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춘 여수시 돌산읍 우두출장소장
10여년의 부단한 노력 끝에 지난 2007년 11월 27일 박람회 여수 유치가 확정됐다. 그날 전 국민은 물론 여수시민들이 얼싸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흘렸던 감동이 아직도 선하다. 이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민들은 ‘청결·질서·친절·봉사’ 엑스포 4대 시민운동 등에 적극 참여 등 박람회 준비에 최선을 다해왔다.

그러나 시민들이 그렇게 기대하던 박람회가 개막한지 21일로 10일째로 접어드는데 관람객이 예상보다는 훨씬 적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지역의 숙박, 음식업소 등 상인들은 울상이다.

지난 하반기 이후 지역 숙박·음식점들은 박람회 건설 관련 종사자들로 인해 호황을 누렸다. 실제 박람회가 개막되면 박람회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일부에서는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직원을 추가로 채용했다. 가격 인상에 일부 숙박업소는 예약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탓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박람회만 구경하고 잠자리와 먹을거리는 다른 지역에서 소비하는 실정에까지 이르렀다.

우리 시민들이 15년을 준비하면서 기다렸던 박람회 성공과 여수 이미지 쇄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박람회 조직위와 여수시간 긴밀한 협의를 통한 협력체제 구축이다.
박람회는 국가행사로 정부기관인 박람회 조직위가 전체적인 박람회 홍보, 운영 등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시는 이러한 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박람회 초기 관람객의 저조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모두 여수시와 시민들에게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조직위 나름대로 관람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을 통제하는 것은 이해못할바는 아니나 여수 도심의 임시주차장 등 수용 가능한 곳부터 주차를 할 수 있도록 양 기관이 열린 마음으로 협의해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둘째, 숙박·음식·관광 업소들의 거시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초기 관람객 저조 원인은 홍보 부족도 있지만 숙박·음식 등의 가격이 인근 도시에 비해 비싸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예약을 외면한 것도 한몫했다.

숙박·음식 등 업소들이 박람회 기간 93일만 장사하자고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수를 한번이라도 다녀간 관광객들에게 여수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초대하는 등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주면 여수에 대한 감동이 입 소문을 타고 여수를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찾아오게 되리라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셋째, 여수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전략적인 관광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박람회 관람은 여수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의 관광지와도 연계된다. 이번 박람회 초기의 상황만 보더라도 승용차 보다는 관광버스를 이용한 관람객이 훨씬 많다. 대부분의 여행사는 관광객을 모집할 때 박람회 관람과 주변 관광지를 엮은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다.

우리시가 그동안 여행사 등을 통해 해왔던 팸투어 관계자들을 집중 공략해 여수만의 비교우위 관광자원과 문화예술을 연계한 공격적인 관광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또한 홍보 방법에 있어서 틈새 전략이 필요하다.

박람회장내 각종 안내소는 물론 주차장, 셔틀버스 대기소 등 모든 안내소에 오동도, 향일암, 아름다운 섬, 여수만의 음식 등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박람회 입장권 소지자에게는 일정부분(10%이내)을 할인 혜택을 줘 관광지 주변으로 발길을 돌리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 시민이 여수의 친절한 자원봉사자가 되어야 한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원봉사자의 역할이다. 이번 박람회에서 여수시가 운용하는 자원봉사자만 5500명이다. 저마다 세계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도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람회장과 차량, 관광지 안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좀 더 세련되고 관광객의 입장에서 세심한 안내가 필요하다.

한 분야만이 아닌 박람회 관련과 여수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안내를 해야 한다. 잘 모르는 것은 양해를 구하고 친절하게 안내 받을 곳으로 연결해주어야 한다. 박람회장의 일부 전시관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상당수 관광객이 오랜 시간 줄을 서다 결국 관람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짜증이 나 있는 상황에서 여수 관광 정보나 가고자하는 목적지를 물어 보는데 속 시원히 대답해 주지 못하면 그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짜증이 나겠는가? 시민들의 친절한 말 한마디가 그 도시의 품격을 말해준다. 관광객에게 먼저 다가가 상냥하고 친절하게 인사하고 안내해 위대한 여수시민의 모습을 보여 주도록 하자.

지난 19일 주말에 웅천임시주차장에서 오후 근무를 하게 됐다. 박람회 관람을 마친 관람객들이 셔틀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와 승용차를 타고 빠져나갈 때 전 차량들에게 ‘밤이라 날씨가 약간 쌀쌀한데 잘 다녀오셨습니까?’라는 인사를 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이처럼 돈을 전혀 들이지 않고도 따뜻하고 친절한 말 한마디로 여수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박람회 개막 10일이 지났다. 초기에 발생한 문제점들은 다시 주도면밀하게 준비하자. 초기의 이런 상황들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외지 차량의 시내 진입 문제 등은 조직위와 시가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자. 숙박, 음식, 관광관련 업소들도 93일이 아닌 거시적인 안목으로 여수만의 특색을 보여주자. 현재처럼 엑스포 4대 운동과 승용차 안타기에 적극 참여하고, 시민 각자가 친절로 무장하자.

지난 2007년 11월 27일 박람회 유치 당시로 되돌아가자.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박람회는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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