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매일
뉴스사회
대놓고 축산 폐수 ‘콸콸’ 수년째 방치 여수시…셀프 조사 논란[여기, 사람이 살고 있어요] ⑤ 도성마을 악취와 바다 오염원이 드러나고 있다. 오수관에 구멍을 뚫어 축산 폐수를 흘려보내고 분뇨 처리시설에 수돗물을 섞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9.22  13:47:2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악취 고통·바다 오염’에도 속수무책 시 책임론 대두
오수관 구멍 뚫어 폐수 흘리고 수돗물 희석 정황
시 특사경 조사…주민들 “고양이에 생선 맡기는 격”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의 축산 폐수와 생활 오·폐수가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채 수년째 바다로 무단 배출되면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고 심한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2018년과 2019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문제점이 드러났는데도, 이를 관리 감독하고 지도해야 할 여수시는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책임론이 대두된다.

특히 주민들의 의혹 해소와 사실 규명 작업이 여수시 주도로 이뤄지면서 ‘셀프 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여수시 자체 조사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축산 폐수가 수년간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주민들이 악취 고통을 호소했는데도 제대로 지도단속을 하지 않아 주민들을 악취 고통에 시달리게 했고 해양이 오염되는 등 이번 사태를 키운 장본인이라는 원성을 사고 있는 여수시가 자체 조사할 경우 자칫 면피용으로 흐를 수 있고,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주민들은 업무 관련성이 없는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오수관에 구멍을 뚫어 축산 폐수를 바다에 그대로 배출하고 분뇨 공동처리장 시설에 불법적으로 수돗물을 섞는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어 주민들은 누군가가 축산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하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수돗물을 섞은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영상=하태훈 도성마을 재생추진위원장 제공)
   
▲ 오수관에 구멍을 뚫어 축산 폐수를 바다에 그대로 배출하고 분뇨 공동처리장 시설에 불법적으로 수돗물을 섞는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어 주민들은 누군가가 축산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하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수돗물을 섞은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영상=하태훈 도성마을 재생추진위원장 제공)

22일 도성마을 주민과 여수시 등에 따르면 도성마을의 축사 대부분이 70년대 건축된 노후화된 시설로 개보수 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재래식 퇴비사로 분변 자연 건조 처리하고 있어 악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1999년 설치된 개방형 분뇨 공동처리장 시설은 20년이 넘어 노후화돼 정화능력이 떨어지는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처리 시 심한 악취 발생으로 시설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관리·운영은 마을의 ‘도성축산영농조합법인’이 맡고 있다.

하지만 가축분뇨 공동처리장 아래 배수펌프장에는 관로를 통해 검은 축산 폐수가 흘러나오고 있고 분뇨와 섞인 생활 오·폐수가 굳어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파리 떼도 들끓는다. 수문으로 앞바다에는 뿌연 거품이 떠 있고 물길이 생긴 갯벌 위로 검은색 물이 수년째 흐르면서 갯벌 위는 누렇게 변했고 갯벌 속은 검게 변해 있다.

주민들은 수년째 이런 상황인데도 그동안 전혀 시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하태훈 도성마을 재생추진위원장은 “그동안 신고를 해도 여수시가 현장에 잘 나오질 않았다. 어쩌다 현장엘 나와도 변한 것이 없었다. 이러다 보니 주민들은 해당 축산업체와 여수시 간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오수관에 구멍을 뚫어 축산 폐수를 바다에 그대로 배출하고 분뇨 공동처리장 시설에 불법적으로 수돗물을 섞는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어 주민들은 누군가가 축산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하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수돗물을 섞은 것 아닌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을 점검한 여수시는 최근 축산 폐수를 정화장치로 유입시키는 마을 오수관에 인위적인 구멍이 뚫린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오수관의 검은 축산 폐수가 구멍을 통해 빗물이 흐르는 우수관으로 흘러내려 가고 있다. 또 지난해 3월 사진(다음 로드뷰)과 지난 15일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며 구멍을 뚫은 자리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공사 후 시멘트를 덧발라 놓은 흔적이 뚜렷하다.

