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지역일꾼 알고 선택하기

▲ 여수경실련 변영욱 사무처장
시민단체 여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여수경실련)은 메니페스토 운동의 일환으로 4.11시‧도의원보궐선거 후보등록을 마친 31명에게 공히 3.27일 “의정활동계획서제출”을 팩스와 이메일을 통해, 3차례이상 통고하여 협조를 요청하였습니다.

이는 현행 선거법상 “명함”이외에는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직접적으로 홍보물을 제공할 수 없는 홍보기회제한을 극복하고, 선거비용의 절감과 이를 통해 정책선거를 지향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협조 요청한 의정활동계획서에는 후보자가 당선되어 지방의회에 들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할 것인지, 지역의 현안과 대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유권자라면 반드시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메니페스토 운동본부양식을 기본으로, 후보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 볼 수 있는 약간의 질문들 추가하였습니다.

제출받은 의정활동계획서는 공통의 양식에 맞게 시‧도정 및 지역현안 3대 공약을 비교분석하여 각 해당 지역유권자의 선택판단을 돕고자 하였으나, 유감스럽게 총31명의 후보자중 18명만이 제출하여 의정활동계획서만으로 비교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여수시선관위에 제출한 공보책자와 동부매일에서 주관한 시‧도의원합동토론회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1. 의정활동계획서 제공은 유권자 알권리 및 최소한의 예의이다.

지역민의 대표를 자임하고, 정책과 비전, 인물과 자질로써 선택 받고자 출마한 후보자라면 의정활동계획서제출을 통해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돕고, 유권자의 알권리 충족차원에서라도 반드시 협조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보들이 제아무리 “주민의 대변인”, “지역을 위해 봉사 한다”는 말의 향연을 한들 당선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서도 없이 선출직 공무원, 우리의 대표가 되겠다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차리지 않는 처사라 생각됩니다.

2. 후보자의 정책가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를 대하는 자세에 있다.

선거에서 2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스포츠에서와 같이 ‘아름다운 패배’란 없고, 당선과 낙선으로 갈리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당선자에게 쏟아집니다.

선거처럼 The winner takes it all 의 법칙이 처절하게 적용되는 분야가 또 있을까요?
선거에서 후보자의 제일 목표가 당선이라는 데에 이의를 달지 않겠습니다만, 지금처럼 의정활동계획도 없는 준비 안 된 후보, 자신의 유 불리에 따라, 토론회에 불참한 후보들은 왠지 유권자를 무시하는 자세로밖에 생각 되지 않습니다.

계획서를 잘 썼냐. 못 썼냐, 토론회에서 말을 잘 하냐 못 하냐는 추후의 문제입니다.
그래도 그들은 최소한 유권자들에게 정정당당하고, 검증받으려는 노력과 자세를 보인 점에서 그렇지 못한 후보들보단 기본 점수를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린 언제까지 명함에 적힌 학력, 경력 몇 줄로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지역 리더를 뽑아야 하나요? 언제까지 춤 잘 추고, 인사 잘 하는 후보들을 선택해야 합니까?

어떻게든 당선만 되고 보자는 후보들에게 “소통”과 “조정자”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3. 지역경제 활성화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4.11총선 보궐선거 때문에 2012여수세계박람회 열기가 묻힌 감이 없지 않지만, 모처럼 여수지역경기가 활기를 띠고 있어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 후보자 13명, 시‧도의원 후보자 31명 등 이번 선거에 총44명의 후보자가 나서서 여수지역경기를 확 살려주고 있습니다.

각종 인쇄물과 선거차량, 홍보물 등 관련업체가 선거특수를 누리고 있고, 각 후보캠프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선거운동원들로 인해 일자리 창출효과까지.

인지도와 득표율의 상관관계 때문이지, 정책과 인물대결은 실종되고 각 후보 진영간 댄스 배틀과 선거차량의 로고송 등으로 이름 알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대부분 로고송이 신나는 곡들로 채워지고 있는데, 왜? 시끄럽기만 할까요? 돈 안 드는 선거문화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지만, 여전히 선거에는 막대한 비용과 자원이 소요됩니다.

우리나라는 공명선거제 일환으로 득표율에 따라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고 있습니다.
여수시 선거관리위에 정보공개 청구하여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시‧도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8개 지역구에 출마하여 10%이상득표한 후보자들에게 2010년 6.2지방선거 때 비용 보전한 금액만 6억9천 여 만원 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보궐선거가 끝나도 10%이상 득표한 후보자는 법정선거비용(해당되는 사항에 한함)50%, 15%이상 득표한 후보자에게는 100%에 해당하는 선거비용을 우리의 세금으로 보전해 주게 됩니다.

결국 후보자도 많은 돈을 지출하겠지만, 상당액의 금액을 우리 시민들의 돈으로 쓰인다는 것이죠.

정책과 비전은 도외시 한 채 우리 돈으로 시끄럽게 홍보만 하는 후보 찍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4. 시의원은 (        )이다

의정활동계획서의 첫 질문입니다.
아주 단순명료하면서도, 후보자들이 시의원의 역할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어떤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지 궁금해서였습니다.

