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정책 수립 시 사전에 의회와 소통·협의해야” 강조

“과거 사례처럼 집행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이나 의회를 경시하는 비민주적 행정절차가 드러날 때는 저는 의회에 부여된 법적 권한을 최대한 행사해 강력하게 견제하고 분명히 바로잡아 나갈 것이다.”

여수시의회 전창곤 의장이 7대 의회 후반기 첫 임시회에서 시 정부의 의회 존중을 요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권오봉 여수시장이 전반기 때와 같이 의회와 갈등을 빚게 되면 남은 2년 시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어서 의회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전 의장은 15일 제203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소통과 협치를 기반으로 시와의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하면서 “여수시도 새롭게 후반기 원 구성이 됐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 개회사하는 여수시의회 전창곤 의장.


전 의장은 이날 낭만포차 이전, 진모지구 영화세트장 건립, 만흥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지정,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 부지 제공, 코로나19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 문제 등을 언급하며 그동안 현안마다 의회와 시가 의견이 상충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며 시가 소통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시 정부와 의회가 반목하고 대립함으로써 지역사회가 분열되고,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우려도 커져만 갔다고 했다.

전 의장은 “시 정부가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우리 의회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했더라면 이러한 갈등과 반목은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한 뒤 의회에 통보하고 의결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의회를 경시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냐”라며 “지방정부는 마땅히 주민의 대표인 시의원과 지방정부의 최고 의결기관인 시의회를 존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정부에서 정책을 수립하고자 할 때는 사전에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해야 한다”라며 “그것이 지방자치의 원칙이자 대의 민주주의의 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여수시와 시의회는 전반기에 현안마다 갈등을 빚었다. 특히 서완석 전 의장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본회의 폐회사에서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한 의혹과 웅천 마리나 위·수탁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 등을 거론하며 ‘권력형 비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 의장은 “의회를 무시하고 주민의 대표인 주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존중하지 않고는 시장이나 시 정부는 성공할 수가 없다”라며 “하반기에는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시 정부에서는 의회를 존중하고 정책과 사업을 결정할 때 반드시 사전에 의회와 협의해 가장 좋은 대안을 마련해서 결정하고 추진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전 의장은 “정치는 타협과 협상 속에서 주고받는 것으로, 일방적인 독주는 부작용만 초래할 뿐, 결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 시의회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소중한 동반자이자 든든한 파트너”라고 주지시켰다.

의장에 당선되면, 제8대 시의원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전 의장은 “불출마 약속을 했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사심 없이 원칙과 소신껏 담대하게 오직 시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 집행부를 향해 “과거 사례처럼 일방적인 정책 결정이나 의회를 경시하는 비민주적 행정절차가 드러날 때는 의회에 부여된 법적 권한을 최대한 행사해 강력하게 견제하고 분명히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의장은 또 ”현재 우리 시에는 해결해야 할 현안사업들이 많다. 심각한 인구 유출 문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죽림·소제·만흥 택지개발사업, 조선소 집단화 문제, 과도한 아파트 건립 및 분양가 상승 문제, 지역 균형발전 문제, 섬 접근성 문제, 수산물특화시장 분쟁, 만흥 매립장 기간 연장 문제, 박람회장 사후활용,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등 남은 기간 우리 시의 산적한 과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라고 했다. 전 의장은 ”이제 새롭게 후반기 원 구성이 됐기 때문에 시 정부도 이전의 행태와는 다르게 의회에 와서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라고 주문했다.

여수시의회는 전 의장을 중심으로 전체의원 간담회 등 시와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수시로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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