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여수시 홍보팀장









만성적인 주차문제가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공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주택가와 상가는 물론, 도심 간선도로까지 점령한 차량들은 운전자와 보행자들을 위험과 스트레스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러다가 우리 시도 대도시처럼 주택가에 선을 긋고 주차문제로 이웃간에 또는 모처럼 찾아온 손님들과 종종 싸우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왜, 이런 걱정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가?

늘어나는 차량에 비해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이다. 2011년 1월 현재 여수시에 등록된 차량은 총 10만 2천대. 이에 반해 주차장은 아파트, 공공기관 등 모두 포함해서 4,721개소 66,124면이 확보된 상태로 36,000면이 부족하다.



세계박람회 기간 중 1일 평균 10만 명의 외부 관람객이 여수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중 70%인 7만 명이 2만여 대의 승용차를 이용한다고 보면 산술적으로 56,000대의 차량이 주차할 공간이 부족하고 환승주차장 33,000면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23,000면이 부족하게 된다.



시에서 더 많은 주차장을 확보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차장 부족현상을 완전히 해소할 길은 요원하다. 이처럼 주차·교통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는 것은 바로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불과 1년 앞으로 바짝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용기공원을 살펴보자.

이 곳은 시청 뒤편 야트막한 산과 주변에 조성된 잔디광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여수시는 총 66,633㎡ 공원 면적 중 57,060㎡를 평지 공원으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여수박람회를 전후해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한 후 공원으로 복원하여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드리겠다고 한다. 여기에 친수공간을 마련하고 나무를 심고, 역사교육 공간과 3려 통합정신을 살리는 기념물도 준비한다는 것이다.



근처에는 호텔 등 숙박시설이 밀집되어 있고, 아름다운 소호 해안을 따라 음식점들이 즐비하여 관광객들이 묵어가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다. 지금 계획대로라면 대부분의 환승주차장이 시 외곽에 조성되는 데 이렇게 되면 관람객들은 박람회장만 둘러보고 셔틀버스 타고 떠나버리는 것을 여수시민들은 보고만 있어야 할지 모른다. 박람회를 통한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위해서도 도심 주차장이 필요한 이유이다.



환경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은 줄 안다

기후변화시범도시인 여수시가 탄소흡수원인 울창한 숲을 없앤다고 비판한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필자가 보기에 용기공원은 울창한 숲이 아니다.



여태껏 이 공원이 시민휴식공간으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숲으로 있을 때, 아무 말도 없다가 평지 공원으로 꾸민다니까 반대한다. 갑자기 도시락 싸들고 소풍간다.



시민이 거의 찾지 않는 야산을 공원이니 현상태로 보호하자고만 주장한다면 여수시는 그야말로 공원 천지다. 사방을 둘러보라! 산이 얼마나 많은가? 시가지 자체가 평지는 거의 없고 산동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라리 휴식공간, 놀이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주변의 산들이 훨씬 더 공원답다.



“시가지를 산동네로 만들어 버리는 저 산 중 하나가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시민들 중에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반드시 보존해야 할 숲인가? 개발해서 가꾸는 것이 더 좋을까? 이런 가치판단의 문제가 등장할 때, 절차를 들먹인다. 잘못 세운 예산을 억지로 집행했을 때 공무원은 그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잘못된 행위를 철회하고 정당한 절차를 밟는 것은 처음부터 잘 하는 것보다는 못하겠지만 크게 비난 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또 하나, 수령이 오래된 나무는 어린나무에 비해서 탄소 흡수원으로서 역할도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 숲이 중요하다면 어린 나무를 심는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주차장만 늘린다고 교통문제가 모두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2012여수박람회가 코앞에 다가온 지금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고 지금 뭔가를 해야 한다. 공과는 나중에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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