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월이 하수상합니다. 북한은 곧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날뛰는데 정부가 하는 꼴을 보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안을 느끼는 까닭은 장차관 임명 과정과 정부조직법의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미숙함에도 적지 않은 원인이 있겠지만, 상대를 진지하게 설득하는 과정이 그에게서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를테면 화합이나 배려나 따뜻함보다는 독선이나 오기나 불통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비쳐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박 대통령이 보여준 국민들에게 보여준 리더십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어도 많이 잘못되지 않았나 걱정하는 국민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는 후보시절에 준비된 대통령이라 했고 어머니 마음을 갖겠다고 했습니다. 준비된 대통령이라 함은 임기 초부터 학습의 과정 없이 정상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고, 어머니 마음을 갖겠다고 하는 것은 누구도 편애하지 않고 골고루 사랑하겠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동안 무엇을 준비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헛발질의 연속이고 불안한 모습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심심찮게 ‘버럭’하는 모습과 편중된 인사를 거듭하면서 어찌 어머니의 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혹시 계모라면 모를까.

청와대만 허둥대는 것이 아닙니다. 여당은 여당대로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야당은 야당대로 선장 없는 항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안한 국민들은 지금 어느 곳 하나에도 마음 둘 곳이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박근혜식 리더십이 점점 국민들을 불안케 한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에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국민 앞에 나서서, 사나운 눈초리와 앙다문 입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며 부르르 떠는 손을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도대체 어쩌란 말입니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저렇게 부르르 떠는데 국민들도 같이 부르르 떨자는 얘기입니까.

함께 모여서 토론하고 진지하게 설득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 대통령이 지시를 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모습은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는 리더십입니다.

‘로마인 이야기’를 보면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자질이 나옵니다. 그 자질은 모두 다섯 가지인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첫째는 지성이, 둘째는 설득력이, 세 번째는 지구력이, 네 번째는 자제력이, 다섯 번째는 지치지 않고 행할 수 있는 지속적인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다섯 가지 지도자의 자질 중에서 두 번째에 해당되는 ‘설득력’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성이나 지구력은 있을지 몰라도, 설득력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가 많이 갸우뚱거려지기 때문입니다.

설득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말로써 상대방을 움직여 자신의 뜻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설득은 생각과 입장이 다른 두 당사자를 전제로 합니다. 여기서 ‘다르다’는 것은 그냥 ‘나와 같지 않다’는 의미이지 ‘그가 틀렸다’는 의미가 절대 아닌 것입니다.

그가 직위가 낮다고, 그가 나이가 어리다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것이 틀렸다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상대를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상대를 설득할 수도 있지만, 상대방에게 설득당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나는 절대로 상대방에게 설득당하지 않고 기어코 상대방을 설득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상대방이 무조건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여야 간에 문제가 되고 있는 쟁점이 뭔지도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것이 그리도 심각한 문제인지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이럴 때,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당사를 한 번 방문해 보면 안 되겠습니까. 그래서 나도 이것을 양보할 테니 당신들도 이것은 양보해 달라고 읍소해 보면 안 되겠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힘을 모아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자고 설득하면 안 되겠습니까. 그러면 국민들이 누구를 칭찬하겠습니까.

요즘 방송을 보니까 재래시장도 방문하고 할인마트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야당 당사라고 방문하지 못할 까닭이 없지 않습니까?

찾아가서 야당 인사들을 격려하고 정치적으로 타협해서, 지금 안팎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을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협조를 구해 오시기 바랍니다. 방문할 때 정치적인 쇼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정중한 예의를 갖춰주시고요.

양보할 것 있으면 양보도 하시기 바랍니다. 상대가 기를 쓰고 반대하면 분명 그 까닭이 있지 않겠습니까?

어찌 보면 그 모습이 야당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입니다. 이겼지만 결코 이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은 지금처럼 고집 센 대통령보다는 모두를 따뜻하게 감싸 안는 포용력 있는 대통령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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