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제 역할을 못하는 몇 개의 자리가 있다. 그 중에 한 자리가 바로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자리다.

과거 여수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 3대 상공회의소 가운데 하나로 불릴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에 있는지 조차도 모를 정도로 그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것이 지역 상공인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거기다가 김광현 전 회장이 사퇴한 이후 반년이 넘도록 지역 상공인들에게 너무나 중요한 이 시기에 새로운 회장을 뽑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수는 지금 세계박람회라는 개항 이래 최대의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많은 지역 내 중소기업인들이 이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그런데 지역 곳곳에서 망치소리는 요란한데 지역 상공인들은 이 특수를 누리기는커녕 닭 쫓던 개가 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지역 상공인들의 아픈 마음을 대변하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공식 기구가 바로 여수상공회의소다. 그런데 지금 상공회의소는 입을 꿰맨 지 오래다.

여수상공회의소는 내년 2월에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천타천으로 여러 사람이 거론되고 있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내년 회장 선거와 관련해 박용하 전 상공회의소 회장과 안종식 유진기업 대표, 박형길 대도종합건설 대표가 지역 내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모양이다. 다른 분들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안테나에는 아직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얼마 전, 박용하 전 상공회의소 회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되는 바람에 박 전 회장이 자연스럽게 그 대열에서 탈락했습니다. 이제 남은 사람 중에서 선출을 해야 할 입장이다.

차기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은 흔들리고 있는 여수상공회의소의 위상을 튼튼한 반석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대기업의 입장을 줄기차게 대변하기 보다는 지역 내 중소기업인들의 입장을 소신 있게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항상 약자의 입장에서 할 말이 있어도 그 말 다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심정을 논리적으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기본적인 자질도 되지 않으면서 명예가 욕심나서 회장이 되겠다고 함부로 손을 들면 안 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이 남을 배려하기 보다는 혼자 잘 먹고 잘 살려고 했던 사람이 로비를 하고 다녀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과거처럼 대기업에 기생해서 아부나 하려는 사람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뜻이고, 대기업에 도울 것은 기꺼이 돕고, 정당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할 줄 아는 소신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앞으로 지역 경제는 날로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보다 경제가 더 좋아진다는 기미가 지역 어디에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상공회의소가 지역 내 중소기업인들의 어려움과 고충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해 바람막이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구심점도 없이 분열되고 있는 작금의 여수 상공계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강단 있는 회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 상공인들의 단합을 촉구한다. MB 뽑아 놓고 수많은 국민들이 손가락에 장을 지지고 싶어 하는 것처럼, 뽑아 놓고 후회할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역 내 중소기업인들이 마음을 합하지 못하면 지금처럼 누군가에게 항상 당할 수밖에 없는 삶이다. 좀 더 툭 까놓고 말씀드려 보겠다.

지역 기업인들께서는 박람회 건설현장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아 보셨는가? 여수산단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계시는가? 앞으로의 여건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 같은가? 이러한 색각들을 모아서 제대로 된 의사표시를 해 보셨는가?

타 지역에서 온 기업들이 지역에서 실속은 다 차리고, 지역 상공인들은 손가락만 빨고 있으면서도 왜 제대로 된 말을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경우에 없는 요구를 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상공회의소 회장을 뽑을 때, 대기업의 의중에 따라서 회장을 뽑았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는 그 자리를 지역에 되돌려 줄 때다.

지금까지 숨죽여 눌려 지냈던 지역 중소기업인들이 더 분발하고 각성해야 할 이유다. 소신있는 의사표시를 당부 드린다. 그것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의 중소기업을 살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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