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부모가 온종일 돌봐야 하는 가족의 도움에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은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게 가장 큰 소원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 하지만 국가나 지자체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50대 여성이 17살 발달장애인 아들을 남겨 둔채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정 의원이 언급한 사례의 경우도 아들의 심각한 도전적 행동으로 장애인시설은 커녕 정신병원조차도 이용할 수 없는 어머니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신병원을 또다시 찾아 나서고 있다. 아들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돌봐야 하는 어머니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하늘이 내린 천형(天刑)이라고 자조하면서 아들보다 하루만 더 살자고 다짐해야 하는 현실이기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정 의원은 “여수에는 이 어머니와 비슷한 상황에 부닥쳐 있는 아동과 성인 발달장애인이 적지 않다”며 “도전적 행동으로 인해 더는 정신병원을 찾는 발달장애인이 없도록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지원체계를 구축해 달라”고 여수시장과 관계 부서에 강력히 촉구했다. 이를 위해 △24시간 돌봄으로 힘든 가족을 위한 단기 거주시설 설치 △일상생활을 돕는 낮활동 지원 △도전적 행동 지원위원회와 TF팀 운영 등 3가지 안을 제안했다.

   
▲ 지난해 4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소속 부모들이 정부에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여수시지회)

지역의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단기 거주시설 설치를 10년 넘게 요구하고 있지만 요원한 실정이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낮활동’은 도전적 행동으로 서비스를 거부당해 가정에서 생활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전문성을 가진 장애인복지관에서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도전적 행동의 긍정적 변화, 지역사회 내에서 자기 주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정 의원은 “심각한 도전적 행동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 도전적 행동 지원위원회와 TF팀을 통해서 접수‧소집‧계획수립‧진행‧모니터링‧종결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필요한 정보제공과 서비스 연계 등은 여수시장애인복지관에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7월부터 최중증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낮활동 지원 사업을 정규 사업으로 편성하고 10개 복지관·40명으로 운영하던 사업을 22개 장애인복지관·총 97명으로 확대 운영키로 했다. 정 의원은 “(여수시도)민‧관이 협력해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교육 등을 통해 사업 기반을 조성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을 펼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전북대병원, 수개월 대기 등 실제적인 도움 안 돼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발달장애인의 체계적인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전문적인 행동문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전북대병원 등 5곳을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로 추가 지정했다. 2016년 한양대병원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이어 올해 인하대학교병원, 강원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전북대학교병원이 신규로 지정됐다.

거점병원에는 진료 조정자(코디네이터)를 둬 발달장애인이 병원을 이용하기 쉽도록 안내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치과 등 필요한 진료부서 간 협진을 용이하게 돕는다. 행동발달증진센터는 자해·공격 등 행동문제를 보이는 발달장애인에 대해 행동치료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응용행동분석(ABA) 등 근거에 기반을 둔 치료를 제공한다.

여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전주에 있는 전북대병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소 수개월 이상 대기 하거나 지원이 되지 않는 1인실 사용만 가능한 실정이어서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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