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느 분 말씀이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복장이 점점 삐에로를 닮아간다”는 말을 했습니다.

자신을 알릴 기회가 없으니 그렇게 해서라도 알려야 한다는 그 절박함을 이해하면서도 선거운동 방식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열심히 자신을 알린다고 정치를 잘하는 것은 아닌데 말입니다.

언론사 대표인 저도 출마한 사람들의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모르는데 일반 유권자들은 오죽 답답하겠습니까? 그러다 보면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많이 한 후보나 특정 정당의 후보가 당선될 것입니다.

이 나라의 정치 개혁을 위해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인사를 잘했다고 해서, 특정 정당의 깃발을 들었다 해서 당선되는 선거구도는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유권자들의 대체적 의견입니다.

여수에서 특정정당이라 함은 민주당을 의미합니다. 굳이 숨길 것도 없지요. 우리는 지금까지 민주당 깃발만 들면 그 사람의 능력에 관계없이 대부분 당선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거형태가 지역발전에 도움 되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우리가 잘 압니다. 이러한 구도를 깨는 것이 정치개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민주당을 찍지 말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당 불문하고 인물 중심의 선거를 하자는 얘기입니다. 학연, 지연도 버리고 인물 중심으로 뽑아 보자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우리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가 알곡이고 어느 후보가 쭉정이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후보자들을 개인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방송을 통한 토론회나 정견발표는 시장 후보나 국회의원 후보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메이저 방송에서는 지금처럼 큰 틀의 선거를 준비하고 지역방송인 동부매일방송은 작은 단위의 지역 밀착 선거를 위해 시의원과 도의원들의 정견발표와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우선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께서는 이번 선거에 나오게 된 출마의 변을 3분 이내로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자기소개와 자신의 정치철학 등을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 동부매일신문과 동부매일방송은 신문지면과 인터넷방송을 통해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중계방송을 해서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신문지면과 방송을 통한 정견발표는 강제사항이 아닙니다. 방송출연에 자신이 없는 분이나 자신이 득표에 앞서 있는데 굳이 경쟁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은 안 하셔도 됩니다. 대신 뒷말만 하지 않으면 되겠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용기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토론회는 후보자의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토론회는 후보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유권자를 위한 과정이니 후보자들께서는 회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민들의 이해를 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장후보나 국회의원후보만 방송토론회를 하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동부매일방송이 유권자를 한 곳으로 모아드리겠습니다. 자신 있게 말씀해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에 유권자들은 밤이 늦도록 인사를 받습니다. 그 인사를 받으면서 고생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러한 인사가 1달 고생하고 47개월 대접받는 삶을 살기 위한 가식적 행위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과거에 정치인들이 그랬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선거운동 한다고 두 달 이상을 거리에서 고생하셨을 것입니다. 이제는 어지간히 명함도 뿌렸고, 어지간히 인사도 다녔을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그동안 쌓은 실력으로 겨뤄 보시기 바랍니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능력 있는 사람을 뽑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이라는 것을 우리 시민들이 너무나 잘 압니다. 당해 볼 만큼 당해 봤습니다. 정당의 공천도 믿을 것이 못 된다는 것도 이미 입증되었습니다. 결국 시민이 옥석을 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후보자들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자신의 소신을 발표해서 시민들의 판단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처음 해보는 것이라 조금은 낯설을 것입니다. 그래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정치인이지 않습니까?

각 후보자들께서는 이번 주말까지 정견발표문을 준비해 주시고 다음 주에는 정견발표 녹화와 함께 후보자간 토론회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후보자간 우열을 가릴 방법이 없다 보니 정치 아마추어들이 득실댔습니다. 토론회 사회는 제가 직접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방송에 대한 책임도 제가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부매일방송의 이러한 노력이 지방의 정치발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고 작지만 의미 있는 선거혁명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후보자들께서도 용기를 가지고 한 번 부딪혀 보시기 바랍니다. 모두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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