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국악인 제정화 씨, ‘판소리 토크 콘서트’
27일 저녁 7시, GS칼텍스 예울마루 소극장서

▲ 국악인 제정화 씨.
매서운 한파를 녹여줄 훈훈하고 특별한 연주회가 열린다.

지역민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젊은 국악인 제정화 씨의 ‘여덟 번째 유쾌한 수다-판소리’ 연주회가 27일 저녁 7시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제정화 씨는 그동안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해 전통음악인 판소리에 다양한 장르를 혼합한 퓨전 연주회 등 새로운 형태의 콘서트를 시도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15년 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처음 시작한 연주회가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았다. 지역의 열악한 문화예술 토양을 다지고, 전통음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 등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예술 작품 활동으로 수준 높은 무대를 꾸준히 마련해온 제 씨의 이번 연주회는 여타 공연과는 의미가 남다르다.

공연으로 발생한 수입금은 고스란히 지역과 소통 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이다. 제 씨는 “선조들은 판소리를 통해 고달픈 삶과 한을 치유해 왔다”면서 “이번 연주회를 통해 우리 삶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관객과 소통함으로써 ‘판소리’ 안의 감동과 에너지가 살아가는데 작으나마 활력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동안의 공연 수입금은 백혈병 아이 후원, 북한에 쌀 보내기, 학교 부적응 청소년 돕기 등에 쓰였다.

1997년 여수YMCA와 와이즈맨에서 백혈병에 걸린 아이를 후원하기 위해 헌혈증을 모으고 모금함을 돌린다는 얘기를 듣고 공연을 통한 모금을 자원하면서부터 인연이 시작됐다.

오동도, 거북공원, 여문공원 등에서 모금함을 놓고 길거리 판소리 공연을 했지만 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의 관심은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여수지역 민예총회원들의 활동 중 하나인 ‘민족예술제’에 백혈병 아동 돕기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판이 만들어졌다. 백혈병을 앓던 아이는 지역 예술인들의 도움과 지역 종합병원 후원으로 수술을 할 수 있었다.

▲ 포스터.
2010년 5번째 공연 수입금 1000여만원은 구순열(언청이)과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수술비로 후원했다. 지난해 공연 수입금 750만원과 올해 수입금도 이 아이에게 후원한다.

제 씨는 “혼자 힘으로는 부족한 게 많다. 모인 작은 정성들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기도 한다”며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안하고, 유쾌한 공연이 되도록 준비한 만큼 1시간 40분만큼은 세상 시름 다 잃고 즐겨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제 씨는 특히 “관객과 가장 가까이서 재미있게 사는 이야기를 풀어보려는 취지”라며 “연주자가 혼자 이끌어가는 수동적인 공연보다 관객들과 함께 나누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 씨는 “지역 예술인들에게 있어 지역의 문화예술 환경이 녹녹치 않아 예술인들은 특별한 후원과 지원 없이 공연 기획부터 재정적인 부분까지 모든 게 개인의 수고와 노력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예술가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작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 씨는 “지역 문화예술도 발전하고 수준 높은 공연, 전시회 등을 선보이기 위해 예술인들이 먼저 부단히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전제하며, 결국 모든 혜택은 지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역 문화예술 공연이나 전시회에 대한 시민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래서 이번 연주회는 무료 초대권이 없다. 아이 후원금 마련도 있지만 내가 즐기는 예술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지역 예술인들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과 지역 문화예술 수준을 높여 나가는데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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