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에 사는 우리는 누구나 변화와 개혁을 꿈꾸며 삽니다. 안철수라는 교수 한 사람이 대한민국 정치의 상투 끝을 잡고 흔들어도 우리 국민들이 놀라지 않는 까닭은 그만큼 변화와 개혁을 갈망하는 국민적 욕구가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좋든 싫든 이 시대의 화두는 단연 변화와 개혁입니다. 정치도, 경제도, 사람도, 국가도 누구나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대한민국의 개혁까지는 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수의 개혁은 논할 수 있겠습니다.

여수에서의 개혁은 무엇이겠습니까? 개혁의 정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어느 경우든 우리사회의 의식과 구조와 공간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꾸는 것이라 믿습니다.

여수라는 도시가 흥하기 위해서는 이 땅에 주어진 기회를 우리가 얼마나 정확히 포착하고, 포착된 그 힘을 우리가 어떻게 현실로 옮기느냐에 도시의 운명이 달려있다 할 것입니다.

여수는 4계절 휴양이 가능한 도시입니다. 항구도시이고, 관광도시이고, 온화한 기후, 호수 같은 바다,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365개의 섬을 거느린 동양 최고의 도시입니다.

육지에서는 여수~서울간 KTX가 개통됨으로서 서울과의 거리가 2시간대로 줄었습니다. 바다에서는 여수~고흥간에 11개의 다리가, 여수~광양 간에는 세계 최고 높이의 아름다운 다리가 현재 건설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는 하늘 길이 열려있고, 동양최대 석유화학단지가 있고, 365개의 섬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섬과 섬을 연결하는 16개의 다리와 내년 4월 개막을 앞두고 수조원이 투자되고 있는 박람회 시설이 있습니다.

타 도시에는 이 중에서 하나만 있어도 먹고 살겠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렇게 수많은 자원과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복 받은 도시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자랑스러운 땅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변화와 개혁 중에서 해양이야기입니다. 21세기는 해양의 도시입니다. 중국과 일본의 한 가운데에 우리나라의 남해안이 있고 그 남해안 한 가운데에 여수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 러시아, 일본, 중국을 연결하는 국제항로가 개척되고 국가간의 관광협력체제가 구축되면, 남해안은 그 중간지점이라는 위치성을 활용하여 동북아 해상관광 거점지역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한 가운데 여수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금 서울과 제주도에서는 몰려오는 수많은 중국관광객들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상가에서는 물건들을 싹쓸이 하고 있고, 숙박시설은 부족하여 웃돈이 지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주도에는 한꺼번에 1만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온다고 야단법석입니다. 우리 여수도 그러한 몸살 한 번 앓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목포와 부산을 연결하는 남해안벨트에는 국내외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관광거점 도시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관광객이 즐길만한 해양 리조트시설이나, 체류형 관광거점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각 도시들이 고만고만한 키재기로 고만고만한 경쟁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남해안 도시 중에서 여수만큼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도시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고민이 더 깊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선 여수의 다리를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이 땅에 다리가 있다는 것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이 다리를 어떻게 관광자원화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 도시에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다리가 16개나 있는 도시는 전세계 통털어 여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이마바라시는 도시를 연결하는 10개의 다리를 효과적으로 관광자원화해서 연간 3조원이 넘는 관광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여수는 이마바리시의 10개가 아니라 16개에 이릅니다. 다리 규모도 더 크고 아름다울뿐 아니라 세계에 유래가 없는 섬과 섬을 연결하는 천혜의 경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연간 3조원의 관광수입이 아니라 연간 5조원의 관광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반드시 그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도시가 그렇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우리가 가진 생각의 변화이고 생각의 개혁입니다.

우리의 생각이 지금 준비하는 박람회 하나에 머물지 말자는 뜻이기도 합니다. 박람회와 함께 그 밖의 자원들을 서로 연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리뿐만 아닙니다. 앞으로 다가올 해양시대를 대비해 크루즈 운항과 해양 레저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크루즈 항해구역은 항만, 항로, 자원 등 3가지 기본적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여수는 이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출 수 있는 최적의 도시입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다도해를 유람하는 ‘레스토랑 크루즈선’과 ‘파티 크루즈선’도 여수에 적합한 관광상품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수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남해연안을 범역으로 하는 크루즈 루트를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여수~일본을 연결하는 동북아 국제 크루즈 루트의 개발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해양거점도시의 기회를 우리가 선점할 수 있을 때, 여수는 시드니나 싱가폴과 같이 동북아 크루즈의 허브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국제적 미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의 발전 속도를 보면 지금 준비해도 결코 빠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10년, 20년 앞을 보면서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관광관련 기업을 유인할 수 있는 우리의 제도를 보완하고, 정중한 자세로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우리의 마음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400여년 전, 여수 앞바다에서 바람 앞의 촛불과도 같았던 조국의 운명을 생각하며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나이다”하며 소리 높여 외쳤던 이 충무공의 결연한 의지가 지금 우리에게 간절히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박완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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