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서시장' 과 '서시장 전통상인회'를 찾아서







여수시민들은 (주)서시장과 서시장 전통상인회가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곳을 하나의 서시장으로 알고 있다.



(주)서시장은 서시장 한가운데 대형건물에 입주해 있는 상인 87명이 주주로 참여해 만든 법인으로 그 안은 지하의 수산물 판매장과 1층, 2층 상가로 구성되어 있다.



서시장 상가번영회(현 상인회)는 (주)서시장 건물을 제외한 주변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결성한 모임이다. 한 지붕 2가족 살림인 셈이다.

이 한지붕 2가족을 대표하는 대표자들이 지금까지 수 년 동안 단 한차례의 공식적인 만남도 없었다는 것은 서로 대화의 부족이기도 했고, 이해의 부족이기도 했다.



이번에 서시장 전통 상인회장이 바뀌고, 상인들 전체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시점에서 (주)서시장의 최영기대표와 서시장 상인회 남수평 회장과 (주)서시장의 실무자인 박종천 전무, 그리고 동부매일 박완규 발행인이 만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서로의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대담은 7월 17일 오후 (주)서시장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주)서시장의 최영기대표, 서시장 상인회 남수평 회장, (주)서시장의 실무자인 박종천 전무, 동부매일 박완규 발행인





- 사회 동부매일 박용환팀장 (이하 박용환팀장)

재래시장의 문제는 지역경제와 직결되는 문제인데도 그 가치만큼 지역에서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주)서시장 최영기 대표(이하 최영기 대표)

지금 다른 지역의 재래시장들을 둘러보면 지방정부로 재정적 지원과 함께 다양한 활성화 프로그램까지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여수도 곧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 서시장 전통상인회 남수평 회장(이하 남수평회장)

지금 이런저런 정책들이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재래시장에 도움 되는 정책들은 없었다. 이제부터라도 실효성 있는 정책들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 (주)서시장 박종천 전무 (이하 박종천전무)

여수시와 시민들도 이제 재래시장에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대형마트에서 사용되는 돈은 외지로 빠져나가는 돈이 되지만 재래시장에서 사용되는 돈은 100%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돈이다.



- 동부매일신문 박완규 발행인(이하 박완규 발행인)

오늘 이러한 자리를 마련한 것도,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우리 신문사가 상인들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데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왔다. 오늘은 기탄없이 얘기해 달라. 도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돕겠다.



- 박용환 팀장

요즘 지역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서시장의 경기는 어떤가?



- 최영기 대표

언론에서도 충분히 느끼고 있겠지만 무척이나 힘들다. 서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노점상까지 하면 수천 명의 상인들 중에 지금 웃고 있는 상인은 거의 없다. 엄살이 아니라 정말 심각하다.



- 남수평 대표

매출이 50% 이상 줄어든 상인들도 많다. 우리 서시장이 물건 좋다는 것은 이미 시민들 간에 정평이 나있다. 그럼에도 불경기라는 것을 요즘 실감한다. 주변 식당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 박종천 전무

이제는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불경기일수록 재래시장으로 시민들이 몰려올 수 있게끔 우리 내부에서의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 상인들은 노력도 안하고, 이거 해주라, 저거 해주라 하고 요구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부터 먼저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



- 박완규 발행인

박전무님 말대로 이런 때일수록 상인 내부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대담을 위해 서시장 사무실까지 오는 동안에 인도와 도로에까지 물건들이 나와 있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것 같다. 이러한 것까지도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 박용환 팀장

지금부터는 서시장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에 대해서 자유롭게 얘기해 달라



- 박종천 전무

지금 점포를 갖고 있는 상인들보다 무점포로 장사를 하는 노점상들이 훨씬 더 실속을 차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까 동부매일 발행인 말씀대로 사람들이 다녀야 할 인도와 차도까지 물건과 천막들이 나와 있어 사람들이 다닐 수가 없다. 이점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 남수평 회장

우리 상인들도 기본적인 의식구조를 바꿔야 할 때가 되었다. 상인들도 바꿔야 한다는 것은 인식하면서도 정작 내 변화는 두려워한다. 이제 그 틀을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본다.



- 박완규 발행인

지금부터는 자발적인 상인들의 노력이 행동으로 나와야 할 때다. 재래시장 방문의 날을 더욱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상인들도 같이 노력해 주어야 한다.

그 날을 정해 한 달에 한번이라도 이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장미꽃 한송이라도 건네 보라.

또 가장 바쁜 시간에 아르바이트 몇 명 고용해 입구에 배치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무거운 짐을 든 손님을 보면 뛰어가 “제가 들어 드리겠습니다”하고 차에까지 갔다 주면 그것이 바로 재래시장의 서비스가 된다.



- 박종천 전문

사업적으로 노점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 서시장의 장날이 4일, 9일인데 이때가 되면 여수지역이 아닌 외지에서 물건을 가득 실은 차들이 서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이 차들에 대해서는 또 주차단속도 안한다. 이 장사꾼들이 중요한 자리는 모두 차지하고, 돌산이나, 화양면에서 온 할머니들은 손님도 잘 찾지 않는 외진 곳으로 밀려나고 있다.

