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방검찰청 신승희 검사

1. 들어가면서
필자가 검사로 근무하다 보면, 민원인들이 검사를 판사라고 부르는 일이며, 피해자로부터 왜 검사는 피해자를 보살피지 않느냐, 왜 나쁜 놈을 구속시키지 않느냐, 반대로 피의자로부터는 왜 검사는 피해자 편만 드느냐, 왜 내 말은 들어주지 않느냐 는 등의 말을 들을 때가 종종 있다.

검사가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그렇다면 도대체 검사는 왜 만들어진 것인지 독자들은 궁금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검사가 왜 탄생하게 된 것인지 그 연원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려고 한다.

2. 들어가서
가. 검사는 왜 탄생하게 되었는가
먼저 우리나라의 범죄 수사와 형사 재판에 있어서 검사, 판사, 피고인이 담당하는 역할이 무엇이냐가 일명 형사사법 구조라는 것이고, 그 역할은 하루 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모두 구체적인 역사적 배경 하에 그 역할이 구분지어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법체계는 우리의 고유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양 또는 일본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탄생된 것이고 특히 법에 있어서는 독일 것을 많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아래에서부터는 독일에서 어떻게 검찰이 탄생되었는지 그 길을 찾아가보겠다.

검사가 우리 세계 역사에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1840년대의 일이다. 독일의 프로이센 형사법원의 국가보안사건 재판에서의 느슨함에 대한 독일 국왕의 극도의 불만이 검찰이 만들어진 배경이 되었다.

그 당시는 판사가 수사를 하고, 그것을 재판에 회부하고, 직접 재판을 담당하는 막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재판이 끝도 없이 길어지고 판사가 수사한 사건을 판사가 재판까지 하다보니 무죄란 있기 힘들었다. 즉 진실 발견이라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다는 것이다.
더욱이 당시는 판사들이 남모르게 재판을 하는 밀행주의, 글만 읽어보고 재판을 하는 서면재판이 널리 퍼져 있었던 때여서 불만이 더욱 고조되었다. 그리하여 당시 왕이었던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는 법무장관에게 검찰을 도입하라고 지시하게 되어 드디어 검사가 등장하게 되었다.
즉 애초에 검사가 만들어진 것은 여러분이 잘 생각하지 못하였던 바로 법원 판사의 막강한 권한을 통제하는 것에 있었던 것이다.

나. 검사는 피고인을 위하여도 존재하는가
애초에 위 국왕이 시켜 만든 법안은, 당시 유명한 법학자이자 법무장관인 사비니(법조계에서는 매우 유명한 인물이다) 등에 의하여 판사를 통제해야한다는 주된 목적이 수정이 된다. 즉 “검사는 국가의 이익 뿐 아니라 동시에 마찬가지로 피고인의 이익, 즉 피고인의 변호를 위하여도 활동하여야 한다”는 검사의 공익성, 즉 피고인을 위해서도 일해야한다는 의무가 부여되었다.

오늘날 국민들이 인권·인권하며 부르짖는 피고인의 인권보호 정신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일명 범죄자들이라고 불리우는 피고인들의 인권은 없었던 시대였기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오늘날은 어떤가. 지금은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해야한다고 부르짖지 않는가.

다. 베를린 법률
이후 법안 통과 등의 진행이 지지부진하다가 당시 하나의 커다란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1846년에 폴란드 지역에서 프로이센 점령에 대한 봉기가 일어나고 (우리나라로 말하면 군정권 시대의 학생운동 쯤 된다고나 할까) 그 결과 수백명의 사람들에 대한 형사사건이 발생하였고, 당시 국왕과 정부는 신속하고 공개적 판결을 원하여 급히 법을 제정하게 된다. 당시 프리드리히라는 젊은 베를린 법원에서 일했던 시보가 법안 작성을 담당하게 되었다.

드디어 1846. 10. 1. 바로 위 ‘베를린 최고법원 및 형사법원에서 심리될 사건들의 소송에 관한 법률’이라는 긴 이름의 법률이 탄생하였다.
그 주요내용으로는, “검사가 법무장관의 감독을 받고, 그 지시에 복종하여야 하며, 법원은 이제 더 이상 직권으로 형사사건에 개입할 수 없고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만 형사사건에 개입할 수 있다.

경찰은 모든 범죄를 조사할 의무가 있고 이후 절차진행을 위해서는 검사에게 송치해야한다. 공판에서 검사는 공소대리인으로서 참여한다. 상소권한은 검사와 피고인에게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위 법 시행 후 베를린 검찰은 “검찰은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관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는데, 매우 부러운 현상이다. 현재 필자를 포함한 우리나라 검사도 위와 같은 평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감히 여러분께 말할 수 있다.

라. 한국 검찰 탄생
그렇다면 우리나라 검사는 도대체 어떤 경로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말인가. 모두 알다시피 한국은 구한말 일본을 통해 근대적 사법제도를 접하였으나, 경찰에 막강한 힘을 불어넣었던 1910년 이후 일본의 식민지 사법제도가 도입되었고, 해방 후 미군정기에 다시 변경이 되면서, 미군정 하에서 현재의 어느 정도 근대화된 한국의 검사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후 여러 법 개정 등을 통해 범죄사건에 있어서, 검사가 수사와 재판 회부 절차를 담당하고 법원이 재판절차를 담당하는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3. 맺으면서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지만 한국에서 필자와 같은 검사가 왜 탄생하게 되었는지 좀 이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두서없이 적어보았다. 이번 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검사라는 것이 피고인을 무조건 엄하게 벌하는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진정한 이익을 위해서도 탄생된 것으로 피고인, 피해자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가장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청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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