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산 소미산의 불법 훼손에 대한 여수시의 안일한 대처가 비판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수십 년 된 나무를 베어내고 동백나무를 심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많다.

▲ 수개월 간 불법 훼손된 여수 돌산 소미산. (사진=동부매일신문)


5월 4일 소미산 훼손 정황 언론 보도돼
시, 훼손 막을 수 있었다…안일 대처 비판


여수시 돌산읍 소미산 마구잡이 불법 훼손과 관련해 여수시가 이를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여수시의 안이한 대처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멀쩡한 산에 수십 년 된 나무를 벌목하고 동백나무 식재와 숲 가꾸기 사업을 허가한 여수시의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여수시가 불법 행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수개월 뒤에서야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는 등 ‘뒷북 행정’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여수시가 사업자의 불법 행위를 언제 인지했고 이를 정말 몰랐느냐는 것이다. 시는 지난 12일 ‘제206회 여수시의회 정례회 이상우 의원 10분 발언’ 해명자료를 통해 운반로 너비 3m로 개설토록 허가됐으나 제보자의 신고로 7월 30일 과도한 불법 행위를 확인하고 8월 4일 공사중지 및 원상복구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 지난 5월 4일 <공감신문>에 실린 소미산 작업로 공사 사진. (사진=공감신문)


그러나 소미산 불법 훼손 문제는 지난 5월 4일 <공감신문>에서 ‘여수시, COP28 유치 진정성 ‘의문’…신음하는 돌산 소미산‘ 제목으로 보도가 됐다. 당시 기사에 게재된 사진을 보면 작업로 인가조건인 3m를 훨씬 초과한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여수시의 조치는 없었고 불법 행위는 계속됐다.

이를 보도한 박진종 기자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여수시 도시계획과에 산림경영계획보다 도로가 많이 넓어진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것인지 등을 물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서 여수시는 소미산 정상 동백숲 조성사업 허가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 산 정상에 숲을 조성하는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어 “다른 여수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만들어진 소미산 작업로는 향후 산 정상에 조성된 동백숲 관리를 위한 길로 쓰일 예정이다. 다만, 3미터가 넘는 폭은 복구 작업이 진행된다. 결국, 파헤쳐진 숲은 완벽히 복구되지 못하게 됐다”라고 언급된다.

이에 대해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당시 어떤 공사인지와 도로 폭 등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기억한다. S자 형태의 지형이나ᆞ 차를 돌리기 위한 장소 등 부득이한 경우 등은 3m를 초과할 수 있다고 설명해 줬다”고 말했다. <공감신문>의 기사는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언론 보도 이후 3개월 뒤인 8월 4일에서야 공사 중단과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다.

박 기자는 또 “지역구 시의원에게도 소미산 문제를 알리고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이 없었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유치위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무슨 일인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보좌관들에게 문의해 보니 다른 지역도 같은 방식으로 숲을 조성한다는 말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개최를 희망하는 지자체 공무원의 인식이라고 하기엔 아쉽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했다.

박 기자는 “이후에도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지자체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경남의 한 지자체가 내 기사를 언급하며 문제를 제기했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라면서 “누가 봐도 말이 안 된다. 본가가 돌산인데 막 훼손되는 게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여수시가 당시 소미산 관련 언론 보도를 체크하고 현장을 점검했다면 산림 무단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지적과 함께 불법이 의심되는 정황을 접하고도 안일하게 대처한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의회 이상우 의원은 지난 10일 제206회 정례회 10분 발언에서 “산림과, 허가민원과, 도시계획과 담당자들이 불법이 자행되는 현장에 한 번도 가보지 않고 허가민원과에서 발송한 협의 공문을 받아 사무실에 앉아 사진과 도면만을 확인하고 ‘보완’을 회신했다”라며 “사진판독만으로도 ‘불가’로 회신하고 담당자에게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라고 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시는 해명자료를 통해 훼손된 산림을 방치했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 대해 “산지일시사용신고는 허가 시 승인조건을 첨부해 피허가자가 사전에 관련 법률과 조건을 인지한 후 공사를 추진토록 하고, 준공 시 피허가자가 설계도서대로 작업을 했는지 현장 확인하며 이상이 없으면 준공 처리한다”라고 했다.

