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여양고등학교 교사

기성세대 중 많은 분들은 자신도 모르게 국·영·수를 잘 못하는 아이들은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세상을 이분법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천박(?)한 실리주의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출세라는 단어에 함몰되어 아이들의 성장의 목적을 일원론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이다. 실리성, 유용성을 여러 각도와 시각에서 봐야지 어느 한 차원에서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모든 아이들은 저만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우리는 이것을 개성이라고 부르지 않은가? 아이들은 쓸모 있는 존재이며 반드시 그 쓸모를 찾아낼 수 있다.

장자는 ‘쓸모없는 나무’ 편에서 혜자의 주장을 멋들어지게 풍자한다. 혜자 왈 “나에게 큰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사람들이 가죽나무라 하네. 그 큰 줄기는 뒤틀리고 옹이가 가득해서 먹줄을 칠 수 없고, 작은 가지들은 꼬불꼬불해서 자를 댈 수 없을 정도지. 길가에 서 있지만 대목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네. 지금 자네(장자) 말은 이처럼 크기만 하고 쓸모가 없어서 사람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걸세.”

장자는 이렇게 설파한다. “이제 자네는 그 큰 나무가 쓸모없다고 걱정하지 말고, 그것을 아무것도 없는 고을 넓은 들판에 심어 놓고 그 주위를 하는 일 없이 배회하기도 하고, 그 밑에서 한가로이 낮잠이나 자게. 도끼로 찍힐 일도, 달리 해치는 자도 없을 걸세. 쓸모없다고 괴로워하거나 슬퍼할 것이 없지 않은가?”

모든 나무는 쓸모가 있다. 그렇다. 모든 아이들은 쓸모가 있다. 우리는 나무를 바라볼 때 ‘나무는 베어서 제목으로 쓴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뒤틀리고, 꼬불꼬불한 개성 만점의 나무를 쓸모없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라. 쓸모없는 어른들이 있는가? 다 나름대로 대통령부터 동네 이장까지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다 회사원부터 농부까지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지 않은가? 무엇이 쓸모없다는 말인가?

결국 세상에서 버려야 할 것은 사람들의 잘못된 의식이다. 세상에 버려야 할 것,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도 시야를 넓혀 큰 세계를 보고, 아이들에게서 더 크고 참된 쓸모를 찾았으면 좋겠다. 기성세대여! 장자의 초대에 응하시라. 그리고 진정한 공부를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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