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우체국 지원… 거문도 ‘해풍 쑥빵’ 개발
20년 경력의 제과장이 직접 수제로 만들어
방부제·화학첨가제 일절 사용하지 않아

▲ 그랑피아프 박말정 사장(왼쪽에서 네번째)과 직원들.

여수지역에서 3대 빵집을 꼽으라 하면 이화당, 평화당, 선미당을 내민다. 80년대 여수에서 중고교 시절을 보낸 이라면 이들 빵집에 대한 추억 하나씩은 있을 정도로 그곳은 만남의 최고 장소였다. 그러나 지금은 선미당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전국적으로 골목마다 들어찬 대기업의 체인 제빵제과점으로 인해 수많은 지역 토종 빵집들이 전멸해갔다. 20년전만 하더라도 여수지역 제빵제과점은 150여곳이었지만 현재는 20여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겨우겨우 버티면서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 대기업 체인점 1곳이 들어서면 주변 토종 제빵제과점 5~6곳은 문을 닫는다는 통계도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많은 지역 제빵제과점들은 대기업 체인점으로 전환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원가부담과 대기업의 물량공세, 대기업 제품맛에 길들여진 고객들에게 외면당할 수 밖에 없었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영세업자들은 문을 닫아야 했다.

그나마 살아 남은 지역 토종 제빵제과점들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기업 체인점들과 오늘도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20년이 넘게 지역 토종 제빵제과점의 명맥을 유지해온 빵집이 있다.

특히 여수지역 특산물인 거문도 해풍을 맞으며 자란 쑥으로 만든 빵을 개발해 대기업 제과제빵에 맞서고 있다. 여수시 여서동 로터리에 위치한 그랑피아프.

앞서 여서동 구)송원백화점 건너편에서 ‘과자나라’ 제빵제과점을 운영했다. 현 여서동 로터리로 옮겨 상호를 변경한 그랑피아프는 일본 동경 제과학교를 졸업한 20년 경력의 제과장이 직접 수제로 만든다.

또한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 방부제 및 화학첨가제를 일절 넣지 않는다. 대기업 체인점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이면서 자부심이기도 하다.

거문도 해풍 쑥은 청정지대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라기 때문에 향이 짙고 영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약리효능 또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풍쑥차, 각종 음식을 조리할 때 유용한 쑥분말, 쑥음료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해풍쑥으로 만든 손세정제도 있을 만큼 다양하게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거문도 해풍을 맞고 자란 쑥은 미네랄과 알칼리성이 풍부한 식품이다.

▲ 거문도 해풍 쑥으로 만든 제빵.
그랑피아프는 지난 2009년부터 여수우체국과 연구개발·제품화 과정을 거쳐 ▲해풍쑥 왕단팥빵 ▲해풍쑥 딸기쨈 롤케익 ▲해풍쑥 오리지널 카스테라 ▲해풍쑥 팬케익 등 4종류의 웰빙 빵을 개발했다.

우선 해풍쑥이 그대로 함유되어 있어 식감이 좋고, 부드럽다는 게 먹어본 사람들의 평가다. 특히 해풍쑥 모둠2종 세트와 해풍쑥 모둠3종 세트는 선물용으로 인기다.

그랑피아프 박말정 사장은 “특히 쑥 단팥빵의 인기가 높다”며 “박람회장 안에 매점을 개설해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여수우체국의 도움이 컸다. 여수우체국은 지역 우수특산물인 거문도 해풍 쑥을 이용한 상품 개발을 위해 지역 우수제과업체를 후원했다. 상품 박스 디자인·제작 비용과 우체국 쇼핑몰, 인터넷 G마켓, 옥션 등에 샵을 개설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우체국 쇼핑몰에서만 500여 건의 주문으로 1천여만원 상당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금도 꾸준하게 주문량이 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여수우체국 송삼석 소포실장은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제품을 개발·판매함으로써 업체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매출 증대 효과를, 지역민들은 소득 증대로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며 “천안호도과자, 경주황남 빵, 영광모시 떡처럼 지역의 대표 먹을거리 음식으로 자리 잡아 지역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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