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의원 5명 “김회재, 민주당 정체성·이미지 훼손” 사과 촉구
도·시의원 대동 ‘지지세 과시 행위’로 비칠 소지 있어…자제해야

제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여수을 경선 후보들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현직 도·시의원은 물론 타 당 및 무소속 전·현직 도·시의원을 대동하면서 후보 정체성 논란과 지역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여수을 최종 경선에 오른 김회재·정기명 예비후보가 정책 검증은 뒤로 한 채 서로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여수을에 선거구를 둔 민주당 여수시의회 의원들이 김회재 예비후보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 더불어민주당 여수을 김회재 예비후보가 지난 17일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 더불어민주당 여수을 정기명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여수시의회 고희권·문갑태·정경철·나현수·주재현 의원은 24일 성명을 내어 “김회재 예비후보는 민주당 후보로서 총선 승리를 위해 먼저 민주당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당내 경선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시의원들은 “민주당 중앙당에서 결정된 국회의원 후보 경선대상자가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거쳐 현재는 무소속인 시의원과 전 도의원을 기자회견장에 대동해 지지세를 과시한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라면서 “민주당을 지켜온 당원들에게 심한 모욕감을 느끼게 했으므로 마땅히 민주당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시의원들은 “이 자리에 참석한 타 당 및 무소속 시의원들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자들이고 반 민주당·반 문재인을 외친 사람들로,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과 싸웠던 타당 후보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찌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에 타당 소속 시·도의원들을 대동한다는 말인가. 행여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민주당에 복당시켜 주겠다고 약속이라도 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과거 여수시장 선거 과정에서 시장 후보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고 나와 선거권이 박탈되고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로서 전력이 있었던 전과자까지 기자회견장에 대동한 김회재 예비후보의 정체성과 도덕성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정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 자발적으로 참석했다는 일부 시의원은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당시 정 예비후보와 함께 당 후보들의 승리를 위해 뛰었다. 나는 갑 선거구라 정 예비후보에게 줄 설 이유도 없다”며 “현재 민주당 소속도 아닌 전·현직 도·시의원을 대동한 김 예비후보가 되레 줄 세우기를 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장에 여수갑·을 선거구 시의원을 대동한 것에 대해 김 예비후보가 이를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예비후보는 한 언론을 통해 “중앙당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을 지역뿐 만이 아닌 갑 지역 시의원들까지 동원해 줄 세우기 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한 바 있다.
 

▲ 이모 씨가 SNS를 통해 보낸 김회재 예비후보 지지 메시지.


그런데 김 예비후보가 지난 17일 가진 민주당 여수을 국회의원 후보 경선 출마 기자회견장에는 민주당 최병용 전남도의원, 무소속 이선효·김종길(전 민주평화당) 여수시의원, 서일용(전 민주평화당) 전 전남도의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제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이용주(이후 민주평화당, 현재 무소속) 국회의원과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권오봉 여수시장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모 씨도 참석했다. 이 씨는 SNS 등을 통해 권오봉 여수시장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김 예비후보 지지를 부탁했다. 이 때문에 권오봉 여수시장이 김회재 예비후보를 돕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회재 예비후보가 민주당 소속이 아닌 전·현직 도·시의원들을 기자회견장에 대동한 것에 대해 시의원들이 ‘지지세를 과시한 것’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정기명 예비후보도 기자회견장에 같은 당 시의원들을 대동한 것은 이와 같은 행위로 비칠 소지가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정 예비후보의 19일 기자회견장에는 강현태·김행기·나현수·고희권·정경철·민덕희·전창곤·주재현·문갑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총선 후보들의 도·시의원을 대동한 기자회견이 지역을 분열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만큼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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