'시의원은 주민을 대표해 입법(조례 제정 및 개폐)활동, 행정사무 감사권 및 조사권 수행, 예결산 심의 기능을 하는 자이다' 라는 모범적인 답안을 주신 후보도 있었고, '시의원은 시민의 대변인이다. 시의원은 조정자이다' 라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 중 '시의원은 봉사하는 사람이다' 가 가장 많았고, 눈에 띠는 답변 중에 '밥 값하는 사람 이다'라는 응답이 기억이 남습니다.

그럼 시의원들이 받는 대우를 한번 살펴볼까요?
시의원으로 당선되면 단번에 공무원 직급 4급에 해당되는 선출직 공무원 신분이 되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습니다.

시의원들의 직장이라고 볼 수 있는 시의회는 통상적으로 임시회기, 특별회기 등 합쳐서 1년에 약 100~120일 동안 열리게 됩니다. 그러니까 공식적으로는 일 년에 1/3만 출근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역구 행사, 각종 회의 및 시정에 참석하여 바쁘신 분도 있고, 그나마 1/3동안 열리는 회기에 불참하는 의원들도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의원들은 겸직을 금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시의원이 매인 직업으로 생활하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2012여수시 예산서 자료에 따르면 시의원들은 매월 기본적으로 의정활동비, 보조 활동비, 월정수당을 합하여 2,767,000원을 받습니다.

26명의 시의원이 각종 회의 참석 및 방문, 시찰, 상임위 활동에 들어가는 여비로 일 년 동안 국내 여비로 1억4천1백만 원 정도 책정되어있고 이를 시의원 한 명 당 환산하면 약 5백4십2만 원 정도 쓸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국외 여비는 총 6천2백6십6만원으로 시의원 당 약 2백4십1만 원 정도 쓸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또한 의정운영공동경비로 1억4천5백3십만 원을 일 년에 쓸 수 있습니다. 업무추진비는 의장이 2백6십2만원, 부의장이 1백2십6만원, 상임위원장은 8십6만원씩 매월 쓸 수가 있습니다.

또한 시의원들의 국민연금, 국민건강부담금, 노인 장기 요양보험 예산으로 6천4백8십6만원이 일 년 예산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시의원과 의회사무국(29명)을 운영하는 데 소요되는 일 년 예산은 총34억1천2백여만의 세금이 쓰입니다.

연구하고 학습하고 일 잘 하는 의원님도 있습니다.
모두 다 싸잡아 비난하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현실은 정치에 돈이 많이 들어 갈 것입니다.
현실이 그렇다고 무조건 봉사하겠다는 사람, 무엇을 할 것인지 불분명한 사람에게 계속 우리의 대표 자리를 맡겨야 할 까요?

일만 잘 한다면야 세비인상은 물론 더 큰 존경과 신뢰를 보내야 할 것입니다.
요즘 같은 취업불황의 시대, 4급대우이상의 사회적 지위와 대우, 한번 당선되면 재선하기 쉬운 8년 이상의 정규직, 봉사할 만한 자리입니다.

5. 4.11 시‧도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선택 제언

우리는 모두가 어느 정도의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에서 공천한 사람이 그래도 조금 더 낫지 않겠느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것 같습니다. 뇌물비리수수사건은 따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80%이상이 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에 공감하고,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중 상당수가 거기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정당중심정치가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지금의 거대 정당들은 제대로 된 공천을 할 능력과 원칙 기준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번의 경우도 공천을 100%지역주민 의사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후보자2~3배수로 압축하는 과정에서의 어떠한 설명도 없고, 경력 두 줄로 선택하는 전화여론조사방식은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어떤 특정 정파를 떠나서,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선거비용문제에 대한 항구적인 재발방지시스템에 대한 언급이 없는 부분도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국회의원 개개인의 소신보단 당론으로 결정되는 우리의 정당문화를 볼 때 국회의원의 경우 당의 정강정책 등을 기준으로 혹은 정치적 이슈 등으로 특정정당을 보고 판단할 수도 있겠으나, 지방선거 특히 시‧도의원선거의 경우는 철저하게 인물과 정책, 자질 위주로 판단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혈연, 지연, 학연 이제는 탈피할 때가 되었습니다.
왠지 우리 동네사람, 우리 종친사람, 왠지 우리 동문출신에게 더 끌리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그 피해는 어쩜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시의원은 지역구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우선 여수시민 전체를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합니다.

청탁이나 뇌물 비리도 도움 받은 사람의 수가 많은 후보가 거절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번 집단 뇌물비리수수사건도 어쩌면 끼리끼리 문화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부정과 잘못을 저질렀다는 양심의 소리에 앞서, 괜히 나만 깨끗한 척, 왕따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들이 잘 했다고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쪼록 꼼꼼히 잘 살피셔서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다. 기권하는 순간. 최악의 선택이 되 버릴 경우가 있습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인 후보라도 반드시 투표합시다.
 

시도의원 후보자 의정활동계획서 www.ysccej.or.kr/7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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