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 돌산헬기장 정재웅 기장.
365개의 다도해 섬을 갖고 있는 여수의 섬에서 산불이 발생할 경우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것은 단연 소방헬기다.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1118-1번지에 위치한 돌산헬기장은 산불 많은 봄철의 파수꾼 헬기(BO-105S)가 출동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헬기 옆에는 올해 64살의 희끗한 머리의 조종사 정재웅 기장이 함께 한다.

부산출신의 정 기장은 육군항공학교를 졸업한 뒤 1994년 육군항공대 중령으로 예편했다. 민간항공사에서 조종사 및 수석기장으로 근무했으며 현재 세진항공에서 파견 나와 여수 돌산헬기장을 책임지고 있다.

◇헬기조종만 40년, 자타가 공인하는 베테랑
정 기장은 연륜이 설명하듯 자타가 알아주는 베테랑 조종사다. 군 경력까지 헬기조종만 40년이 넘었다. 지금까지 출동횟수 2000여회, 비행시간은 1만1000시간 이상으로 알려졌다.

정 기장은 하지만 “40년 넘게 헬기를 타고 있지만 아직도 매 비행마다 긴장되고 맨 처음 조종간을 잡은 것처럼 설렌다”고 말했다. 그의 소박한 바람은 조종간을 놓는 순간까지 어떠한 사고도 없이 건강하고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이다.

정 기장은 헬기를 타고 산불 진화에 나선 특별한 기억이 많다. 그중 지난 1996년 발생한 고성 산불은 아직도 생생하다. 고성산불은 1996년 4월23일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에서 발화해 4월26일까지 고성군 일대의 산림 3834㏊를 태우고 61가구 187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산불 가운데 하나다.

당시 정 기장도 진화작업에 참여했다. 한번에 75드럼의 물(1만5000ℓ)을 뿌릴 수 있는 헬기까지 동원했지만 불길이 잡히진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했다. 산불은 며칠이 지나서야 겨우 진화됐지만 그때의 무섭고 처참했던 기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정 기장은 또 세계에서 가장 큰 헬기인 MI-26기종을 다년간 조종했던 경험도 자랑스러워했다. 대구의 일제치하국채보상공원 조성작업 때 이 헬기로 1그루에 1만5000㎏이나 되는 소나무를 옮길 때는 정말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헬기는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조종사들도 주눅이들 정도다. 헬기 안에 보통 크기의 헬기 2대가 들어갈 정도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셈이다.

정 기장은 “농사철이 다가옴에 따라 논밭의 두렁을 태우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는데 실화로 인한 산불이 발생되지 않도록 농업인과 행락객들이 각별히 주의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지역에서 산불이 나 소방차 접근이 어려울 경우 가장 먼저 달려가 산불을 끄는 섬 지킴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 기장은 슬하에 아들만 둘을 뒀다. 모두 아버지와는 다른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아들들은 지금이야 헬기조종사인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하지만 어릴 적에는 위험한데다 밤낮없이 불려 다니는 헬기조종사라는 직업을 싫어했다고 정 기장은 회상했다.

◇여수 돌산헬기장의 BO-105S 헬기
돌산헬기장에 있는 헬기는 독일에서 생산된 BO-105S기종으로 420마력의 엔진 2개가 장착된 쌍발헬기다. 기동성이 우수하고 담수용량이 1000ℓ 급의 밤비바켓이 장착돼 산불진화 작업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화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긴급환자 후송용 전용킷트가 마련돼 있어 긴급환자 발생 시 인근병원으로 신속하게 환자 후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여수 돌산헬기장의 BO-105S 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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