 

   
▲ 오수관을 뚫은 것으로 의심되는 자리. 2019년 3월 다음 로드뷰(위) 모습과 2020년 9월 15일 모습. 누군가 오수관에 구멍을 뚫어 축산 폐수를 바다에 그대로 배출하고 분뇨 공동처리장 시설에 불법적으로 수돗물을 섞는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어 주민들은 누군가가 축산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하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수돗물을 섞은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사진=하태훈 도성마을 재생추진위원장 제공)

 

   
▲ 가축분뇨 공동처리장 아래 배수펌프장으로 흘러드는 축산 폐수와 생활 오·폐수. (사진=마재일 기자)
   
▲ 바다로 흘러든 축산 폐수와 생활 오·폐수. (사진=마재일 기자)

해당 폐수처리시설에 누군가가 수돗물을 섞은 정황도 확인됐다. 당시 주민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처리를 거치고 바다 방류를 앞둔 물 위에 수돗물이 뿜어져 나오는 호스가 걸쳐 있다. 하 위원장은 “호스가 줄로 고정돼 있었고 찌든 때가 묻어 있는 등 이는 한두 차례가 아니라 계속해서 수돗물을 섞었다는 정황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시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오수관에 구멍을 뚫었는지, 분뇨 처리시설에 수돗물을 섞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기후생태과 수질관리팀 관계자는 “현장 점검을 통해 분뇨 처리시설에 수돗물을 섞는 위반사항을 확인했으며, 뚫린 구멍이 폐수와 연관성이 있는지 등 관리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위반행위가 확인되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주민들은 폐수처리장 방류수 수질검사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 해당 시설에서 정화된 물은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수질검사에서 전부 ‘적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하수 처리 절차나 장비는 그대로인데도 정기 수질검사와 불시 수질검사의 결과가 다른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로 여수시는 지난해 축산 폐수와 생활 오·폐수가 바다로 유입된다는 언론 보도로 논란이 일자 불시에 폐수 시료를 채취, 검사 결과를 토대로 ‘도성축산영농조합법인’에 방류수 수질 기준 초과 및 관리규정 위반 등으로 각각 600만 원과 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법인 관계자는 “과태료는 해당 축산업체가 대신 물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축산 폐수와 생활 오·폐수는 악취를 풍기며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고,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등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방류수 수질은 도성축산영농조합법인에서 시료를 채취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부유물질, 총질소 등을 자체검사 의뢰한다. 이에 대해 하태훈 위원장은 “채취한 폐수에 수돗물을 섞어 희석하고, 검사 기관에서 시료를 채취하러 올 때 법인에 미리 연락하고 온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일정규모 이상의 축사시설은 자체 수질검사를 하며, 여수시가 불시에 검사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관로에서는 특정 농장에서밖에 폐수가 나오지 않는다. 외지인과 결탁한 누군가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라며 “위법은 없는지, 왜 이렇게까지 방치됐는지 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분뇨 공동처리장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법인 잘못이 크지만, 축산 폐수를 무단 배출한 업체는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여수시 특별사법경찰 공무원이 이번 축산 폐수 불법 배출과 수돗물 희석 사건을 조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도성마을 축산 폐수 무단 배출과 수돗물 희석 사건은 시 특사경 공무원이 조사하는데, 문제는 가축분뇨배출시설 지도 점검 담당 부서인 기후생태과 수질관리팀장과 직원이 특사경이라는 점이다. 하 위원장은 “그동안 언론에 수없이 보도되고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개선되지 않았다. 더욱이 담당 부서(특사경)에서 조사한다고 하니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특별사법경찰제는 보건·위생·환경 등에 대해 공무원에게 단속 활동과 함께 직접 수사하고 검찰에 송치하도록 하는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여수시에는 기후생태과, 농업정책과, 도시미화과, 식품위생과 등 18개 부서에 71명이 활동하고 있다.

< 저작권자 © 동부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마재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시민 2020-09-22 15:00:14

    관광객이 다니는 시내 곳곳엔 대형 파라솔 까지 설치하고
    그렇게 세심 할수가 없으면서..
    주객전도가 따로없네신고 | 삭제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라남도 여수시 소호로 514, 4층(소호동)   |  대표전화 : 061)654-877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전남아00326  |  등록일자 2019. 1. 9.  |  발행·편집인 : 마재일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마재일
    Copyright © 2011 동부매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www.dbl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