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시내버스 업계가 총파업에 들어갔다. 오죽 힘들어서 총파업까지 했겠냐 싶지만 이번의 경우는 파업의 명분도, 시민의 여론도 등에 업지 못한 파업이다.

우선 버스업계 노조는 여수시에 이것 저것을 요구하기 이전에 사용자 측에 투명한 경영을 요구하고, 살을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영업이익을 같이 나누자고 강하게 요구했어야 그것이 올바른 순서다.

여기서 거칠게 한 번 묻겠다. 이번 총파업에서 사용자는 어디에 있는가? 당사자인 사용자는 간데 없고 왜 시민들을 향해 적자를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가?

노사 양측은 총파업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기 이전에 어떤 자구노력을 했는가? 그리고 사용자 측은 이번 파업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이번 총파업이 박봉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의 생존을 위한 파업이 아니라 혹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파업은 아닌가?

사용자는 아픈 척 하면서 혹시 그 아픔을 즐기고 있지는 않은가? 작년 한 해 58억여원의 시민 혈세가 버스업계로 지원됐는데 그 돈은 어떻게 사용됐는가?

지금 여수시가 중앙정부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이유는 정작 여수시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일마저도 하지 않고, 중앙정부를 향해 이것도 해 주고, 저것도 해달라고 막무가내로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도와주고 싶어도 여수시의 행태를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신다는 극단적인 얘기까지도 들었다.

여수의 시내버스 업체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 지금 전국 242개 기초단체 중에서 버스준공영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지자체가 한 곳도 없다.

그럼에도 여수의 버스업계는 시민들을 향해 적자가 나고 있으니 한 해 100억원이 넘는 예산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30만 고객을 가진 여수지역의 버스업계가 이 정도라면 우리 지역보다 훨씬 더 열악한 도시의 버스업체들은 망해도 수십 번 망했어야 그것이 정상이다.

혹시 그 도시들의 버스업체들은 어떻게 경영하고 있는지 벤치마킹이라도 한 번 해보았는지 묻고 싶은 이유다.

듣자하니 적자가 난다고 시민 혈세를 한 해 58여억원이나 지원받는 회사의 사장 연봉이 1억원이 넘는다는 말도 들리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여수시는 단 한푼의 시민 혈세도 지원할 수 없다고 선언해야 옳다.

박봉에 시달리는 버스업계 종사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파업의 경우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뜻이다. 힘든 환경속에서 근무하는 버스 기사들의 어려움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여수보다 더 열악한 지역의 버스업계 종사자들이 왜 여수지역보다 더 좋은 복지혜택을 누리는지 그 원인부터 파악하는 것이 순서다.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기에 앞서 고용주부터 제대로 다그치라는 얘기다.

시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지 못하면 이 파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시민들을 볼모로 하는 이번 파업이 즉시 중단되어야 하는 이유다.

어제 어느 고등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시내버스 파업이 오래 동안 계속됐으면 좋겠어요”하고.
그렇게 말한 이유는 관광버스 기사아저씨와 요금을 받는 아저씨가 너무나 친절해서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어린 학생의 이 말이 이번 시내버스 파업의 의미를 함축해서 말해주는 것은 아닌지 노사 모두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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