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동, “지방분권 역행, 시청자 외면, 경영 구조조정 대상은 본사”

한국방송공사(KBS)가 순천방송국과 목포방송국의 기능을 사실상 폐지키로 방침을 정하자 시민사회단체 등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KBS가 재정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최근 마련한 비상경영계획에는 목포·순천·안동·포항·진주·충주·원주 등 7개 지역국의 핵심 기능인 TV와 편성, 송출센터, 총무직계를 광역총국으로 옮기는 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순천과 목포방송국은 인원의 3분의 2 이상이 광주총국으로 옮길 수밖에 없어 중계소나 출장소로 전락, 제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KBS 경영진이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역국에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순천KBS 폐쇄 반대 전남동부 시민행동’은 1일 성명서를 내어 “KBS의 비상경영 계획은 지방분권에 역행하는 발상이고 전남 시청자들을 외면한 일로, 계획 백지화”를 요구했다.

시민행동은 “순천KBS에 100억 원의 시청료가 걷히는 등 흑자 경영이지만, 이 시청료가 전적으로 지역을 위해 사용되기 보다 KBS 본사의 경영 손실을 메우기 위해 사용돼 왔다”며 “경영 논리를 보더라도 구조조정의 대상은 지방 방송국이 아니라 KBS 본사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KBS가 시청자를 주인으로 생각하는 공영방송이라면 한국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인 지역을 죽이려 애쓸 것이 아니라, 분권형 모델을 포함한 지역 방송을 살리기 위해 지역민과 공론의 장을 마련했어야 했으나 KBS는 설명회는 커녕 의견도 묻지 않았다”며 “이번 발표는 시청자가 주인이라는 KBS의 기본 철학과 가치마저 흔드는 결정이다”고 비판했다.

시민행동은 이어 “KBS 지역 방송은 지방정치와 경제 권력까지 감시하는 지역 내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지역 방송국의 기능 축소나 폐지를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시청자 주권을 훼손한 일방적인 지방 방송국 폐쇄 계획을 철회하고 촛불 혁명으로 정상화된 KBS가 시청자의 사랑을 외면하지 말고 위기의 지역 방송이 해법을 찾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시민행동은 2일 오전 11시 순천KBS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폐쇄 반대운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시민행동은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순천평통사, 순천평화나비, 순천어린이도서연구회, 순천환경운동연합, 순천언론협동조합, 민주노총 순천시지부, KBS 시청자 위원(이은옥, 김현주), 순천YMCA, 여수YMCA, 광양YMCA, 정의당 순천시위원회, 정의당 곡성위원회, 정의당 광양위원회, 민중당순천시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전남동부지부, 순천청년연대, 순천KYC, 순천농협노동조합, 순천의료생활협동조합, 순천경실련 등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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