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마다 탐방하는 우리지역 지역아동시설을 둘러보면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다. 어른들에게 배울 때보다, 아이들에게 배울 때 그 감동은 훨씬 진하고, 오래간다.



문수동 부영 9차 아파트 뒷편 고락산 줄기를 찾으면, 110여명의 예쁜 장애아동과 40여명의 일반아이들이 함께 교육을 받고 있는 시설이 있다. 바로 베타니아 특수어린이집이다.



매일 아침마다 이들 원생들은 빠짐없이 고락산을 오른다. 날마다 오르는 숲속에서 그들은 자연을 배우고, 계절을 느낀다.

개미가 빨리 지나가면 아이들은 이렇게 외친다. “내일 비가 오려나 봐요”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있는 것이다.



산을 오를 때, 몸 성한 아이가 앞서 나가는 일은 없다. 자연스럽게 몸이 성치않은 아이들과 보조를 맞춘다. 그들에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란 없다. 그 단어는 이들에게 어른들 편의대로 구별지어 놓은 의미 없는 단어일 뿐이다.



길가에는 키 높은 소나무 숲이 있다. 키 높은 소나무 아래는 키 작은 상수리나무가 웃고 있다.

소나무는 상수리나무를 내려다보되 깔보는 일이 없고, 상수리나무는 소나무를 우러러보되 부러워하는 일이 없다. 소나무는 소나무대로 족하고, 상수리나무는 상수리나무대로 족하다.



산 속에는 또 이름모를 온갖 잡초들이 무성하다. 잡초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가지 풀 또는 자질구레한 것들’이라고 쓰여져 있다.

그러나 잡초와 화초와 곡식의 구분 또한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되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소용되는 것을 찾아 소용대로 써오면서 그 이름을 지어주고, 소용되는 것을 아직 모르면 단지 잡초로 구분지었을 뿐이다.

어제의 잡초가 오늘 날 화초가 되고, 곡식이 되어 사람들의 아낌을 받는다. 그것들과 경쟁하며 살아가는 풀들을 잡초라고 함부로 취급해서는 안 될 일이다.



장애아동도 마찬가지다. “이놈이 커서 어떻게 될까”하고 걱정하는 것은 단지 어른들의 기우일 뿐이다. 이 중에는 누군가 스티븐호킹 같은 알곡도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의 총 장애인 수는 48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전세계 인구의 10%를 장애인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전 인구의 20 %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이유는 장애인의 범주를 대폭 확대해 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장애인 출현율이 인구의 4.59 % (2005년 통계청조사)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성장하면서 사고나 질병, 기타 이유로 장애를 갖게 된 후천적 장애가 5~6% 정도로 추정해 현재 전 인구의 10%를 장애인으로 추산하기 때문이다. 장애라는 말이 이제는 멀리 있는 단어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곳 베타니아특수어린이집은 장애아 전담 보육시설이면서도 일반아동과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장애아동 보육시설이다.

그래서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규모면(연건평 540여평)에서도 그렇지만, 질적인 면에서 이 곳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높다.





이곳에서는 또 친환경, 친자연적인 생태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한다. 이들에게는 숲속이 유치원이고, 자연이 교과서다.

이들이 매일 먹는 식탁에는 철저하게 유기농제품만 올라온다. 기름에 튀긴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은 철저히 배제된다.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김종호 대표원장은 "아이들 소아비만, 소아당뇨도 모두 음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음식문화의 개선을 위해 우리 모두가 몸부림을 쳐야 한다”고 아이들이 먹는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곳은 2005년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평가인증을 획득한 기관으로 현재 전라남도 평가인증 조력기관이기도 하다. 다른 보육시설이 평가를 받을 때 이곳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보육(특수)교사와 다양한 치료사들이 한 팀이 되어 장애아동들의 교육과 재활을 돕는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어있다.

지금까지, 치료사는 치료만 전담하고, 교사는 교실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역할을 주로 맡았으나, 지금은 장애아동 1명을 놓고 이 아동을 지원하는 각 영역의 교사들(4~6명)과 부모가 함께 장애아동의 IEP(개인별교육계획)와 재활을 위한 프로그램을 짜서 수행하고 있다.



이곳은 10여종의 전문직들이 함께하고, 장애아동종합복지센터의 기능을 하고 있는데, 보육교사 32명, 특수교사 12명, 치료사(물리, 작업, 언어, 행동, 심리, 감각통합) 12명과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안전관리사 등 총 70명의 교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김종호 원장은“장애아보육료는 국가무상지원으로 부모들의 부담은 전혀 없지만, 아직도 소도시, 농어촌지역의 2/3이상의 장애아동들은 국가로부터 이런 특수보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타까와 한다.



그는 3살 때부터 60세가 다 되도록 장애를 가지고 살아온 사람으로써, 우리나라 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를 10년전에 창립해 회장을 역임했다.

"장애아동을 위해서라면 지옥불에도 뛰어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장애아동들의 인권과 보육 발전을 위해서 지금도 그는 동분서주하고 있다.



- 후원 안내

후원은 베타니아의 장애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사회통합과 특수보육, 재활 등 더 나은 환경과 교육을 위하여 소중히 사용될 것이며 커다란 희망이 될 것입니다.



*후원계좌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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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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