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의원 “요양병원 방만 운영, 위·수탁 문제 방치 등 여수시 직무유기”

▲ 공립 여수시노인전문요양병원 홈페이지 캡처.


공립 여수시노인전문요양병원이 병원 수입을 개인 통장에 관리하고 부원장 아내를 직원으로 채용해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는 등 허술한 운영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경영진과 직원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일부 직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여수시가 사실상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병원의 내부 진통과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위탁법인의 부도로 취약계층을 위한 국비 지원사업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입원환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시의회에서는 재단의 회생 절차만을 기다리며 손을 놓고 있는 여수시의 무사안일주의, 직무유기라는 질타가 나왔다.

여수시노인전문요양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와 조무사 등 직원 18명은 지난 1월 지난해 위탁 운영 법인이 변경된 이후 직원 처우와 근로여건 등이 급격히 악화하고 병원 운영이 부실해졌다며 시 보건소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직원들은 수차례 여수시에 개선을 요구했으나, 변화가 없자 권오봉 여수시장에게 직접 묻겠다며 공식 면담을 요구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병원 수입 2억 원가량을 개인 통장으로 관리하고 직원들 모르게 채용된 부원장의 부인이 1498만6000원의 임금을 과다하게 지급 받은 사실이 드러나 여수시가 회수했고, 부적절한 회계처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경찰이 병원 운영 전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 송하진 시의원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지난 8일 제200회 임시회 10분 자유발언에서 “요양병원 직원들은 고용 승계 문제로 심리적인 불안과 압박감이 극에 달한 실정”이라면서 “병원 측은 모든 문제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면서 직원들의 불만과 원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병원 측은 어떠한 책임 있는 태도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어떠한 신뢰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여수시는 현재 병원 운영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보건소 관계자는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약품 부족, 의료기기 관리, 소독기 교체 등에 대해서는 모두 개선이 됐으며, 부당 임금은 환수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 현장에 나가 점검하고 있으며, 이번에 임금협상 건과 관련해 얘기를 듣는 과정에서 (경영진이) 강압적으로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기다려 달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요양병원 직원들은 지난달 새롭게 취임한 부원장은 직원들과의 개인 면담 자리에서 “논란이 외부로 드러난 것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직원들을 압박했고, 일부는 경영진의 감시와 불합리한 업무 간섭이 심해졌다며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송하진 의원은 “성석의료재단의 경영 악화와 병원 내 임직원 간 불화 등 병원 운영을 둘러싼 파열음과 갈등이 지역사회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는데 시보건소는 어떠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느냐”며 “상당수의 직원이 심각한 고용불안을 느끼면서 온전히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환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 저하로 이어지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 공립 여수시노인전문요양병원. (사진=마재일 기자)


국비 지원 치매 사업 차질

취약계층을 위한 국비 지원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시는 치매 관련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정부로부터 89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지만, 재단 정상화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탓에 병원에 대한 예산 지원까지 불가능해져 관련 사업을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또 지난 4월 공고를 통해 채용한 사회복지사를 치매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으나, 사업승인이 나지 않아 업무에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송 의원은 “지난해 9월 재단이 최종 부도가 난 이후 8개월이나 흘렀지만, 여수시는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은 채 재단 측의 회생 절차만을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여수시가 ‘무사안일주의’, ‘소극적 행정’, ‘직무유기’ 등 행정의 총체적 난국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의료재단이 부도가 나서 1억 원에 가까운 국비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여수시의 황당한 변명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라고 했다.
 

▲ 지난 2월 여수시노인전문요양병원 소속 간호사와 조무사 18명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경찰에 제출한 건의문에는 직원들의 절박하고 안타까운 목소리들이 드러나 있다.


“8개월간 여수시는 방관만 했다”

앞서 지난 2월 제198회 임시회 10분 자유발언을 통해서 여수시노인전문요양병원의 허술한 운영과 방만한 경영, 위수탁 계약 과정에서의 시 보건행정의 안일함과 나태함을 강도 높게 지적한 바 있다. 송 의원은 당시 “요양병원 병원장이 또 다른 개인 의료기관에서 중복근무하는 황당한 병원 운영을 하고 있었고, 간호 인력은 물론 처방제 등 약품이 부족하고, 필수 의료기기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또 “환자들 역시 환자복이나 담요 시트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고, 식단관리도 부실해 매우 열악한 치료환경에 놓여 있다”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여수시노인전문요양병원 소속 간호사와 조무사 18명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경찰에 제출한 건의문에는 직원들의 절박하고 안타까운 목소리들이 드러나 있다.

