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 것”
“후손들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할 과제”


▲ 신평식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 이사장.
지난 4월 선임된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 신평식 이사장은 “박람회장을 사람을 많이 모이게 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최근 동부매일과 가진 인터뷰에서 “박람회장 활성화에 대한 여수시민의 기대가 큰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맡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박람회장 활성화는 후손들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다.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Q1. 박람회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게 된 소감은.
저와 여수는 숙명적인 관계인 것 같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 초대 사무차장을 맡아 박람회의 밑그림을 그렸는데 이제는 박람회장 활성화라는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됐다. 조금씩 안정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도 박람회장 활용계획이 잘 진행되리라 믿는다.

Q2. (박람회재단 이사장으로 오기 전에) 해양수산 요직을 두루 거쳤고,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을 맡았는데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재단 규모 축소 등으로 어려움이 클 것 같은데 재단 운영 계획은.
1981년 공직을 시작해 2010년 공직을 그만둘 때까지 30년간을 오로지 해양수산 관련 업무를 해왔다. 특히 여수엑스포와 관련해 해양정책과장, 해양정책국장, 여수엑스포 초대 조직위원회 사무차장 등을 맡는 등 엑스포와는 누구 못지않게 인연이 깊다. 박람회장 활성화에 대해 재단은 물론 여수시민과 중앙정부의 걱정이 큰 걸로 알고 있다. 와서 보니 여수시민의 기대가 생각보다 커서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박람회장이 정상화 되고 활성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시민들께서는 속도를 빨리 내자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36명의 직원이 이 방대한 10만평을 이끌어간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재단 출범 초기 규모 축소에 따른 우려도 알고 있다. 하지만 확신컨대 사람의 수가 문제가 아니라 열정의 문제다. 조직 개개인이 얼마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가 중요하다. 오히려 많은 직원 수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Q3. 현재 박람회장 운영 상황은?
박람회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느냐가 중요한 지표다. 이는 박람회장 활성화와도 관련된 중요한 문제다. 지난 4월 20일부터 6월 2일까지 통계를 보니 43만3천여명이 다녀갔다. 1일 평균 1만여명이 다녀간 건데 당초 재단에서는 1일 유료 입장객을 3천여명 정도 예상했었다. 1만명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숫자다. 특히 스카이타워는 자체 콘텐츠가 없음에도 의외로 인기가 높다. 디지털 갤러리(EDG) 또한 많은 인파를 수용할 수 있고 장소가 시원해 박람회장의 인기 있는 대표시설이 될 것이다.

빅오는 현재 미니오픈 상태로 아직은 100%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평일 300여명, 공휴일·주말에는 1200~1500여명이 찾는다. 정원 1700명을 넘길 때도 있다. 빅오는 재단 수입과도 직결된다. 여름방학, 휴가철 등 성수기와 맞물리는 오는 7월 10일 그랜드 오픈하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포터즈 운영과 여수엑스포역, 순천역, 공항 등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홍보를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다.

Q4. 박람회장 사후활용에 대한 지역민의 우려가 높다. 박람회 재단은 지역과 정부와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위치이기도 한데 앞으로 사후활용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먼저 ‘박람회장 사후활용’에 대한 용어부터 짚고 넘어가자. 예민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박람회장 사후활용’ 용어는 어감이 좋지 않다. ‘끝났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이건 예전에 쓰던 표현방식이다. ‘박람회장 활성화’로 바꿔 불렀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박람회가 끝났으니 남은 유산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인가, 남해안해양관광벨트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가’라는 개념의 용어 재정립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박람회장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람이 많이 오고가야 정부 또는 민간 자본 유입이 쉬워진다. 그러면 박람회장 내에 식당 등 각종 입점도 활성화될 수 있다.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박람회장을 커다란 축제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최근 코레일측이 제안한 ‘내일로’라는 코레일 상품이 있다. 만 25세 이하의 내·외국인 청소년들이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근열차의 자유석이나 입석을 7일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차여행 상품으로 2~3만명이 정해진 도시를 돌아다닌다.

코레일측의 요구는 5천만원 정도 소요되는 무대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이 행사에 참여한 포항시는 2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걸로 안다. 하지만 여수시는 이 행사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더라.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이 같은 큰 행사를 놓쳐선 안된다고 판단해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직접 협조를 요청했다. 다행히 흔쾌히 협조를 해주셨다. 재단에서도 비용일부를 대기로 해 2~3만명의 청춘이 모이는 대규모 축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8월 14~16일 여수 개최가 확정된 제40차 한국기독실업인회 한국대회가 해양기업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4~5천명이 모이는 큰 행사다. 또 오는 9월 국내 한 방송사가 주최하는 슈퍼모델선발대회가 디지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행사 제의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올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박람회장을 해양공원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해양, 수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여수해양항만청이 올해 50척의 카약을 주기로 했다. 카약 해양체험과 해양아카데미 스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곧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젊은이들이 부담 없이 묵을 수 있는 3~5만 원대의 중저가 숙박시설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유스호스텔 등의 숙박시설을 유치하려면 투자자 모집 등 시간이 걸린다. 이를 위해서라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 필요가 더욱 절실해진다. 게스트하우스, 미니숙박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는 관련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박람회장과 여수엑스포역 가까이에 머물면서 저녁에 빅오쇼를 관람하고 축제까지 참여가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갖춰지면 이곳의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동 관광객도 중요하지만 정주하는 사람도 많아야 한다. 여수 근교에 정부의 해양수산 관련 기관이 많다. 이들 기관 유치를 위해 지하주차장이나 임대료를 파격적으로 낮춰주는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대관 등과 관련해 별도의 팀을 꾸려 서울이나 부산 등지에 재단 직원을 보내 무엇을 바꿔야 할 것인지 실제 보고 느끼고 오라고 했다. 마케팅 인력도 신규로 채용하는 등 기반을 쌓아 나가고 있다.

