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의사가 신문사에 제안을 했다. “가끔은 신문 1면에 우리지역에 사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소식을 실어달라”
이것은 신문발행을 할 때마다 매번 하는 고민이다.
시민들에게 이 땅에 살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다.
산좋고, 물좋고, 사람좋은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분명 축복받은 시민들이다.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 그 어디에도 세계박람회가 시민들의 자긍심으로 다가오는 경우는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의구심과 불안감만 늘어난다.
여수시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은 시민들과 온도차가 느껴지는 사업들이 많다.
그래서 사사건건 시민들과 부딪히고 여론이 분열되고 있다. 이러한 것을 봉합하고 화합시켜야 할 여수시 의회는 의회대로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역경기나 좋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경기는 경기대로 내리막길을 치닫는다.
식당을 하는 사람이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나 장사가 안 된다며 여기저기서 비명에 가까운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지금 여수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앞으로의 희망이다. 지금은 비록 힘들어도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필요하다.
그러한 희망이 가슴속에 있으면 우리는 지금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감내할 수 있다.
그 희망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정작 그 희망을 전해줘야 할 사람들은 제 한 몸의 안위에 여념이 없다. 시민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시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애터지게 고민하는 흔적이 그들에게는 없다.
지금 여수시에는 매듭이 없다. 경제는 경제대로, 교육은 교육대로, 정치는 정치대로 실타래같이 풀어진 현안들에 대해 단 하나의 매듭도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든 일반 서민들을 대신해 꿈을 찾아주고, 희망을 찾아주라고 뽑아 놓은 사람들이 정치인들이다. 그 정치인들의 요즘 행태는 거의 절망에 가깝다.
바꿔야 한다. 사람을 바꿔야 한다. 영혼 없는 정치인에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동네 반장이나 맡겨주면 딱 좋을 사람들이 지금 여수시 전체를 좌지우지 한다.
그들에게 칼자루를 쥐어준 시민들은 요즘 할 말이 없다. 이제 그들의 임기가 2년 남짓 남았다. 설마 그 기간 동안 여수를 팔아먹기야 할까.
모조리 바꾸자. 희망도 주지 못하는 정치인들은 모조리 바꾸자. 그 바꾸는 과정에서 우리 신문은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아닌 사람에 대해서는 아닌 자료를 들이대며 분명한 의사표시를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지역의 아름다움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혹자는 우리 여수를‘영혼이 없는 도시’라고까지 한다. 여수의 영혼은 무엇인가, ‘여수’하면 떠오르는 정신문화는 무엇인가. 돈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개발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지역에 몸으로, 마음으로 희망을 안겨주려고 노력하는 시민들이 많음을 알기에 그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얘기할 수 있다.
사랑하며 살자고 끊임없이 속삭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꿈을 얘기할 수 있다.
신문이라고 1면에 항상 정치 얘기가 나오고, 무겁고, 어두운 얘기가 나올 필요는 없다. 이제 우리 신문은 그 관념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세상에 신문까지 가세해 시민들을 더 힘들게 할 필요는 없다. 시민들도 이제 알 것은 다 안다. 아무리 귀를 막고, 입을 틀어 막아도 그 정도의 현명함은 우리에게 있다.

이제 여수의 희망을 정치인들이 아닌, 시민들에게서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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