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구 신용보증기금 여수지점장

새 정부 들어 창조경제·창조경영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140개 국정과제 중 집중관리 40개 과제에 포함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경제 자문회의에도 창조경제분과를 두고 있어 창조경영이 국정운영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창조경제는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나라, 현대와 같이 복잡한 사회일수록 더욱 절실한 문제로 창조능력은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인 모두 글로벌경쟁사회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경쟁력인 것이다. 그렇다고 창조라는 것이 거창한 수식을 붙여서 생각할 만큼 어마어마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경제활동 등 각종 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과 다른 시각과 새로운 생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현상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무에서 유를 얻어냄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행위가 창조활동이라고 할 것이다.

故 정주영 회장이 존경받는 것은 현대그룹을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창조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는 사실이다.

부산의 유엔군 묘지를 겨울철 파란 잔디로 덮어 달라는 요구에 청보리를 깔아서 공사비의 3배를 받았다는 일화, 양복 주머니에 거북선이 그려져 있는 500원짜리 지폐하나 들고 영국에 건너가 현지 금융기관과 대출협상을 하면서 대한민국이 영국보다 먼저 철선을 만들었다는 증거가 여기 있다며 큰소리쳤다는 일화는 단순히 개인의 무용담을 넘어 창조적 정신으로 거대기업을 일군 위대한 CEO의 이야기이다.

신용보증기금 지점장으로 여수에 온지도 1년이 다 되었다. 그동안 여수의 먹을거리, 볼거리, 자랑거리를 많이 찾아다닌 결과 여수생활 1년 만에 이제는 웬만한 여수 토박이보다 여수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됐다.

얼마 전 지인부부가 여수를 방문하여 2박 3일 동안 여수를 안내하며 오동도를 함께 3시간 정도 걷게 되었는데, 정말 오동도를 천천히 걸어보니 여수의 아름다움이 바다와 섬과 음식과 사람, 역사를 통해서 다 느껴지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동도하면 누구나 다 아는 관광지라고 하겠지만 오동도만 해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풍광, 계절별로 달라지는 멋과 맛이 평생에 한번 찾아오는 곳이 아니라 계절별로 시간대별로 찾아 와야 하는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곳이다.

특히, 오동도 입구에 우뚝 서있는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만약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을 것이다)라는 비문은 호남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자긍심까지도 높여주는 글이다.

여수도 마찬가지다. 여수가 한반도의 끝자락이라 교통도 불편하고 한번 찾아가기도 어려운 불편한 곳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시작되고, 역사가 시작되고 먹을거리, 볼거리, 자랑거리가 많은 지역이라는 창조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모든 일을 벌여 갈 때 “약무여수 시무호남”이라는 창조의 역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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