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쪽에서는 박람회를 위해 눈물겹도록 노력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곳도 있는 듯합니다.

박람회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정작 시민들은 그 간절함에 대해 아직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교통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박람회 기간 동안 평일에는 현재의 2~3배, 주말에는 현재의 5~6배나 되는 차량이 여수의 도로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 숫자도 대단히 희망적인 숫자일 것입니다. 실제는 이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절대 적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통대책에 시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까닭입니다.

숙박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여수 대부분의 숙박시설들은 예약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정해진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은 얼마나 더 받을 수 있겠습니까? 돈을 주고도 방을 구할 수 없으니 많이 받기는 하겠지요. 그렇지만 이후 여수의 이미지는 ‘바가지 여수’라는 혹평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도시의 경쟁력은 도시에 살고 싶거나, 비즈니스를 하고 싶거나, 방문하고 싶은 매력을 총칭합니다. 그중에 도시 이미지는 도시 경쟁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박람회 기간 동안 여수를 찾는 천만 명의 관광객들에게 우리는 여수의 무엇을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아쉽지만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 하나는 있습니다. 우리의 ‘희생정신’입니다. 그 마음이 전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88올림픽이나 2002월드컵에서 우리 국민이 보여줬던 그 놀라운 희생정신이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듯이, 이제 여수시민이 세계만방에 우리의 마음을 보여줄 때입니다.

이번만큼은 우리 시민들이 양보하고 희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차마 할 말이 많아도 이번만큼은 참고 견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지금 여수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산도 없는 여수에서 돈으로 준비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람회 개최기간 동안 천만 명이 여수를 찾아왔다고 그것이 박람회의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관광객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수를 다시 찾을 것인가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수, 다시는 오나 봐라”하는 생각을 갖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여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가지만, 시간을 내서 꼭 다시 한 번 여수를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관광객들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여수의 성공이라고 믿습니다.

그것만이 그동안 10여년이 넘도록 박람회를 위해 고생한 여수시민이 보상을 받는 것이고, 우리가 그토록 고대하던 박람회의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여수시민이 나서야 할 차례입니다. 이 일은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이제 여수시민의 위대함을 세계만방에 보여줄 때입니다.

우리의 거리마다, 골목마다, 시장마다, 가게마다, 시민들의 참여와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박람회 기간만이라도 집안에 있는 화분을 골목에 내놓는 것도 작은 실천이 될 것입니다. 관광객들에게 감동적인 친절을 베풀어 주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입니다.

관광객들은 막힌 도로에 막상 짜증이 났다가도 시민들이 보여주는 감동과 친절 앞에서, 그들이 겪는 불편 정도는 충분히 이해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도시의 전통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친절한 도시, 여수’를 우리가 한 번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부터가 아닌 ‘나’부터 친절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가 어느 낯선 도시에 갔다가 누군가에게 길을 물었는데, 그 사람이 너무나 친절하게 대답해 주면 그 도시의 이미지가 ‘확’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부터 ‘세계박람회 도시’는 잊어버리고, ‘세계 속의 명품도시’를 위해 우리의 의지를 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0년 내 인구 50만명의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는 이러한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람회가 이제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제는 막말로 빼도 박도 못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참고, 우리가 희생하고, 우리가 만들어가야 합니다. 할 말이 있으면 나중에 모든 행사를 끝내고 하도록 하고, 지금은 오직 성공 하나만 바라보도록 합시다. 위대한 여수시민의 능력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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