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가 이제 1년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6개월의 시뮬레이션 기간을 제외하면 남은 기간은 겨우 1년이다. 그래서 박람회장은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고 야간에도 박람회장에서 들려오는 망치소리가 요란하다.

그동안 수많은 시간들을 허비하고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모두가 초조하고 급한 모습들이다. 이러한 모습에 시민들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불안한 시선을 거둘 수 없다.

이러한 시민들의 불안감에 대해 조직위에서는 “우리가 맡은 일은 어떻게든 우리가 책임지고 할 테니 여수시는 여수시가 맡은 일이나 제대로 하라”고 오히려 여수시 걱정을 한다.

시민입장에서 중앙정부나 조직위에 할 말이 참 많다. 그러나 그 말을 다하지 못하는 까닭은 “여수시는 박람회를 위해 그동안 무엇을 준비했나?”하는 물음에 딱히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여수시 관계자들에게 “이것은 어떻게 준비되어 가느냐?”하고 물으면 “중앙정부에 예산지원을 요청해 놓았다”고 대답한다. 정부지원도 못 받으면서 요구만 거듭하는 그 대답을 우리는 수십 번도 더 들었다.
“저것은 어떻게 준비되어 가느냐?”하고 물으면 “지금 실무자 선에서 검토 중이다”하는 대답도 수십번도 더 들었다.

이렇게 뻔한 대답을 우리 시민들은 3년 내내 되풀이해서 들어왔다. 그래서 박람회를 목전에 둔 지금 모두가 불안하고 답답한 심정이다.
이제 “박람회 기간 동안 800만명의 관광객이 여수를 방문했을 때, 우리는 박람회장 외에 여수의 무엇을 더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누군가는 대답해야 할 때다.

엑스포 유치가 확정된 것이 언제인데 환승주차장 부지나 이용방안 하나 결정짓지 못하는 행정력과 박람회 전에 개통되지 못해 여수 관문에서부터 교통대란을 염려스럽게 하는 여수-광양간 이순신대교의 진행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게으름과 무능함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제 겨우 1년 반밖에 남지 않았는데 박람회를 어떻게 치룰 것인지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조차 밝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들은 차마 말문이 막혀 온다.

그 답을 듣기 위해서 우리 시민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3년 동안 그 많은 예산과 인력을 동원해서 박람회를 준비했으면, 이제는 밀실에서 쪼물딱(?) 거리고 있던 그 계획서를 시민들 앞에 내놔야 한다.

3년 동안 우리 공무원들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는가? 얼마 남지 않은 박람회를 위해 지금부터 우리 시민들은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하는가?
지역 상인들은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하고, 지역 기업인들은 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지역의 식당들은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하고, 5만명에 이른다는 여수의 자원봉사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박람회 개최기간 동안 교통 대책은 무엇이고, 숙박대책은 무엇인가? 박람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어떤 부가가치를 안겨줄 것인가?

800만명의 관광객들이 여수에 와서 단돈 만원이라도 더 쓰고 가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하는가?
여수를 찾은 800만명의 관광객들에게 여수의 감동을 어떻게 전해줄 것이며, 박람회 이후에 관광객들이 여수를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하는가?

이뿐 아니라 지금 1조원이 넘게 들어간다는 박람회 건설현장에 지역 기업은 과연 몇 개나 협력업체로 참여하고 있는가?
공무원들과 지역 상공인들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가? 그리고 그 잘났다는 정치인들은 지역의 기업인들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가?

여수에 상공회의소는 있는가? 있다면 지역의 상공인들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가? 최소한 지역기업들이 입찰이나 협력업체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도 줬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역기업들이 혜택은커녕 왜 역차별을 받아야 하는가?

외지의 기업들이, 외지의 노동자들이 우리지역에서 판을 치고 다녀도 왜 다들 입을 닫고 있는가? 왜 받아 놓은 떡조차도 우리는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가?

여수시가 여수시 의회에 보고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박람회 전까지 여수시는 가로청소 등 청소대책 세우는데 525억원을 쓰겠다고 한다.
간판문화 개선사업 등 시가지 경관개선사업 등에 984억원을 쓰겠다고 한다. 연도변 환경정비사업 등에 806억원을 쓰겠다고 한다.
이렇게 2,3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들이 과연 여수의 가치를 높이는데 얼마나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러한 예산들이 여수의 발전을 얼마나 앞당길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두가 전임시장 시절 만들어 놓은 엉터리 같은 자료라고 변명할지 몰라도 이러는 게 아니다.
하나를 준비해도 시민들을 배려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도시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아무리 예산 편성권이 공무원들 고유권한이라 할지라도 이러는 게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자세한 계획들을 시민들에게 소상히 밝혀 시민들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시민들의 입에서 더 독한 소리 나오지 않도록 그동안 준비한 것들을 시민들 앞에 솔직히 내놔야 한다. 그리고 힘들어도 우리가 함께 하자고 시민들에게 요구해야 한다.

아직까지 시민들 앞에 내놓을 것이 없던지, 내놓을 자신이 없거든 누군가는 반드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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