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달 동안 우리의 관심은 온통 서울에 가 있었습니다. 신문도 방송도, 인터넷도 심지어 SNS까지도 서울시장 얘기로 바글바글 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기존 정당은 완패를 했습니다. 한나라당은 무소속에게 패했고 민주당은 후보조차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선거에서 패한 한나라당이나 후보조차 내지 못한 민주당이나 후폭풍이 심상치 않을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의 축소판이 될 것이라는 그럴듯한 해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에는 박근혜라는 부동의 에이스가 있지만 민주당에는 박근혜에 대항할만한 마땅한 대표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야에는 안철수 원장이 버티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요. 여기에 조금 더 신빙성을 더하자면 민주당 계열 대선주자 7명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15%선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는데 안철수 한 사람의 지지율이 50%에 육박하니 충분히 가능한 얘기가 될 것입니다.

아직까지 안철수 원장은 내년 대선출마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상 그는 이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정답에 가까운 얘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기자들의 질문에 평소 성품과 달리 강한 부정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의 바람은 한 때 지나가는 바람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의 바람이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분명한 실체가 있다는 것이 확인 되었습니다. 5% 지지율의 박원순을 순식간에 서울시장에 당선시킨 것이 그 좋은 예라 할 것입니다.

공기가 5%밖에 없어 쪼글쪼글한 고무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입바람을 한 번 훅 부니 그 고무공이 아주 빵빵해졌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그냥 바람이 아니겠지요.

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박원순과 안철수에게 닿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이 정말 멋있는 정치 한 번 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이왕 복기를 하고 있으니 이번 선거에서 느낀 아쉬움 몇 개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선거도 그 전 선거와 마찬가지로 선거 과정에서 서울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정책대결은 없었습니다.

물론 후보들 나름의 정책은 있었겠지요. 그러나 언론은 이를 조명하지 않았고 시민들 또한 이에 대해 관심도 없었습니다. 언론도 시민도 오직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그 모습을 재미있어 했을 뿐입니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이번 선거가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11개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도 함께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관심과 언론의 관심은 오직 서울시장 선거에만 집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오늘을 살아갑니다. 서울이 전부인 것 같이, 그것이 마치 당연한 것 같이...

나머지 지역에서의 선거는 동네 통장선거만큼이나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지방이 대한민국의 서자도 아니고...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이번 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8명, 민주당 2명, 무소속 1명이 당선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전국을 놓고 봤을 때는 한나라당의 승리, 민주당의 완패로 끝났습니다.

현재 최악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MB 정권의 낮은 지지율을 고려했을 때 이번 선거는 야당에게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서울에서도 지방에서도 참패를 했습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참으로 걱정되는 민주당입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여수 얘기 좀 해야 하겠습니다. 어제 대법원에서 여수의 시도의원 5명이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최종 판결을 받았습니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나머지 6명의 시도의원 판결도 조만간 있을 예정입니다. 그러면 여수도 조만간 이에 대한 보궐선거가 치러지겠지요. 재적의원 1/4 이상의 궐위 시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이번에 문제가 된 시도의원들.. 뇌물을 받고 현행법을 위반한 이들 모두가 민주당 소속이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잘못된 인사를 공천해서 시민들을 힘들게 한 죄 크다 할 것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조만간 치러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 공천을 하지 않는 것이 어떠한지 묻고 싶습니다. 시민들에게 지은 죄를 자숙하는 의미로 시민들 뜻에 따르라는 권유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민주당에서 기관총을 쏘겠네요. 빈총을 맞아도 아픈 법인데 진짜 총을 맞으면 더 아플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 아니겠습니까?

더구나 현재 구속되어 10년형을 받은 오현섭 전 시장도 민주당 소속 아닙니까? 그러한 사람을 다시 민주당 후보로 선출해서 시장선거에 내보낸 당도 민주당 아닙니까?

그럼에도 민주당이 지역에서 대접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대한민국 정치 역사에서 정치인들이 이렇게 단체로 적발되어 단체로 처벌받은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여수시민의 명예를 실추한 일이고 여수시민의 치욕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여수시민들이 봉입니까? 양쪽 국회의원 두 사람이 책임을 지겠습니까? 아니면 민주당이 책임을 지겠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시민들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민주당에서는 후보공천을 하지 말 것을 권유하는 것입니다.

일개 연예인인 강호동도 문제가 생기니 즉시 책임을 지겠다며 잠정 은퇴를 선언했는데 국민들을 이끌어야 할 민주당이 강호동만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박완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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