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가 많이도 온다. 박람회 기간이 요즘 같은 장마철이라 걱정이다. 장마철에 박람회 준비는 잘 되가나.. 그것도 걱정이다.

그 많은 걱정 중에 가장 큰 걱정은 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 조직위와 여수시간의 소통부재가 아닐 수 없다.

조직위는 여수시에 관련 정보 건네는 것을 꺼리고, 여수시는 그러한 조직위에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저 쳐다만 보고 있는...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조해도 될까 말까 한데 두 조직이 완전 따로 노는 모습이 노골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아 그것도 걱정이다.

박람회 기간 동안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교통대책만 해도 그렇다. 조직위는 여수시내로 진입하는 차량들을 막기 위해 순천, 광양, 율촌, 산단 등에 환승주차장을 만들어 700대의 셔틀버스로 박람회장까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른다는 복안을 내놨다.

그런데 대형버스 길이가 10~12m이고, 차량 앞뒤 거리를 10m정도 둔다고 했을 때, 700대의 대형버스면 그 길이만 자그마치 21km에 이른다. 여수에서 순천까지의 거리다.

그러면 나머지 일반 차량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면 시민들은 3개월 동안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또 환승 주차장이 아닌 여수시내로 몰고 오는 적지 않은 차량은 어찌할 것인가. 지금 있는 차량만으로도 도로는 만원인데 여기에 외부차량까지 섞이면 그 혼잡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안타깝지만 현재 구조로 봐서 박람회 기간 동안의 교통문제는 100% 문제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결국 교통대책의 성패는 여수시민의 협조 여부에 달렸다는 뜻이다.

박람회 개최가 확정되고 3년여 동안 교통대책 어떻게 할 것이냐고 줄기차게 물었지만, 박람회가 코앞으로 다가 온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대책 하나가 없는 무능의 극치라 하겠다.

결국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여수시민의 협조와 희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조직위는 그러한 당부에 있어서도 젬병이다.

박람회 기간 동안 천만명이 오면 뭐하고, 이천만명이 오면 뭐하나... 신항의 박람회장만 구경하고 그대로 떠날 천만명, 이천만명은 시민들에게 감흥이 없는 방문이다.

차라리 백만명이 오더라도 여수시민과 함께 시내를 걷고, 여수를 경험하고, 여수를 느낄 수 있는 관광객이 우리에게는 훨씬 더 소중하다는 뜻이다.

이것이 박람회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을 오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현재의 준비 모습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람회 기간 동안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은 조직위의 성공일 수는 있어도 여수의 성공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의 준비는 여수를 찾은 관광객들을 그냥 떠나보낼 것이 아니라, 박람회장에서 여수의 섬으로, 여수 시내로, 여수의 바다로, 여수의 식당으로, 여수의 시장으로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준비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시내로 통하는 도로가 비좁아 관광객들을 시내로 보낼 수 없다면 거제의 외도와 같이 오동도에 유람선을 띄워 여수 중앙동으로... 돌산 우두리로... 여수 신월동으로... 실어 나를 수는 없을까...

그곳에 로드 카페를 만들고,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고, 전시회도 준비하고, 상가면 상가, 시장이면 시장, 곳곳에 여수의 풍물을 준비하고, 벼룩시장을 만들고, 1시간 단위로 쭉쭉빵빵의 화려한 브라스 밴드가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면서 흥을 돋우며 지나가게 하고...

여수시민이 자원봉사자 되어 바디 페인팅을 해주고, 네일 아트도 해주고, 가훈도 써주고, 초상화도 그려주고... 그러면서 찾아와 줘서 고맙다는 따뜻한 말도 건네주고...

수산물 가게에서는 대폭적인 세일을 준비하고, 재래시장에서는 친절하게 맞이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일반 상가에서도 본사와 협약해 박람회 기간 동안 파격적인 세일을 준비하고...

때가 때인 만큼 밤이면 화려한 불꽃놀이도 준비하고, 여수의 불꽃 아래, 여수의 달빛 아래 관광객들이 여수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식당과 숙박업계는 이때에 한 몫 챙기겠다는 생각보다는 여수를 위해 우리도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시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여수의 정신이게 하고...

여수시 행정은 이러한 시민들을 위해 아낌없는 행정지원을 하고, 그래서 박람회가 끝났을 때, 30만 시민 모두가 “우리가 해냈구나..”하는 강한 자부심을 갖게 할 수는 없을까...

200억원을 들여 시내 도로를 새로 포장하고, 페인트칠을 하는 단발성 사업을 하는 것보다, 큰 불편 없으니 그냥 놔두고 그러한 돈으로 시민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데 사용할 수는 없을까...
30만 시민이 똘똘 뭉쳐서 해냈다는 자부심...

우리가 힘을 모아 이 어려운 것도 해냈는데 앞으로 무엇인들 못하겠냐는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것에 우리의 생각을 모을 수는 없을까...

그런데 지금의 우리 모습은 어떤가? 30만 시민은 박람회로부터 완전한 이방인이 되어 있다. 건설현장에서도 이방인, 준비에 있어서도 이방인, 정보에 있어서도 이방인의 모습이다.

그러한 이방인에게 협조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그렇게 요구하는 놈이 더 나쁜 놈이라는 사실을 그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지금부터라도 무엇이 중요하고 옳은 길인지 확실히 인식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하는 얘기이니 너무 속상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도 아울러 전한다.

박람회 끝나고 나서 여수시민의 이름으로 감사패라도 건넬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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