크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설을 어설프게 남겨뒀다는 것이다. 기억될만한 콘텐츠가 없이 다 뜯어버리고 껍데기만 남았다. 훗날 엑스포가 어떤 콘텐츠로 열렸는지 기억을 되살릴 수 있어야 하는데 아쉽다. 또한 학생들 교육장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내년 3월 개관을 목표로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한국관 내에 콘텐츠를 채워 넣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수엑스포 기간 동안 선보였던 우수한 콘텐츠와 학생들을 위한 해양환경 교육관, 기후변화 체험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해양과학기술 분야와 해양 관련 콘텐츠를 선보인다. 7월까지 사업계획을 마무리하고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재단 측에서도 정부에 떳떳하게 예산을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5. 박람회 개최 전 국제사회와 약속했던 ‘여수선언’과 ‘여수프로젝트’ 등은 1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실정이다. 박람회 정신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우리나라는 명실 공히 선진대열에 들어섰다고 국민 모두가 느끼고 있다. 선진국이 뭔가. 약속을 잘 지키는 국가 아닌가. 여수 프로젝트 등은 반드시 준행되어야 한다. 우리가 함께 풀어야할 과제다. 운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지난 5월 해수부 직원 등이 참여한 워크숍에서도 여수 프로젝트를 어떻게 운영해나갈 것인지 논의됐다. 문제는 예산이다. 지역 국회의원과 지역사회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우선순위를 정해 정확한 평가 작업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재단이 이를 추진하기에는 인력 부족 등 난관이 많다. 해양수산부 산하의 한 기관에서 맡아 과제를 선정한 후 관장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지금처럼 정부가 “우리는 모른다. 정산만 하겠다”고 하는 건 맞지 않다. 시스템을 재정비해서 하나씩 준행해 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 강력히 요구해 나가겠다.

Q6. 박람회장 활성화를 정부차입금의 재단 기금 활용 요구 목소리가 높다. 불경기 속에 기업들의 여건을 고려해 건물과 부지의 일괄 매각을 자제하고 장기 분할 상환 등 매각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민감한 문제다. 곧 박람회장에 대한 평가 작업에 들어간다. 차입금 문제는 정부가 조속히 입장정리를 해줘야 한다. 임대를 한다 해도 이곳이 안정돼야 누가 들어올 것 아닌가. 매각한다고 하면 누가 들어오겠나. 정부가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한다면 2조1천억원을 들인 엑스포에 대한 유산이 없어지는 것이다. 여수시민과 전남도민, 더 나아가 국민의 공원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맞다. 매각은 정부가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정부도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과 선례로 남는 것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걸로 안다. 우선 가치 평가를 제대로 한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지의 고민이 순서다. 시간을 두고 여수지역사회와 정치인 등이 합리적인 논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박람회장에 매년 150~200만명이 오는 등 만족할만한 운영 결과가 나오면 매각한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 않겠나. 수백만 명이 오는데 어떻게 팔겠나. 그래서 올해 운영이 중요하다. 1~2년 내에 매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Q7. 끝으로 여수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여수시민의 입장에 충분히 동감한다. 박람회 3개월 짧은 기간 동안 820만명이 다녀갔다. 지역상권이 들썩들썩했고, 도시 전체가 북적북적했다. 모든 게 다 좋았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으로만 인식됐던 여수가 상전벽해 한 것이나 다름없다. 외부사람이 보기엔 그렇다. 썰물 빠져 나간 자리처럼 갑자기 조용해졌다. 허전함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다시 안 오겠나. 연어가 산란기 때 자기가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처럼 환경을 조성하고 노력하면 다시 올 것으로 믿는다.

긴 안목을 가지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10년, 20년이 아니고 3~5년 정도 보면 된다. 내년부터서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곳이 얼마나 중요한 입지 조건을 가졌나. 남해안에서 센터 중의 센터 아닌가. 그리고 얼마나 좋은 장소인가. 여수시민도 앞을 멀리 보고, 긴 안목으로 봤으면 좋겠다. 특히 여수시와 박람회 재단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 하는 중요한 관계다. 그냥 가면 오해가 생긴다. 실무자들 위주로 정례회하고 중요한 안건이 있으면 장들이 만나 서로 여러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면 훨씬 소통도 잘 되고 잘 해결되리라 본다.

하나 더 당부 드리면 어차피 이곳이 여수의 중심이 되는 해양공원이 된다면 많은 사람이 찾을 것이다. 지역의 NGO 분들이 환경 정화 운동 등에 적극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년에는 유채꽃도 피고, 코스모스도 피고, 쾌적하고 정감 넘치는 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후손들을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과제다.

인터뷰=마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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