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2위와 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만 가지고는 현재까지 적수가 없어 보인다.

이처럼 교수 한 사람이 시장선거에 나온다는데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이 술렁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국민들이 그에게서 희망을 찾기 때문일 것이다. 무능한 집권 여당은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지 못하고, 야당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국민들 가슴에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특임장관실이 국민들을 상대로 신뢰도 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가장 신뢰받지 못한 조직이 국회였다.

국회와 경찰이 2.9%의 신뢰를 받았다. 그 다음이 3.3%의 신뢰를 받은 청와대였다. 이는 국민 100명 중에서 97명이 국회와 경찰과 청와대를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국민이 자기 손으로 뽑은 국회와 청와대를 이 정도로 불신하면 국민의 심판은 이미 끝났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이유는 지역정당의 폐해, 기득권의 텃세, 그리고 이를 옹호하는 제도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국민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 선거가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안 교수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기존 정당에 식상해 있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안 교수의 등장은 현행 선거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주게 될 것이다. 선거운동원을 동원해 거리마다 춤을 추는 소모적 선거운동과 확성기로 악을 쓰면서 온 동네를 소란스럽게 하는 구태의연한 선거운동 방식을 그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수는 지금 시·도의원 11명이 당선무효 선고를 놓고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유사 이래로 이러한 경우는 처음이다.

대법원이 9월 30일까지 확정판결을 하지 않으면 당선무효가 몇 명이 될지는 몰라도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와 동시에 보궐선거가 치르게 된다.

11개 시도의원직이면 여수전체를 망라한 선거가 된다. 거기에 국회의원 선거까지 겹치게 되니 여수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선거판에 접어들게 될 것이다.

박람회를 앞두고 선거판이라니. 박람회라는 대사를 앞두고 도시 전체가 온갖 확성기 소음과 플래카드가 난무한 선거를 치르게 된다. 그러면 박람회 목소리가 클까? 선거판 목소리가 클까? 불 보듯 뻔하다.

하여, 다음 선거에 나올 사람은 정책으로 조용한 선거를 치룰 사람만 나왔으면 하는 것이 시민들의 바람이다.

출마자들끼리라도 대한민국 최초로 조용한 선거, 정책선거를 하자고 결의라도 했으면 좋겠다.

확성기 없는 선거, 거리에서 피켓들고 춤추는 소모적 선거운동원이 없는 선거, 자전거를 타고 지지를 호소하는 정감있는 선거를 했으면 좋겠다.

박람회를 치르는 도시답게 출마자들이 그런 선거를 하게 되면 전국의 방송들이 여수를 조명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박람회도 홍보하고 대한민국의 선거혁명도 이끌게 되고, 모두에게 의미 있는 선거가 될 것이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조금 더 진도를 나가보자. 현재 여수의 국회의원 지역구는 두 곳이다.

현행대로 두 개의 지역구가 유지되면 마땅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공천은 현직 국회의원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여수인구가 30만명 이하로 감소되다 보니 두 개의 지역구가 한 개로 통합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예측이 많다.

지역구가 하나로 통합될 경우 갑쪽의 김성곤 의원과 을쪽의 주승용의원이 민주당 공천을 놓고 경선을 치르게 될 것이다. 그러면 누가 더 유리할 것인지 예측해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그 다음 관전 포인트는 두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 민주당 공천을 받게 된 이후에 그 후보는 뚜렷한 경쟁자가 없이 국회에 무혈입성이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현재 전국구의원인 김충조 의원도 지역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간접적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여수는 지금까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권이 없는 도시였다. 민주당 깃발만 들면 누구라도 무난하게 당선됐던 도시다.

이렇게 일방적인 선거는 시민들에게 예의가 아니다. 시민들에게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 선거는 정치인들을 긴장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긴장하지 않으면 그 정치인은 무능하기 쉽다. 정치인들이 무능하면 결국 시민들만 고달프다. 수십 년 동안 여순간 도로를 죽음의 도로로 방치한 그 한 가지만 봐도 그렇다.

지금까지 우리 도시는 우리의 부끄러운 손가락 때문에 얼마나 많은 손해를 봤는지 남들도 알고 우리 자신도 안다.

아, 이렇게 말하면 또 많은 사람들이 물을 것이다. “당신, 정치할거냐?”고.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하긴, 요즘 내가 오해받을 짓을 많이 하긴 한다. 매주 발행되는 신문과 매일 만나는 수많은 사람과 아침마다 보내는 1만여통의 이메일과 SNS라 불리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물밑에서 발휘하는 힘이 장난이 아니라고 많은 분들이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 안 한다. 정치를 안 하겠다고 작정을 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상대가 누가 되었든, 어느 조직이 되었든, 어느 기업이 되었든, 누구를 향해서도 모진 칼끝을 겨눌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어느 권력자에게도 신세진 일이 없으니 어느 권력자에게도 부채의식이 없다. 설움 많은 이 땅을 위해서라면 앞으로 더한 모진 짓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 도시에 이런 사람, 이런 신문 하나 있는 것도 괜찮겠다 싶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