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시도 도시공사 실태파악을 하고 돌아온 여수시의회 송재향의원 단독 인터뷰 -

- 대담 : 박완규 발행인





박 : 이번에 타 지역의 도시공사 실태를 파악하고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방문하게 된 목적을 설명해 달라.

송 : 여수시는 8월 19~20일 임시회를 열어 도시공사 자본금 출자 의결안과 도시공사 정관 동의안을 심사 요청 하고 있다. 심사를 하기 전에 현재 도시공사를 운영하고 있는 타 지역을 방문해 그곳 의회 관계자의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



박: 누구와 함께 다녀왔나?

송: 서완석, 김순빈, 강용주의원과 의회전문위원 2명과 함께 2박3일 다녀왔다.



박: 어느 도시들을 다녀왔나?

송: 김포시, 하남시, 용인시, 행정안전부, 한국자치경영평가원 등을 다녀왔다.



박: 여수시 도시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되기 전에 일부 의원들이 각 도시들을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 방문과 어떤 차이가 있나?

송: 그때 의원들이 방문해 만난 사람들은 각 시도 도시공사 임직원들과 도시공사를 설립한 시 집행부의 간부들을 만났다.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몸담고 있고, 자신들이 추진했기 때문에 대답에 있어 다분히 객관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주로 시의회 의원들이었다. 그들이 도시공사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장단점을 듣고 싶었다.



박: 해당 시군 의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송: 한마디로 여수시의 도시공사 설립에 대해 상당히 염려하는 반응이었다. 수익을 내는데 확신이 없다면 설립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박: 혹시 반대하는 인사들만 만나고 온 것은 아닌가?

송: 사물을 한쪽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말라. 세상일이라는 것이 찬성이 있으면 반대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급적 시의회 의장이나 부의장 그리고 많은 의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의원들은 시민들의 대표기관이다. 실제 도시공사를 운영하고 있는 도시의 대표들이 자신들의 시도 아니면서 여수시의 도시공사 설립을 반대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나.



박: 그들이 염려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송: 도시공사란 기본적으로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서 그 수익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투자를 한다는 개념이다. 기존의 도시공사들이 하는 일들 대부분이 택지 개발과 아파트 분양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도시들이 도시공사로 인해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의 빚을 떠안고 있다. 택지 개발을 하려면 우선 택지 구입을 위해서 주민들에게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그 보상비 마련을 위해 자본이 부족한 도시공사는 시가 보증을 서고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주민들에게 보상을 한다.

그 보상이 이루어진 뒤에 시공사를 선정해 택지를 만들어 분양을 하게 되는데 그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 빚을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게 된다. 그 도시의 의원들은 자신들이 밟아왔던 전철을 여수시가 또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박: 지금 여수시는 세계박람회에 따르는 개발을 남에게 주지 말고, 우리 손으로 해보자고 도시공사를 설립하려는 것 아닌가?

송: 용인시의회 의원이 한 말이 있다. 여수시장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장이 정말 자기 도시를 위해서 온몸을 불사르고, 밤잠을 설쳐가면서 고민에 고민을 하는 시장이라면 도시공사를 설립해도 괜찮다. 시장의 의지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시장은 매번 바뀌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박: 도시공사에 독립성을 부여하면 되는 것 아닌가?

송: 여수시 도시공사만 해도 그렇다. 최초의 도시공사 사장은 사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시장이 임명하게 되어있다. 결국 시장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도시공사 사장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구조아래서 도시공사의 독립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



박: 지역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여수시 도시공사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찬성할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송: 지역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여수시도시공사의 실체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 여수시 도시공사는 지역의 모든 사업을 직접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여수시 도시공사가 앞으로 진행할 사업내용을 보면 토지의 취득, 개발, 공급, 임대 및 관리, 관광단지 조성 엑스포 지원부지조성 기타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모든 사업이 포함 되어 있다. 지역 내 민간 기업이 해야 할 일을 도시공사가 직접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박: 타 도시에 있는 도시공사의 수익구조는 어떠한가?

송: 도시공사도 엄연한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런데 타 도시의 경우 주요 사업이 택지조성과 아파트 분양사업이다.

그런데 그 도시들 대부분은 개발가용면적이 70%에 육박하는 도시들이다. 그 도시들은 수도권 주변에 있다 보니 5만 명 정도의 인구가 매년 유입되고 있다. 그로인해 아파트 분양사업 등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수는 육지면 개발가용면적이 10%에 불과하고, 주택보급율 또한 100%를 넘어섰다. 또한 인구는 매년 천명 이상씩 감소하고 있다. 그쪽 시의원들이 여수시 도시공사 설립을 극구 반대하는 이유도 인구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택지개발이나 아파트 분양 등은 수요자가 없기 때문에 미분양으로 인하여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위험 하다는 것이다.



박: 일부 도시의 경우 도시공사가 흑자인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송: 흑자의 내용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몇 억의 흑자를 보고 있다손 치더라도 각 도시의 도시공사가 발행한 회사채가 몇 백억에서 몇 천억이다.

그런 상태에서 약간의 흑자는 의미가 없다. 사업을 시작하고 10년은 지나봐야 손익분기점을 따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곳 의회 관계자들은 향후 20년 정도 앞을 내다보는 구체적인 사업이 있어야 도시공사는 가능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준비 없이, 또 꾸준히 진행할 사업도 없이 막연히 시작해서는 100% 밑 빠진 독에 물 붙기라고 걱정했다.

