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8주년을 맞이하는 5.18 민주항쟁 기념식이 지난 18일 오후 5시부터 교동 오거리에서 개최되었다.



하루 종일 낮게 내려앉은 구름이 구봉산 마루까지 내려올 즈음 소리패 샘의 북연주를 시작으로, 좋은 친구들, 청음 동호회 등 지역의 문화공연팀들이 멋진 음악으로 분위기를 잡은 후 6시부터 기념식을 시작했다.



제3회 백일장 수상작 낭송을 끝으로 기념식을 마치고 여수시립합창단의 공연과 함께 이번 기념식은 마무리 되었다.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몇 년이 흘렀으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행사를 준비하는 단체에 소규모의 예산만 지원하고 마는 등,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5.18의 현장이었던 광주는 지역의 모든 시민사회단체들이 대거 행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7~17일 동안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단체별로 진행한다.



서울·부산·대구·대전 등 대도시와 5.18 희생자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순천·목포·해남·영암·강진 등 전남지방의 군단위에서도 자체적으로 5.18기념행사가 치루어지고 있다.



한편, 여수에서는 2004년까지 순천에서 준비한 기념식에 여수지역 5.18민주유공자들만 다녀오다가 지역민과 보다 가까이서 5.18 정신을 나눌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여수지역의 5.18 유공자들이 모여(현재20여명) 2005년부터 여수만의 행사를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여수지역의 5.18기념행사가 자칫하면 올 해로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여수지역 5.18민주유공자회가 매년 기념식을 주최하기에는 인적·경제적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이 유공자회의 인적구성을 보면 5.18 당시 광주에서 직장을 다녔던 이들은 이미 나이 60세를 넘었고, 그나마 학생이었던 이들 몇몇이(나이 50세) 기념식을 기획하고 준비하여 왔다고 하니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이와 같은 이벤트를 치러내기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럼에도 지난 4년 동안 여수만의 5.18 행사를 준비한 이유는 대한민국의 자주·민주·통일을 외치다 먼저 간 동지들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후대에 잇는 것이 살아남은 자로서 당연한 의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기실 집안의 제사를 준비하여 이웃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이들이 하는 기념식이 별 일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5.18이 유공자들만의 일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과거요 풀어야 할 숙제라는데 핵심이 있을 것이다.



김성춘행사준비위원장은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복지가 지금 이만큼 향유되고 있는 것은 그들을 포함한 수많은 열사들의 땀과 피의 결과였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터, 시민사회와 지자체가 5.18 정신의 계승과 기념식에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내가 하인이 아니고 주인이 되기 위해서, 내 부모 형제와 아이들이 이 땅을 나의 동네· 나의 고향· 나의 조국이라 부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시민기자 이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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