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련 여수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벼로 방아를 찧게 되면 그 부산물로 벼 껍질인 왕겨와 현미 겨층인 쌀겨 및 씨눈·싸라기 등이 나온다. 이와 같은 도정 부산물은 주요 구성 성분으로 보아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 생산을 위한 원료로 이용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쌀겨만 일부 미강유 생산에 이용되고 대부분은 사료로 이용되거나 폐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왕겨에는 조섬유가 35~46, 가용성 당질 22~35, 회분 13~21, 조단백질 2~3% 들어 있으며, 쌀겨에는 가용성 당질 34~52, 조지방 15~20, 조단백질 11~15, 조섬유 7~11, 회분 7~10, 녹말이 14% 정도 들어 있다. 왕겨에서 나오는 회분은 90% 이상이 실리카이며 칼륨, 칼슘 및 마그네슘 등이 비교적 많이 들어 있는 편이다. 쌀겨에는 헤미셀루로스를 비롯한 식이섬유와 이노시톨, 콜린, 나이아신, 토코페롤, 싸이아민(B1), 판토텐산 등 비타민류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쌀겨 기름에는 생체 내에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나타내는 토코페롤(tocopherol)이 쌀겨 기름 1g당 450~700㎍이 들어 있는데 75%이상이 알파 토코페롤로 생리활성도 가장 높다. 또한 쌀겨 기름에는 오리자놀(oryzanal) 이라고 불리는 갱년기 장해나 자율신경실조증(自律神經失調症) 등에 유효하고 항산화 활성을 가진 생리활정 물질이 쌀기름 100g에 1.5~2.9g 정도 들어 있다.

또 쌀겨로부터 헤미셀룰로스 등 식이섬유를 추출하여 이를 건강 보조 식품화하면 혈청 콜레스테롤 농도 상승 억제와 장내 균총 개선 효과 및 대장암 억제효과 등을 나타내는 기능성 식품으로 각광 받을 수 있다.

쌀겨에서 쌀 기름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부산물을 얻을 수 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들어보면 인지질(燐脂質), 고급 알콜인 왁스, 항산화성 등 건강기능성 물질인 토코페롤, 오리자놀, 스쿠알렌, 피틴산 및 이노시톨 등이 있다. 특히 핏치(pitch)라고 불리는 페룰산을 대량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이의 이용성에 주목을 받고 있다.

쌀겨에서 추출한 페룰산이 레시틴과 거의 비슷한 항산화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화장품에 섞을 경우 피부 노화 방지와 자외선 차단 효과도 나타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 피틴산은 금속이온을 킬레이트시키는 작용을 이용하여 밤, 콩, 녹두나물, 연근, 우엉, 짱아지류, 중숙면(蒸熟麪), 낫또, 두부, 아스파라거스 등 농산 가공식품의 갈변화 및 변질을 방지하는 첨가제로 사용되고 수산 가공식품의 변질 방지용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피틴산은 암세포의 신호체계를 혼란시켜 이상 증식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항암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쌀겨 단백질에 ACE 저해 펩타이드(peptide)는 혈압을 떨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에타놀 추출물이 아밀레이스 및 글루코하이드롤레이스의 작용을 저해하여 혈당조절 기능을 가져 당뇨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국내 연구진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쌀을 관찰해 보면 우리가 먹고 있는 7분도인 하얀 쌀은 비만을 부추기는 탄수화물이 주이지만, 무심코 버리고 있는 쌀겨에는 토코페롤 등 값비싼 대가를 치려야 구입할 수 있는 기능성 물질이 다량 들어 있어 9분도인 현미식이 중요하다는 걸 말해 주고 있다.

농촌진흥청 김재광 박사의 국제저널지인 식품조성분석학회지 등에 게재한 내용을 보면 현미에는 암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다양한 기능성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밥을 지어 먹을 때 현미를 30% 섞은 현미밥을 섭취함으로서 아토피성 피부질환, 비만 등으로부터 청소년을 지킬 수 있고 사회적비용(건강보험료)을 줄일 수 있다. 학교 급식을 담당하고 있는 영양사 선생님들 30% 현미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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