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사건과 노무현 대통령의 NLL발언으로 정국이 시끄럽네요.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고 교수들도 시국 선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속이 답답한 국민들이 참 많을 것입니다.

일본은 엔저 효과를 본다며 기업과 국민들이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열기로 온 열도가 뜨겁고, 중국은 일사불란한 리더십으로 세계에 우뚝 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촛불 앞에 서 있습니다.

만나는 기업인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입니다. 외환위기 때도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고 말합니다.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국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우리가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모습들을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정권이 바뀌면 대기업들이 새로운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정권 초기에 대규모 투자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대기업들이 애초에 계획했던 투자조차도 전면 보류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양적완화, 유럽의 경기침체, 엔화약세, 중국의 성장둔화 등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죽어나는 것은 중소기업입니다. 일거리가 없으니 어디에서 일 하나가 나오면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그 일을 수주하기 위해 과당경쟁을 합니다.

그 과당경쟁은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다시 제살을 깎아먹는 악순환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수조원의 잉여금을 쌓아놓고 있으면서도 경기를 탓하며 좀처럼 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거기에 원가 후려치기로 중소기업의 목줄까지 옥죄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는 정치권은 지금 국론 분열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대한상의는 며칠 전에 올해 기업경기전망지수를 발표하면서 3분기는 2분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경기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국가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리더십은 곧 대통령의 리더십이겠지요.

지금 어느 곳이 막혔는지, 지금 어느 곳에 동력이 떨어졌는지, 그곳을 찾아서 막힌 곳은 뚫고 힘이 떨어진 곳에는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대통령이 하면 가장 쉽게 풀어질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어제로 박근혜 정부 출범 넉 달이 됐습니다. 겨우 넉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4년이 그 넉달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아서 조금은 두렵습니다.

대통령이 남자에서 여자로 바뀌었다 뿐이지 이명박 정부와 통치 방식에 있어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감동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감동할 거리가 없습니다. 재미가 없고 미덥지 못한 느낌만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얼마 안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정치에 짜증스러워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미래는 현재의 반영입니다. 현재의 모습대로라면 미래는 어두워 보입니다. 국민들에게 설명 않는 정부의 모습은 여전하고, 내가 알아서 할 터이니 야당과 국민들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는 자세도 여전해 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속에 많은 비전이 들어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과 때로는 자신의 뜻을 접고 국민의 뜻을 따르는 행위는 국민을 감동시키는데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내가 알아서 할테니 따라 오세요.”하는 것은 일종의 불통이고 독선입니다. 이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하는 방식이 100% 맞는다는 생각은 곧 독재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지난 일에 대해서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약속을 국민들에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자신을 믿고 미래를 향해 함께 뛰어가자고 호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이 국난 극복의 정신적 힘이 되었던 것처럼 지금은 전 국민을 하나로 이끌어내는 모멘텀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쳐져있는 국민과 기업을 일으켜 세우는 건 정부와 정치권의 몫입니다. 국민과 기업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미래를 보여주고 ‘으샤으샤’ 분위기를 살려내는 것 또한 정부와 정치권의 몫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 그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 그것이 문제지요. 국민들은 지금 모든 국가 역량을 한 곳으로 모아서 힘차게 뛰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갈망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처럼 대통령의 실패는 곧 국민의 실패이고 나라의 실패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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