▲ 불법 훼손된 여수 돌산 소미산. (사진=이상우 의원)

 

수십 년 된 나무 베어내고 멀쩡한 산에 동백나무 식재 의문
시, “대관람차 등 관광시설·공원계획 검토…민원 답변처리”
지난 2월 시의회서 시 국장 “산 정상부 관람차 최고 적지”

여수시가 소미산에 우량 임지 조성을 위한 숲 가꾸기와 산주의 소득 창출과 경관형 산림조성을 위한 동백나무 식재 등을 위해 작업로 개설을 허가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서도 의문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여수시는 산 정상부 산림경영계획 인가에 대해서 안굴전부터 산 정상까지 자생하는 동백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동백 추가 식재(1㏊) 및 인가지 전체 숲 가꾸기 사업(9㏊)을 목적으로 인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상우 의원은 “상식적으로 산 정상부에 소득사업 한다고 3000평 땅에 동백나무를 식재하는 사업주가 어디 있겠냐. 일반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곳에 식재사업을 하는 게 상식일 것이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산 정상부 1ha에 동백나무를 심기 위한 사업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특혜성 사업”이라면서 여수시가 소미산에 불법 도로가 난 사실을 알면서도 사실상 이를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의도가 불분명한 동백나무 조성사업을 여수시가 승인한 것은, 사업주가 해당 부지에 공원 계획과 대관람차 등 각종 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해당 업체는 불법으로 낸 산중 도로 인근에 모노레일과 대관람차 등의 관광시설을 구상해 여수시에 공원 조성계획을 제안했으며, 여수시도 이를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 25일 여수시 공원과가 도시계획과에 보낸 공문을 보면 ㈜예술랜드의 도시관리계획(공원) 입안 주민제안 요청에 대하여 우리 과에서 추진 중인 ‘2030 여수시 공원녹지기본계획수립 용역’ 과업에 추가하고 적정성 등을 검토하여 주민공청회 개최(21. 3. 경), 시의회 의견청취 및 도시공원위원회 자문(21. 4. 경) 등을 통해 ‘21. 10. 경 공원녹지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나와 있다. 불법 산림 훼손과 도로가 실제로 숲 조성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여수시 도시계획과는 지난 4일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여수MBC의 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어 도시관리계획(공원) 반영가능 여부 및 결정 시기를 문의하는 민원을 접수하고 법정 기준 및 구비서류와 관련 부서협의,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등 절차를 안내한 것이라고 밝혔다. 소미산공원 조성계획 검토는 신속민원으로 접수된 민원에 대한 답변처리 법적 의무사항으로 의혹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또, 소미산공원 조성 문의에 대한 민원답변과 불법도로 개설에 대한 조치는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 했다.

산중 불법 도로가 동백나무를 식재하는 숲 조성이 주된 목적이 아닌 공원개발을 위한 사전 작업 의혹에 대해서는 숲 조성과 작업로는 산림경영계획 인가를 받고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시는 소미산 민간공원 조성 제안 및 절차에 대해 정상적인 민원답변 이외 어떠한 진행 상황도 없다고 했다.

 

▲ 불법 훼손된 여수 돌산 소미산. (사진=이상우 의원)


하지만 지난 2월 12일 제198회 여수시의회 임시회 해양도시건설위원회 회의에서는 여수시가 사업자의 대관람차 설치 계획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언급된다.

이날 강재헌 의원은 정부의 지역 관광거점 도시 공모에 목포시가 되고 여수시가 탈락한 사실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관광정책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장세길 건설교통국장에게 돌산 소미산에 대관람차를 설치한다는 얘기를 들어봤냐고 묻는다. 장 국장은 “예”라고 답한다.

강 의원은 “거길 한 번 가봤다. 그 사람들(사업자)이 장단점을 보통 검토했겠느냐. 그런데 우리 시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시설을 갖췄을 때 개인이 하지마는 결국 우리 시의 자산 아니겠냐. 특별히 도시계획 정책에 반하지 않는다면 일부러라도 모셔와서 우리 지역에 투자해달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 국장은 “지금 초기 단계로 검토하고 있다. 공원으로 일부 결정을 해서 돌산에 있는 관광시설과 연계해 거기다(소미산) 설치를 하면 정말 산 정상부고 해서 관람차를 타면서 즐기면서도 시야가 확 트이기 때문에 정말 최고 적지다, 해서 아마 그 투자자가 그렇게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도시계획이라든지 도시공원법 관련해서 검토하고 있다. 어느 정도 검토가 된다면 공론화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장 국장은 이어 “만약에 입안하게 된다면 법적인 것은 우리 국에서 공원 결정을 해야 한다. 또 법적으로도 의회 의견청취를 하게 돼 있지마는 안 돼 있다 하더라도 우리 상임위에 보고해야 할 것 같다”라면서 “2차적으로 또 한 번 공론화해서 의원님들 의견 듣고 입안할 것인지 말 것인지 그렇게 해서 관광유치가 돼야 한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장 국장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관광객이 많이 줄고 있다”라며 “적극적으로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시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미산 불법 산림 훼손에 대해 “해당 업체에 적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인허가를 했으며, 업체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자연이 훼손된 부분에 대해서는 원상회복이 철저히 진행되도록 현장 확인을 강화하고 있고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조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한 미준수·부실복구 사항이 있는 경우 행정절차법에 따라 허가취소 및 고발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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