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재향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박람회기간동안 여수를 찾을 차량대수와 인원수로 5월 주중 승용차 14,880대(51,799명), 고속버스 355대(7,090명), 관광버스 1,504대(59,054명), 철도 10,937명, 항공 2,218명, 해운 978명, 이렇게 해서 1일 132,076명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5월 주말에는 승용차 5,334대(186,692명), 고속버스 1,271대(25,432명), 관광버스 198대(3,951명), 철도 37,316명, 항공 7,680명, 해운3,369명, 합이 264,431명 정도 여수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은 여수를 방문하는 방문객 숫자가 예상치의 1/10 정도 수준에 미치고 있으니, 참으로 야심찬 보도였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완전하게 원점에서 점검하고 재무장해야 함이 절실히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 글을 써본다.

지난 4월 28일, 첫 번째 사전 개방 때, 비록 완성된 전시관은 하나도 보지 못했지만, 그 때 둘러본 박람회장은 수려한 바다와 어우러진 수변공원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오동도 앞바다를 끼고 펼쳐진 수려한 경관 앞에 설사 아무것도 구경하지 못한다 해도 (지극히 개인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문을 나섰다.

그렇지만 막상 개장을 하고, 우리 앞에 펼쳐진 어이없는 광경들을 보면서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2012년 현재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상당수와 세계 각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비단 박람회장의 전시관만을 보기 위해 그 먼 곳에서 여수에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여수에 오는 관광객들에게 쫒기 듯 하차시키고, 다시 쫓아 승차시켜 되돌아가게 한다면 느림과 어우러져야만 제대로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여수의 정취를 그들 가슴에 어떻게 담아가게 할 수 있는 것일까?

옛날 본래의 분위기를 잃어 고즈넉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빛의 바다 해양공원과 두개의 대교, 대도시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어시장풍경, 그것들과 더불어 1박2일이건, 2박3일이건 진정한 여수의 여유로움을 누리고 가게 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게 하기 위해선 섣부르고 그릇된 보도로 관광객이 여수에서 숙박하겠다는 의지를 꺾어버린 조직위원회의 보도 내용들이 잘못되었음을 먼저 시인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올바른 내용으로 정정보도 해 주는 것이 지역경기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광객들에게 주는 만족도에도, 한 발짝 다가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사람들을 내쫓는 보도 자료는 그만 내 보내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따위에는 신경을 쓸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능력도 없는 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의미 없는 싸움을 할 생각은 없다.

그 보다는 환승을 어디에서 하게하고, 어느 곳에서 관광객을 승·하차 시키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인지, 그것을 논의할 대상이 누구인지를 찾아보는 것이 여수엑스포가 성공개최로 가는 해법이 아닐까 싶다.

엑스포만 개최되고 나면 마치 여수가 천지개벽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떠들어 댔던 분들의 면면을 열거해 보면 정치인들, 언론인들, 공직자들, 그리고 지역의 리더들이 그 대표 주자들 이었다.

과장된 언론보도는 지역 경기에 미칠 파급효과 몇 조라 하였든가! 그러나 5일째 개최되는 엑스포 관람객 약 8만 명은 여수에서 생수 한 병 사먹어 줄 여유가 없다.

조직위원회는 하루에 주중 13만명 방문, 주말 26만명 방문을 주절대며 숙박업소가 여수에는 부족하고, 식당도 부족하고, 물가는 턱없이 비싸다며 일제히 여수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쫓아냈다.

여수의 오동도, 향일암, 해양공원, 금오도 비렁길, 만성리, 방죽포, 수산시장, 진남관, 이 모두는 엑스포장 아래로 짓눌려 사장시켜 버리고, 여수는 아무런 관광명소도 지니지 못한 도시 인 채로 오직 대여섯 시간짜리 구경거리 엑스포장만 가지고 있는 괴물의 도시로 전락 시켜 놓았다.

93일 일정의 엑스포가 끝나고 나면, 엑스포 특수를 기대하며 단장해 놓은 식당과 숙박업소, 휴게업소, 마트, 수산시장, 진남상가의 모든 상인들은 신용불량자에 빚더미에 앉아 누구를 탓하며 화병을 달랠 수 있을까?

7만 제곱미터안의 엑스포장과 펜스를 사이에 두고 여수시는 지금 유령의 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

몇 년씩 도로 낸다며 파헤쳐놓은 길 위를 걸으면서도, 내 집 마당에 빨래한번 제대로 널어 보지도 못하며, 긴 세월을 기다려온 인내도, 그리고 비싼 물가에 시달리면서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으며 엑스포 특수를 희망한 시민들이 기대한 전부가 이웃 주민들의 몰락이었던 것일까?

경기가 좋아져 주변 이웃들의 행복한 모습들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여수시장님과 모든 정치인들, 언론 지역의 대표 리더들은 서둘러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박람회는 단 93일 뿐이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