왜냐하면 각 지역의 도시공사들이 그나마 흑자를 보고 있는 것은 시로부터 공원관리, 체육시설 관리업무 등 시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위탁받아 하는 경우가 80%를 넘어서고 있었다.

기존의 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위탁받아 하면서 그 비용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 진정한 흑자인지 우리가 알아야 한다.



박: 각 도시에 있는 도시공사의 장단점을 분석해 온 것으로 안다.

송: 김포시의 예를 들겠다. 김포시의 경우 수도권의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다. 서울의 배후도시로 성장 잠재력이 대단히 높은 도시이기도 하다.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인천자유경제구역, 파주LCD단지 및 신도시와 일산대교 건설 및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계획 등 지속적이고도 꾸준한 사업들이 준비되어 있는 도시다. 매년 인구증가율도 높은 도시다.



그 김포시가 현재 9개 지구 487만평의 택지 및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있거나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김포도시공사는 총사업의 2%에 해당하는 사업에만 관여하고 있을 뿐이다. 이곳의 개발주체가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그리고 민간업체 주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박: 송의원님 말씀은 김포시의 경우 98%의 공사는 외부에서 하고, 총사업의 2%만 김포도시공사가 하고 있다고 했는데, 여수시에서 도시공사를 설립하는 것도 세계박람회라는 특수를 외부에 빼앗기지 않겠다고 도시공사를 설립하는 것 아닌가?

송: 택지개발이나 주택건설사업의 경우 그에 필요한 행정절차나 준비기간이 최소 3~4년이 걸린다. 보상이 쉽게 되는 것 봤나. 보상이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덕충동 일대를 매입해서 여수시 도시공사에서 개발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절대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 여수시에서 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용역 결과에 의하면 이곳 부지를 매입할 때 공시지가보다 30% 더 주고 매입한다고 했다.

아마도 싸게 매입해서 싸게 분양하면 잘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공시지가의 5배가 넘는 곳도 있고, 심지어 10배가 넘는 곳도 있는데 겨우 30% 더 줄 테니 팔라고 했을 때, 어느 시민이 반발하지 않겠는가. 결국 보상비가 올라가면 분양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분양가가 올라가면 애초에 예상했던 흑자가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

또 분양이 저조해 적자를 보게 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박: 타 도시 도시공사 직원의 인적구성은 어떻게 되어있던가?

송: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도시공사를 이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 시장 밑에서 공직생활을 했던 사람이 도시공사를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용인시의 경우 퇴임 건설국장이 도시공사 사장을 맡고 있었다. 시장이 바뀌면 상당수의 인사들이 같이 물갈이 된다. 새로운 시장이 자기사람을 사장에 임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도시공사의 존립여부 자체가 문제가 되는 이유다. 도시공사 설립당시 시장측근의 사람들로 구성했다가 전문성이 부족해 그 직원들 정리해서 전문인력으로 교체하는데에만 5년이 걸린 곳도 있었다.



박: 행정안전부도 다녀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송: 그곳 관계자들도 대체적으로 여수시 도시공사 설립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지금 남발되고 있는 지자체의 도시공사 설립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대전도시공사에서 기금 900억 원을 가지고 대전과학공원을 관리해 왔다. 지금 그곳이 원금을 다 까먹고 적자가 계속되어 공사 청산명령이 내려졌다.



그 실패 사례에서 보듯이 국가에서 엑스포전시장을 관리하게 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의 기본적인 생각은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도시공사 설립을 남발하지 말고, 도와 협의해서 하라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실제 김제도시공사와 안동도시공사는 설립 후, 시 예산만 낭비하고 사라진 경우까지 있었다.



박: 타 시도를 다녀와서 느낀 결론은 무엇인가?

송: 민간이 할 수 있는 사업은 민간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에서 민간의 영역까지 침범해서는 안 된다. 도시공사의 역할은 지금 여수시의 공영개발과 업무만으로도 충분하다.

여수시는 박람회 핑계를 대고 도시공사 설립을 하려고 하는데, 사실 박람회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조금이라도 국가 예산이 더 투자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여수시는 이로 인한 SOC기반시설을 확보하는 것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그럼 도시공사의 대안은 무엇인가?

송: 웅천택지개발만 해도 지금 여수시 공영개발과에서 거뜬히 해나가고 있다. 기존의 공무원 조직을 더 전문화 시켜 사업을 해나가면 된다.

공영개발과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업들을 굳이 도시공사라는 조직을 새로 만들어 시민들의 불안을 야기시킬 필요가 전혀 없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도시공사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에 공영개발과가 못할 사업이 어디 있나.



지역 업체 참여폭의 확대도 여수시 노력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방법이 있다. 도시공사가 설립된다 해도 그리 나아질 것도 없다.

이러한 일로 시민들 여론을 분산시킬 일이 아니다.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면 뻔히 몇 백억에서 몇 천억의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불안한 것 하지 말고, 공영개발과 업무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상의 방법이다.



박: 마지막으로 여수시나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 달라.

송: 여수가 개발위주의 도시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의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도시가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원을 보존해서, 산업사회에 시달리는 도시민들이 여수에 와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위적인 시설물을 설치하는 도시는 결국 빨리 싫증이 난다. 다시 원상 복구해야 하는 경우까지 있다. 자연을 최대한 보전해서 자연적인 도시, 친 환경적인 도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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