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해서 매듭이 필요하다. 정권이 바뀌자 ‘여수게이트’라 불리는 온갖 추잡스러운 일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이에 대한 매듭이 없다.

우리가 그동안 무엇을 잘못했는지, 당면 과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 앞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시기인데 정확한 매듭이 없다는 뜻이다.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는 이 상황에서 이제는 속속들이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때다. 그리고 그 뼈저린 반성을 통해 ‘다시 일어서자’고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은 아픈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단기적으로는 시민들을 더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할지라도 시민들에게 정확한 실상을 알리고 시민들의 양해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지금 여수를 구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 첫 매듭의 기회는 민선 4기에서 민선 5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 시기를 놓치고 오늘에 이르다 보니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민선 5기의 부담으로 남게 됐다.

지금 시민들은 이 도시에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앞으로 이 도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참으로 궁금해 한다. 많은 기대 속에 도시의 수장인 시장이 바뀌었으나 시민들은 시장이 바뀐 뒤에 여수시의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과거 여수시의 역주행을 음으로 양으로 주도했던 인물들이 아직도 요직에 앉아 권세를 누리고 있고, 잘못된 일은 많았으나 잘못된 일에 대한 청산은 없다.

수일 내에 뇌물 받은 시의원들의 사건전말이 발표될 예정이다. 그리고 그 사건이 마무리 되면 또 다른 대형스캔들(?)이 터져 나올 개연성이 상당히 많지만 우리 도시는 이에 대해서도 무방비 상태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정리할 것은 우리 손으로 정리하자는 얘기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비리 문제로 시민들의 진을 뺄 것이 아니라 한 번 아플 때 야무지게 아프고 말자는 얘기다.

하루 해가 저무는 것을 보며 우리는 하루를 반성한다. 어제와 오늘의 부족함을 반성하면서 우리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에 대해 꿈을 꾼다.

지금처럼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으면서 무작정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아무런 매듭도 없으면서 내일의 희망을 얘기할 수는 없다. 뻔뻔한 과거에 발목이 잡혀 시민들로 하여금 한없이 절망토록 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고 안일한 사고다.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으면 미래를 위한 발전도 없다.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반성의 정치’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될 때 시민들도 새로운 지도부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도덕성이 몰염치로 변화되고, 윤리가 땅에 떨어져도 책임 있는 누구 한 사람 부끄러움을 모른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 사회가 그저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염치가 없어진 사회가 된 원인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뼈를 깎는 아픔으로 반성해야 할 때다.

지금 이 도시에 필요한 것은 뇌물 스캔들로 인해 절망스럽게 된 우리사회의 도덕적 파탄을 염려하고 치유할 수 있는 사회적 동의가 아닐까 싶다.

지금이라도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수사당국에 고발할 것은 고발하고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해야 한다. 덮는다고 덮어질 일이 아니고, 기다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지금 민선 4기 때 진행된 각종 대형 사업에 대해 수사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속속 뻗쳐오고 있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지고 있다.

이대로 우리가 손을 놓고 있으면 대형비리 사건은 연이어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결코 피해갈 수 없다는 뜻이다.

더 이상 시민들로 하여금 다가오는 사정의 칼날에 마음 졸이게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정리할 것은 정리 하자는 얘기다.

지도자는 단호하게 결정해야 할 때, 단호하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청산해야 할 때 그 시기를 놓치면 잡초같이 되살아나는 그 역풍은 오롯이 시민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널려있는데 왜 매듭이 없냐는 시민들의 원성이 귓가를 때리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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