“운영자는 어르신 식사, 환자복, 병원 환경은 일절 관심도 없고, 어찌 보면 어르신 목숨을 담보로 파렴치한 운영을 했다. 최악이었다. 병원 근무환경, 운영방식은 수준 이하였다. 공립병원 취지에 어긋나도 한참 어긋났다.”, “병원 문제점을 여러 번 연락했으나 보건소는 관리·감독이라는 말로 회피하는 듯 보였고 관심 없어 보였음.”, “에어컨이 낡아 수시로 고장 나서 교체해야 함에도 계속 수리만 하고 있고 환자복도 낡았는데 교체 안 해 줌. 소독기도 수시로 고장 남.”

“2019년도 최저임금은 인상됐다고 하는데 우리 병원은 오히려 임금을 깎고 직원들에게 아무런 설명조차 하지 않음. 고된 노동에도 정당한 급여를 받지 못해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됨.”,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매 끼니의 식사가 너무 부실하고 이불은 10년 넘게 사용돼 어르신들이 추위를 호소함. 냉난방기기가 정상 작동되지 않고 의료기기들도 낡아 교체가 필요함.”

“병원에 근무할 간호 인력이 부족해 하루 12시간을 근무해야 할 때가 있음. 그런데도 제대로 수당을 주지 않고 식사시간과 화장실 가는 시간을 근무시간에서 제하는 꼼수를 부림. 보건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조치해야 하는데 평소 관리·감독을 성실히 하지 않고 민원에 대한 대처가 미흡함. 언론에 알려진 후에도 보건소가 문제를 바로 잡는 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음.”

“보건소는 식사가 부실하다고 얘기하니 식당에서 사진만 찍고 갔다.”, “마지막 쉼터인 요양병원인데 어르신들 너무 서럽고 안쓰럽다.”, “8개월간 여수시는 방관만 했다.”, “여수시는 병원 환자나 직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게 해주세요.”, “성석의료재단이 폐업을 하더라도 여수시는 근무 직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우리 시나 보건소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방관하고 있어 우리는 크게 소리치며 울분을 토하고 싶다. 직원의 복지는 아예 없고 임금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정말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

▲ 여수시보건소. (사진=마재일 기자)


여수시 행정의 총체적 난국

송 의원은 “우리 시가 부도가 난 성석의료재단에 위탁을 맡긴 것에 대한 관련자 책임 및 문책과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는데도, 여태껏 해당 병원에 대한 전수조사는 물론, 병원의 경영상태가 어떠한지, 근로자들의 근무여건과 환자에 대한 치료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조차 없었다”라며 “우리 시의 보건행정이 시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로 밖엔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어 보인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성석의료재단의 회생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정상화가 언제 이뤄질지 모른 상황임에도 시보건소 담당자는 ‘당장 운영에 문제가 없다’라고 해명했다”라면서 “이는 여수시의 고위급 간부부터 일선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행정 전반에 만연한 무사안일주의와 소극적 행정 등 여수시 행정의 총체적 난국을 여실히 보여 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계약해지 통보와 새 위탁병원 물색 등 사전 준비를 통해 재공모를 추진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여수시 보건행정은 그야말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또 “시노인전문요양병원의 방만한 운영이 심각하고 경찰에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봤을 때 우리 시가 병원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점검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최소한의 역할과 책임마저 포기한 처사”라고 했다.

송 의원은 “우리 시는 지금껏 문제가 된 위수탁 계약에 대한 재검토는 고사하고,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면서 “요양병원은 총체적 난국으로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공립 여수시노인전문요양병원 입구. (사진=마재일 기자)


송 의원은 권오봉 시장을 향해서도 “혈세가 투입된 공립의료기관인데도 졸속 운영으로 시민 세금이 줄줄 새고 있고, 공적 의료 역할 수행은 고사하고 의료기관으로 기본적인 역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시노인전문요양병원이 이대로 계속 가도 되겠느냐”며 “식물인간 마냥 시민 혈세로 연명하며 방치하는 요양병원이 이대로 계속 운영돼도 문제가 없는 것인지 시장의 의중을 듣고 싶다”고 했다. 송 의원은 이어 “시장님 부모님과 가족의 노후를 시노인전문요양병원에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송 의원은 “요양병원이 이미 자정 능력을 상실한 만큼 하루빨리 위수탁 기관을 재공모해 건실한 경영 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전수조사 등 강경책을 통해 병원의 각종 부조리와 폐해 등을 파헤쳐 합당한 처방을 내려 회생할 수 있도록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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