여수시에서는 왜 손님들의 차는 주차단속을 하면서 이렇게 외지에서 온 차들은 버젓이 도로에 있는데도 단속을 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 남수평 회장

서시장의 주차문제는 너무나 심각하다. 시민들이 오려고 해도 주차장 때문에 올 수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은 주차공간일망정 주차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주차단속을 해도 문제고, 안 해도 문제가 된다. 주차단속을 강하게 하면 고객들 차량까지 모두 쫓아 버리고, 융통성 있게 하면 장기주차를 하는 차들이 실속을 챙긴다.



- 박완규 발행인

오다보니 서시장 주위로 교통질서가 엉망이던데 시급하게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다. 주차문제는 비단 서시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수시내에 있는 모든 재래시장의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건의와 요구가 있어야 할 사안이다.



- 박종천 전무

사업적으로 노점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노점상을 하되 밤이 되면 이곳이 말끔하게 치워져야 한다. 아예 개인 점포처럼 노점상 자리가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 남수평 회장

노점상에게 자리를 주되 24시간만 기득권을 주는 방법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그래야 다음날 새벽이 되면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일찍 올 것이다. 그러면 새벽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 박종천 전무

지금 서시장 안에서 상가를 가지고 영업을 하는 상인들의 경우 가게 문을 닫고 도로가에 나가 노점상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장날이 되면 중국산 제품을 가진 외지 장사꾼들이 입구에서부터 진을 친다. 서시장 안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물건을 동대문시장이나 남대문시장 등에서 가져온다. 그런데 타지에서 온 중국산 제품의 장사꾼들 때문에 서시장 상인들의 타격이 심각하다.



- 박완규 발행인

지금까지 서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지역 사람이거나 돌산이나 화양면 등지에서 오신 분들이 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외지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는 줄은 몰랐다. 언론인이 모르고 있었으면 일반 시민들 대부분은 모르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 남수평 회장

지금 정부에서 재래시장 특별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재래시장을 활성화 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농어촌 특별법과 같이 눈 밝은 사람들에게 그 혜택이 많이 가고 있다.

수천억, 수조원씩 지원을 한 이 특별법은 예산만 낭비한 대표적인 정치적 실패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것도 결국 농민들과 상인들의 표심을 잡기위한 방법 중에 하나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 박용환 팀장

이제 정리할 때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서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간단히 말해 달라.



- 최영기 대표

지금 서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주차장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서시장이 탄력을 받을 수 없다. 다른 그 무엇보다 시급하게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 박종천 전무

지금 상인들이 자기 상가 앞에 도로와 인도를 점거하면서까지 너무나 많은 물건들을 내놓고 있다. 손님들이 다닐 수가 없을 지경이다. 기존의 대형 노점상들은 이제 서시장내에 있는 점포로 들어와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는 이제 시골 할머니들에게 내줘야 한다.



- 최영기 대표

지금까지는 다행히 화재 발생이 없어서 다행이지 불이나면 서시장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 인도와 도로 할 것 없이 엉망이다. 반드시 정리가 필요하다.



- 남수평 회장

주차 회전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차시설에 장기주차를 막는 것이다. 장기주차를 하는 차 대부분이 서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의 차다. 이래서는 안 된다.

상인들이 그 자리를 피해 주고, 그 자리에 손님들이 차를 댈 수 있게 해야 한다. 상인들이 자리 하나를 피해 주면 그 자리에 하루에 수십대의 차량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손쉽게 장을 볼 수 있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자기차를 그 자리에 대놓고, 손님이 안온다고 하면 그것은 우리 잘못이다.

상인들의 차에는 우리 자체적으로 “우리는 장기주차를 하지 않습니다”라는 스티카라도 제작해 차에 붙이고 다니는 솔선수범도 필요하다.

그리고 주차요금을 받는 사람이 주차 단속권까지 가져야 한다. 그래야 얌체 주차를 막을 수 있다.



- 최영기 회장

지금 서시장에서 서초등학교 쪽으로 가려면 육교를 건너야 한다. 그런데 무거운 짐을 든 시골 할머니나 손님들이 육교를 건너기 힘드니 수시로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대한생명빌딩 앞과 같이 횡단보도를 만들어 주는 것이 낫다. 한재도로 네거리와 서교동 네거리에 신호등이 있기 때문에 양쪽 빨간 신호등일 때 횡단보도 신호등을 파란불로 바꿔주면 큰 무리 없이 횡단보도로 시민들이 통행할 수 있다.



- 박종천 전무

서시장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지금 하수구 정비이다. 지금 하수구가 엉망이다. 하수구마다 악취 때문에 코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하루빨리 정비해 주어야 한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언젠가는 큰 일이 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서시장도 한번은 큰 잡음이 있어야 한다. 지금 좀 힘들어도 앞으로를 위해서는 모두가 한발 물러서는 지혜가 필요한데, 적지 않은 상인들이 당장 눈앞에 있는 이익만 쫓다보니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양보,이해,친절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변해야 한다. 한번쯤은 홍역을 치루더라도 크게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개혁이 된다.



- 박완규 발행인

오늘 너무나 많은 얘기들을 들었다. 오늘 얘기를 듣다보니 이 자리에 여수시 관계공무원이 함께 동석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만간 여수시 관계 공무원과 함께 이러한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신문사에서 마련해 보겠다.

(주)서시장과 서시장 상인회는 두 몸이 한 몸 같은 조직이다. 두 조직이 더욱 단합해서 서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기를 당부 드린다. 우리 신문사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다하겠다.

자주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 상인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신문 지면을 통해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하겠다.



- 박용환 팀장

오늘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같이 힘을 모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힘을 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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