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증세 악화로 현재 의식 불명…행적 추적 어려워
같은 업소서 일하던 또 다른 여성도 에이즈 ‘이미 출국’

[추가 취재로 8월 30일 18시 16분 일부 수정] 2016년 4월 입국, 여수·순천·광양의 마사지업소에서 일하던 40대 불법체류 여성이 급성 폐렴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에이즈(AIDS, 후천성 면역 결핍증)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여성은 폐렴 증세 악화로 의식 불명 상태다.

이 여성과 같은 마사지업소에서 일하면서 에이즈에 걸린 또 다른 불법체류 여성 B 씨는 이미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광양 거주 불법체류 여성 A 씨(41)가 최근 폐렴 증상으로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혈액검사를 받았다. 혈액검사 결과 A 씨는 에이즈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A 씨가 폐렴 증세가 심해져 현재 의식 불명 상태인 데다 불법 체류자여서 국내 행적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이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알고도 입국한 것인지, 국내에서 에이즈에 걸린 것인지, 여수·순천·광양에서 언제부터 체류했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여수시와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여수시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불법 체류자인 데다가 광주에서 치료를 받다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파악하기가 어렵다.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30일 오후 해명자료를 내어 “이 여성은 2016년 4월 입국했으며, 주거지가 광양으로 돼 있고 최근 광양의 마사지업소에서 일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가 취재 결과 이 여성은 여수·순천·광양의 마사지업소에서 일했으며, 최근 여수시 여서동 마사지업소들에서도 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사지업소 다수 성매매 영업 공공연한 비밀
불법체류 외국인 에이즈 걸려도 파악 어려워

통계청이 지난 7월 발표한 ‘2018년 국제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무(無)비자 또는 단기·관광비자를 받아 들어온 뒤 90일이 지나도 한국을 떠나지 않은 불법체류 외국인은 19만5000명에 이른다. 전년보다 2만 명 늘었다.

태국, 중국 등 여성들 상당수가 단기·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불법체류 하면서 유흥·마사지업소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가 없는 외국인들은 체류 기간 중 어떤 업종에서도 일할 수 없다.

또한, 현행법상 피부관리가 아닌 안마성 마사지업소의 외국인 여성 고용 마사지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의료법 제82조 1항은 안마 및 마사지는 시각장애인 중 안마 수련기관이나 교육기관에서 일정 기간 수련을 받아야만 할 수 있다.

하지만 건전한 마사지업소도 있지만, 상당수 업소가 외국인 여성을 고용해 마사지하면서 유사성행위와 성매매 등 퇴폐 영업을 하는 업소가 허다하다.

여수지역의 마사지업소 관계자는 “마사지업소에서 불법체류 여성을 고용해 성매매한다는 얘기는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경찰이 단속해도 폐쇄된 방 안에서 1대 1로 이뤄지는 성매매를 직접 적발하는 것은 어렵다. 여기에다 현금 거래, CCTV 미설치 등 편법으로 교묘하게 영업을 해서 유사성행위와 성매매 등 퇴폐 영업을 해도 적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고용 여성들이 성매매해도 업주들이 대부분 묵인한다. 여성은 물론 업주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단골손님이 요구하면 뿌리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마사지업소에 외국 여성들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에이즈 환자를 비롯한 성병 감염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HIV에 감염된 불법 체류자와 연락이 끊기면 사실상 대책이 없다.

▲ 지난해 11월 28일 여수시 공무원과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광주전남지회 회원들이 부영3차 사거리에서 에이즈 예방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여수시 제공)

지난 4월 포항의 한 마사지업소에서 일하던 불법체류 여성이 에이즈에 걸려 사망해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이 여성은 폐렴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혈액검사를 받아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틀 만에 숨졌다. 특히 이 여성이 마사지업소에서 일하면서 성매매를 했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불법 체류자여서 국내 전체 행적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접촉 가능성이 있는 남성에 대한 역추적도 쉽지 않았다.

에이즈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에 의한 질병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 급성증후군 시기를 지나 약 10년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면역기능이 급격히 저하되기 시작한다. 체중감소, 심한 피로감, 발열, 설사, 발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성관계나 감염된 혈액의 수혈, 오염된 주삿바늘의 공동사용, 감염된 산모의 임신과 출산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에이즈는 아직 완벽한 치료법이 없는 질병이지만 HIV에 걸렸더라도 병의 진행을 막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 익명검사를 받을 수 있다. HIV 감염인과 성관계를 했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1회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은 0.1~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신의 면역 상태에 따라 바이러스가 활성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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